4월 19일자 <불교닷컴>에 실린 태고종 관련 기사를 읽고 조현성 기자와 <불교닷컴>에 몇 말씀 드리고자 한다.

지난 몇 년간 <불교닷컴>이 받고 있는 시련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불교 언론도 크게 보면 불교포교요, 불법을 홍포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 아닐 수 없다. 한동안 <불교닷컴>은 불자와 일반인들에게 불교언론의 정도를 보여주는 인기 있는 인터넷 신문이었다. <불교닷컴>에 실린 기사의 신뢰성과 호응도는 절대적이었다.

그러다가 언제부터인지 <불교닷컴>은 일부세력의 주장이나 의견만을 대변하는 인터넷신문의 인상을 주기 시작해서 지금은 예전에 생각했던 생각을 다소 바꾸게 된 지가 좀 됐다. 이러던 차에, 엊그제 본인이 소속한 태고종 관련 기사를 보고서,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에 몇 자 적게 되었다.

지금 <불교닷컴>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운영해 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나마 알고 있는데, 조속한 시일 내에 정상화되기를 바란다. 그런데 솔직히 <불교닷컴>에 충고하고 싶은 것은, 이제 보도와 편집방향에 일대 전환이 있었으면 한다.

폭로성 기사와 어떤 일부 세력만의 권리와 주장을 위해서 추적기사만 올리면 독자들은 피로감을 느낀다는 사실에 조금만이라도 양보가 있었으면 한다. 그동안 <불교닷컴>의 논조를 보면, 승가의 부도덕성에 기초한 종단의 수장이나 기타 관련 장들을 집중 공격하는 기사를 집중 보도하는 데에 상당한 공력을 들이고 있는데, 물론 일정부분 사실에 근거한 보도요 언론으로서의 정론직필이라고는 하지만, <불교닷컴>이 이것 하나는 뭔가 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하여 말씀드리는 바이다.

가끔 기사를 읽다보면 변호사들의 자문내용을 인용하여 기사의 정당성을 담보하는데, 변호사의 말이면 다 옳다는 식은 좀 곤란하다고 본다. 어떤 변호사는 <율장>의 바라이죄를 운운하는데, 일개 변호사가 어떻게 <율장>을 논하면서 승가의 문제를 실정법(實定法)에 적용하여 잣대를 들이대는지 정말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상좌부 비구 227계나 법장부의 비구 250계의 조목을 다 알고 하는 이야기인지 답답하다.

막연하게 계율을 지켜야 한다는 당위적인 말이라면 모르겠으나, <법전>이 아닌 <율장>에 의거하여 실정법적 관점에서 승가의 일을 논한다면 이것은 자가당착이요, 자기모순이다. <율장>은 이미 사문화 된 지 오래이다. 종단도 ‘종헌 종법’에 의거하여 승가의 규율을 다스리고 있다. 출가사문이 일시적인 실수로 과오를 범했다 라고 할지라도 중죄가 아니라면, 승가대중에게 참회하고 개과천선하면 용서가 되는 것이 자비문중이다.

그러므로 불교의 율사(律師)와 법조계의 율사(律士)는 그 직분과 영역이 다르다. 실정법을 다루는 율사(律士)가 초세간인 출가사문의 승가의 문제에 실정법의 잣대로 <율장> 운운하면서 율사(律師)가 내려야할 판결이나 결정을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된다.

구족계 운운하는데, 세계적으로 <율장>대로 사는 비구가 몇 명이나 되며, <율장>대로만 하다가는 요즘같은 문명시대에 출가할 승니(僧尼)가 몇 명이나 되고, 승가에 몇 명이나 남아 있게 되겠는지 한번 생각해 보자. 율사(律士)가 2500년 전의 <율장>만을 고집하여 실정법에 적용한다면 불교 보고 망하라고 하는 악담이지 결코 불교에 도움 되는 자문이 아니다.

<불교닷컴> 특히 조현성 기자님에게 주문하고 싶은 것은 다른 종단의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태고종과 관련한 취재와 보도에 있어서는 앞으로 보다 더 신중한 태도를 취해서, 불교 언론의 정론직필과 한국불교 중흥에 기여하는 ‘불교닷컴’이 되기를 기원한다.

                                                         원 응 <한국불교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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