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이문(耳門)으로 들어가 소리의 흐름에 관조해 그 대상(所)의 구속에서 벗어나고
소리와 대상이 모두 공(空)하여 생멸한다는 마음마저 사라진 단계 되면 ‘보리(菩提)’ 성취



창민(昌玟)스님은 2월 23일 열린 부산 동의대학교 2017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불교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사학위 논문의 제목은 ‘능엄경, 이근원통장 연구(楞嚴經, 耳根圓通章 硏究)’이다.  이번 논문은, 관세음보살의 수행법인 ‘이근원통(耳根圓通)’ 수행법을 체득한 역대 고승들의 수행법을 심도있게 다룬 논문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창민스님은 20년이 넘도록 한결같이 ‘이근원통(耳根圓通)’ 수행을 해왔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마음의 근본을 깨달아서 일상생활이 행복해지는 ‘이근원통’에 대해 연구해 왔고 이번 박사 논문은 그 결과이다.

창민스님은 “세상에는 많은 수행법이 있고 모두가 깨달음에 부족함이 없지만 무엇보다 손쉽고 빠르게 최고의 깨달음을 구할 수 있는 것이 ‘이근원통’ 즉 ‘관음법문’”이라고 강조한다. 부처님께서는 <능엄경(楞嚴經)>에서 말씀하기를 “과거의 모든 부처나 성인 및 현재의 깨달은 보살, 그리고 미래의 수행자도 이 ‘이근원통’으로 수행해야만 성불할 수 있다”고 설하셨다. 그리고 나머지 수행법은 ‘모두가 방편’이라고 하셨다.

창민스님은 그 동안 수행해온 ‘이근원통’을 대중에게 널리 전하면서 누구나 쉽게 마음의 근본을 깨달아 행복한 삶의 지름길로 인도하기 위해 이 논문을 쓰게 됐다고 부연한다. ‘이근원통’으로 수행하면 스트레스 등 현대인들이 많이 앓고 있는 고질병들이 사라지고 건강한 정신과 육체가 유지되면서 점차 깨달음을 성취할 수 있는데 수행 과정을 이번 논문에서 자세히 밝히고 있다.

창민스님의 박사학위 논문 ‘능엄경, 이근원통장 연구(楞嚴經, 耳根圓通章 硏究)’을 요약 게재한다.              

                                 〈편집자 주〉



본 논문은 관세음보살이 수행한 ‘이근원통’의 법문에 대해 네 단계로 나누어 고찰하였다. 그것은 이근원통 법문의 시작, 이근원통의 단계와 완성, 이근원통의 공덕, 24종 원통법문과의 비교의 순서로 전개된다.

첫째, 이근원통 법문의 시작에 대해 고찰하였다. 관음(觀音)은 관세음보살이 소리를 관(觀)하여 자성(自性)을 밝히는 법문이다. 이것은 세상의 소리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듣는 자성을 돌이켜보는 수행법이다. 관음수행은 귀의 감각기관인 이근(耳根)으로 소리를 듣고 그 소리를 듣는 자성을 알아차리는데 있다. 즉 소리에 대한 집중에서 그 소리의 들음을 버리고 듣는 성품을 돌이켜 자성을 관조(觀照)하는 단계로 들어가는 것인데 이것을 반문문성(反聞聞性) 또는 회광반조(回光返照)라고 한다.

관음에 대한 수행은 문사수(聞思修)를 통하여 원통(圓通)에 도달함을 목표로 한다. 문(聞)은 소리의 들음인데 소리에 대한 분별을 하지 않고 소리를 돌이켜 자성을 보는 것(觀)이다. 사(思)란 외부에 있는 물질의 대상경계에 따라가며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내면으로 차별과 분별을 하지 않아 있는 그대로의 여여(如如)함과 하나 되는 지혜(智慧)를 말한다. 수(修)란 닦는 지혜를 말한다. 번뇌와 망념에 지배되는 일 없이 그것에서 벗어나서 번뇌와 깨달음을 둘로 나누지 않고 분별하지 않는 자리에 도달하는 것이다.

관음법문은 입류망소(入流亡所)와 동정이상불생(動靜二相不生)의 두 단계에서 시작된다. 먼저 ‘입류망소’란 입류(入流)는 소리가 외부로 반입되지 않고 내부로 흐른다는 뜻이다. 외부로 나가는 것은 번뇌를 말하고 내부로 들어간다는 것은 한 생각이 일념(一念)으로 자성을 밝혀 법의 흐름에 함께 하는 일을 말하는 것이다. 소리의 흐름이 밖으로 나간다거나 안으로 흐르는 것은 아니다. 원래 감각기관과 감각대상은 둘이 아니라 하나인데 그 소리의 흐름에 따라가는 것을 번뇌라 하고 감각대상을 돌이켜 비춰보는 것(回光返照)을 자성을 밝힌다고 한다. 그러나 자성 역시 실체가 없음으로 나라는 존재도 없다. 결국 이 돌이켜 비춰봄은 공(空)의 깨달음으로 귀결된다.

‘동정이상불생’이란 소리의 흐름을 안으로 돌려 소리에 대한 장애가 사라지면 그 대상도 사라지는 단계를 말한다. 여기에서 대상이 되는 소리가 움직임이 없으면 동결(動結)에서 벗어난 것이고, 그 소리의 움직임도 없다는 상(相)까지 사라진 상태를 정결(靜結)에서 벗어났다고 한다. 그래서 동(動)과 정(靜)이 둘이 아니라 요연(了然)하게 하나로 만나게 되어 동요함과 고요함의 두 가지 상(相)이 생기지 않는(不生) 단계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문혜(聞慧)라고 하며 동결과 정결로부터 해탈(解脫)이라고 한다.

둘째, 이근원통의 단계와 완성에 대하여 고찰하였다. 먼저 여시점증(如是漸增), 문소문진(聞所聞盡)의 단계가 있다. 이것은 깨달음의 단계가 점차 증진하여 소리를 듣는 주체와 소리를 듣는 대상이 함께 사라지는 단계이다. 여기서 듣는 주체(能聞)는 주로 감각기관(耳根)을 말하며 들리는 대상(所聞)은 소리를 말한다. 이러한 감각기관과 감각대상을 함께 소멸하여 더 이상 나와 대상을 둘로 나눌 수 없는 단계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소리를 듣는 감각주체(聞)와 듣는 대상(所聞)이 모두 사라지고, 사라졌다는 생각까지도 소멸하게 된다. 이것을 사혜(思慧)라고 하며 근결(根結)로부터 해탈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진문부주(盡聞不住), 각소각공(覺所覺空)의 단계가 있다. 진문부주란 감각기관과 감각대상의 구속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마음까지도 없는 상태이다. 듣는 주체와 듣는 대상이 모두 사라져 나와 대상에 실체가 없고 실체가 없다는 생각까지도 모두 공(空)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깨달음의 지혜를 각결(覺結)로부터 해탈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공각극원(空覺極圓), 공소공멸(空所空滅)의 단계가 있다. 공(空)하다는 것은 자성의 실체가 없음을 관(觀)하는 일이다. 이 깨달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공(空)하다고 깨닫는 주체와 공(空)하다는 대상이 모두 소멸하는 일을 공결(空結)로부터 해탈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생멸기멸(生滅旣滅), 적멸현전(寂滅現前)의 단계가 있다. 생멸(生滅)이 사라졌다는 것은 생성과 소멸의 모든 장애로부터 해소되었다는 말이다. 소리의 움직이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볼 때 일어나는 소리에 지배되는 동결(動結)이 해소된다. 다음으로 고요함의 장애인 정결(靜結)이 일어난다. 이 정결(靜結)이 사라지면 근결(根結)이 일어나고, 근결(根結)이 사라지면 각결(覺結)이 일어난다. 각결(覺結)이 사라지면 공결(空結)이 일어나고, 공결(空結)이 사라지면 멸결(滅結)이 일어난다. 이렇게 소멸과 생성이 서로 짝하고 있으므로 이들 단계는 아직 생멸(生滅)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 단계에 해당한다. 그래서 생성하고 소멸한다는 관념까지 모두 해소되어야 한다. 이렇게 생멸의 차원이 소멸되면 관조하는 지혜가 완전하여 진정한 적멸(寂滅)에 이르게 된다. 적(寂)은 고요하고 시끄러움을 벗어났다는 의미에서 적(寂)이고, 멸(滅)은 생성과 소멸을 벗어났다는 의미에서의 멸(滅)이다. 이것을 멸결(滅結)로부터 해탈이라고 한다.

이상의 관음법문을 성취하고 나면 두 가지 공덕을 얻게 된다. 이것을 획이수승(獲二殊勝)의 공덕이라 한다. 관음법문의 완성으로 육결(六結)의 속박에서 벗어나 두 가지 수승함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두 가지란 무엇인가? 첫째는 위로 모든 시방 부처님의 근본마음인 불성을 깨달은 자리와 같이한 마음과 합하여, 모든 부처님과 자비의 힘이 동일하게 되는 일이다. 둘째는 아래로 시방의 일체 육도중생과 합하여, 여러 중생의 고통을 덜어주고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는 일이다. 보살의 지위에서는 중생과 함께 슬퍼하며 중생은 번뇌에 괴로워하므로 이로 인해 슬픔이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보살에게는 슬픔이 일어난다. 우러러 본다는 것은 중생은 보살을 우러러 그에 의지하고 보살은 법신을 우러러 본다는 뜻을 함께 갖는다.

셋째, 이근원통의 공덕에 대하여 고찰하였다. <능엄경>의 삼십이응신(三十二應身)에는 불신, 독각신, 연각신, 성문신, 범왕신, 제석신, 자재천신, 대자재천신, 천대장군신, 사천왕신, 사천왕국태자신, 인왕신, 장자신, 거사신, 재관신, 바라문신, 비구신, 비구니신, 우바새신, 우바이신, 여주신, 동남신, 동녀신 천신, 용신, 약차신, 건달바신, 아수라신, 긴나라신, 마호라가신, 인신, 기신이 있다. 이 32응신을 유형별로 분류하면 성신, 천신, 인신, 천비천신의 4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성신에는 불신, 독각신, 연각신, 성문신이 있고, 천신에는 범왕신, 제석신, 자재천신, 대자재천신, 천대장군신, 사천왕신, 사천왕국태자신이 있으며, 인신에는 인왕신, 장자신, 거사신, 재관신, 바라문신, 비구신, 비구니신, 우바새신, 우바이신, 여주신, 동남신, 동녀신이 있고, 천비천신에는 천신, 용신, 약차신, 건달바신, 아수라신, 긴나라신, 마호라가신이 있다.

한편 관음의 응신은 경전에 따라 달리 나타나기도 하는데 <법화경>의 33응신에는 불신, 벽지불신, 성문신, 범왕신, 제석신, 자재천신, 대자재천신, 천대장군신, 비사문신, 소왕신, 장자신, 거사신, 재관신, 바라문신, 비구신, 비구니신, 우바새신, 우바이신, 장자부녀신, 거사부녀신, 재관부녀신, 바라문부녀신, 동남신, 동녀신, 천신, 용신, 야차신, 건달바신, 아수라신, 가루라신, 긴나라신, 마후라가신, 집금강신이 제시된다.

<법화경>의 33응신을 <능엄경>의 32응신과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동일한 이름과 다른 이름이 발견된다. 우선 다음과 같은 24응신의 명칭이 동일하다. 불신, 성문신, 범왕신, 제석신, 자재천신, 대자재천신, 천대장군신, 장자신, 거사신, 재관신, 바라문신, 비구신, 비구니신, 우바새신, 우바이신, 동남신, 동녀신, 천신, 용신, 약차신(야차신), 건달바신, 아수라신, 긴나라신, 마호라가신(마후라가신)이다.

강진 무위사 극락전 ‘백의관음도’.  보물 제1314호.  조선전기(1476년경) 作.
강진 무위사 극락전 ‘백의관음도’. 보물 제1314호. 조선전기(1476년경) 作.

다음으로 다른 명칭들이 발견되는데 그 성격은 같은 경우가 많다. 예컨대 <능엄경>의 독각신(獨覺身), 연각신(緣覺身)과 <법화경>의 벽지불신(辟支佛身)은 같은 성격을 지닌다. 본래 벽지불(辟支佛)은 과거에 지은 인연으로 불법을 만날 조건은 되어 있으나 부처가 없는 세상에 태어나 스승 없이 깨닫는 경우를 가리킨다. 주로 12인연을 관찰하여 깨달아 해탈한다는 의미에서 연각:구역(緣覺), 혹은 독각:신역(獨覺)이라 한다. 그런데 천태종에서는 이를 구분하여 부처가 없을 때 태어나 깨달은 이를 독각, 부처 재세시에 12인연을 관찰하여 깨달은 이를 연각이라 부르기도 한다.

다음으로 <능엄경>에서는 8부신 중에서 가루라신(迦樓羅身)을 생략하고 있는데, 이에 비해 <법화경>에서는 8부신을 모두 제시하고 있다.

다음으로 두 경전에 공통으로 나오는 장자신, 거사신, 재관신, 바라문신 등은 전체적으로 인신(人身)에 해당하는데, <능엄경>에는 그 포괄하는 범주를 완전하게 하기 위해 인신(人身)을 더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능엄경>의 32번째 응신인 기신(其身)이다. 천용팔부(天龍八部)가 비인신(非人身)에 해당하지만 <능엄경>에서는 역시 인간외적 존재를 모두 포함하기 위해 다시 기신(其身)의 항목을 더한 것이다. 요컨대 기신(其身)은 앞에서 언급한 천용신의 7부류 이외에 그에 포함되지 않는 인간 아닌 존재들을 모두 섭렵하기 위해 제시한 응신인 것이다.

이 밖에 <법화경>에서는 별도로 집금강신(執金剛神)의 몸을 제시하고 있는데, 천용팔부의 호법신을 모두 열거한 뒤 호법신의 대표로서 금강역사(金剛力士)로도 불리는 이 집금강신을 더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기타 관음 응신에 관하여는 그 밖에 경전 및 교파에 따라 다양한 관음의 응신을 제시하고 있다. ‘천광안관자재보살비밀법경(千光眼觀自在菩薩祕密法經)’ 33관음이 제시된다. 양류관음(楊柳觀音), 용두관음(龍頭觀音), 지경관음(持經觀音), 원광관음(圓光觀音), 유희관음(遊戱觀音), 백의관음(白衣觀音), 연와관음(蓮臥觀音), 롱견관음(瀧見觀音), 시약관음(施藥觀音), 어람관음(魚籃觀音), 덕왕관음(德王觀音), 수월관음(水月觀音), 일엽관음(一葉觀音), 청경관음(靑頸觀音), 위덕관음(威德觀音), 연명관음(延命觀音), 중보관음(衆寶觀音), 암호관음(巖戶觀音), 능정관음(能靜觀音), 아누관음(阿耨觀音), 엽의관음(葉衣觀音), 유리관음(瑜璃觀音), 다라존관음(多羅尊觀音), 합리관음(蛤蜊觀音), 육시관음(六時觀音), 합장관음(合掌觀音), 일여관음(一如觀音), 불이관음(不二觀音), 지련관음(持蓮觀音), 쇄수관음(灑水觀音), 마랑부관음(馬郞婦觀音), 보비관음(普悲觀音), 아마제관음(阿摩提觀音)이 그것이다. ‘천수경’에는 10관음이 제시된다.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천수보살(千手菩薩), 여의륜보살(如意輪菩薩), 대륜보살(大輪菩薩), 관자재보살(觀自在菩薩), 정취보살(正趣菩薩), 만월보살(滿月菩薩), 수월보살(水月菩薩), 군다리보살(軍茶利菩薩), 십일면보살(十一面菩薩)이 그것이다. 천태종에서는 6관음이 제시된다. 대자관음(大慈觀音), 대비관음(大悲觀音), 사자무외관음(獅子無畏觀音), 대광보조관음(大光普照觀音), 천인장부관음(天人丈夫觀音), 대범심원관음(大梵深遠觀音)이 그것이다. 일본밀교에는 7관음이 제시된다. 성관음(聖觀音), 천수관음(千手觀音), 마두관음(馬頭觀音), 십일면관음(十一面觀音), 불공견삭관음(不空羂索觀音), 여의륜관음(如意輪觀音), 준제관음(准提觀音)이 그것이다. 최근 발견된 범어 <법화경>에는 16응신만 제시된 경우도 있는 있다. 불신(佛身), 보살신(菩薩身), 연각신(緣覺身), 성문신(聲聞身), 범천신(梵天身), 제석신(帝釋身), 건달바신(乾闥婆身), 야차신(夜叉身), 자재천신(自在天身), 대자재천신(大自在天身), 전륜왕신(轉輪王身), 귀신신(鬼神身), 비사문신(毗沙門身), 장군신(將軍身), 바라문신(婆羅門身), 집금강신(執金剛神)이 그것이다.

다음으로 깨달음의 결과 14가지 무외공덕을 얻게됨을 고찰하였다. 십사무외공덕(十四無畏功德)이란 먼저 이근원통으로 수행하여 32가지 응신을 직접 나투어 중생이 원하는 것을 성취하게 하는 일과 직접 나투지 아니하고 중생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원해주는 일을 포함한다. 이것은 관음수행이 그만큼 원통함을 강조한다. 이러한 14가지 무외력을 본고에서는 8난(難) {고뇌난(苦惱難), 대화난(大火難), 대수난(大水難), 제귀난(諸鬼難), 도병형벌난(刀兵刑罰難), 나찰귀국난(羅刹鬼國難), 수난(囚難), 적난(賊難)}, 3독(毒){탐(貪), 진(瞋), 치(痴)}, 2응구(應求){구남(求男), 구녀(求女)}, 持名得福(지명득복)으로 분류하여 고찰하였다.

다음으로 사부사의묘덕(四不思議妙德)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원래 4가지 부사의한 묘덕은 아함부와 <능엄경>의 차이가 있다. ‘증일아함’에서는 ①중생불가사의(衆生不可思議), ②세계불가사의(世界不可思議), ③용경계불가사의(龍境界不可思議), ④불경계불가사의(佛境界不可思議)의 4가지 부사의를 말한다. 중생의 생사근원을 생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중생불가사의, 중생의 업력으로 형성되는 세계의 시작과 끝을 생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세계불가사의, 용이 비를 내릴 때 입이나 눈, 귀, 코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한 생각에서 일어나는데 그 이치를 생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용경계불가사의, 부처의 몸과 부처의 설법, 부처의 지혜, 부처의 변재, 부처의 수명 등을 생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불경계불가사의라 칭한다.

이에 비해 <능엄경>에서 말하는 '부사의묘덕'은 관음보살이 원통한 깨달음을 얻어 무상도를 수증(修證)함으로써 얻게 되는 묘덕이다. 그것이 분별사유의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부사의묘덕'이라 하고, 무위의 보살심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무작묘덕'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원리로 나타나는 불가사의한 묘덕에는 모양의 부사의묘덕, 주문의 부사의묘덕, 공양의 부사의묘덕, 열반의 부사의묘덕이 있다.

다음으로 이근원통에 대한 찬탄(讚嘆)의 게송을 살펴보았다. 게송은 이근원통의 관음법문(觀音法門)이 위대하며 깨달음에 있어서 최고의 위치에 있다는 점을 찬탄하고 있다. 즉 과거의 모든 부처들과 현재의 보살들도 이 이근원통으로 깨달았으며, 미래의 수행자들도 이문(耳門)으로 들어와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하여 관세음의 이근원통이야말로 수행법문 중에 최고의 깨달음이며 이와 견줄만한 여타 수행법은 없다고 강조하는 것이 게송의 주제라 할 수 있다. 요컨대 게송은 이근원통에 대한 아낌없는 찬사와 찬탄을 하는 법문이다. 그 중에서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이근원통의 위대함을 밝히고 있다.

 이것이 미진(微塵)같이 많은 부처님 한길로 열반(涅槃)언덕 들어가는 문(門) 지난 세상(世上) 수많은 여래(如來)께서도 이 문(門)으로 무상각(無上覺) 이루시었고 이 세상에 현재(現在)하는 모든 보살(菩薩)도 제각기 원명(圓明)한 데 들어갔으며 오는 세상 수행(修行)하는 여러 학인(學人)도 마땅히 이 법문을 의지(依支)하리라. 나도 역시(亦是) 이 문(門)으로 증득(證得)했으니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만이 아니리니라.(此是微塵佛 一路涅槃門 過去諸如來 斯門已成就 現在諸菩薩 今各入圓明 未來修學人 當依如是法 我亦從中證 非唯觀世音.) 楞嚴經疏解蒙鈔(卍續藏13, p.0697a). 이운허, 『능엄경 주해』 서울: 동국역경원, 1994. p.275.

다음으로 세존께서는 문수보살을 통해 25가지의 방편수행을 명하여 그 깨달음을 명확히 밝혀 살피도록 하였다. 그 결과 문수보살은 이근원통을 제외한 24가지 방편수행은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그 근기에 따라 닦게 하였을 뿐, 영구히 닦아나갈 방편은 아니라고 설하였다. 그러면서 관세음보살이 수행한 이근원통법문이야 말로 원통중(圓通中)에 최고임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한 게송은 다음과 같다.

 황송(惶悚)하게 부처님 세존(世尊)께옵서 나에게 쉬운 방편(方便) 물으시오니 말세(末世)의 중생들을 구원(救援)하시고 출세간(出世間)하려는 이 애호(愛護)하시어 위없는 열반심(涅槃心)을 성취(成就)하려면 관세음의 이근원통이 으뜸 이옵고 그밖에 여러 가지 방편문(方便門)들은 모두 다 부처님의 위신력(威神力)으로 당(當)한 일에 진노(塵勞)를 버림이언정 얕고 깊은 근기(根機)들께 같이 일러줄 항상 닦을 법문(法門)이 아니옵니다.(誠如佛世尊 詢我諸方便 以救諸末劫 求出世間人 成就涅槃心 觀世音爲最 自餘諸方便 皆是佛威神 卽事捨塵勞 非是長修學 淺深同說法.) 楞嚴經疏解蒙鈔(卍續藏13, p.0697b). 이운허, p.276.

넷째, 여타 24종 원통법문과의 비교에 대하여 고찰하였다. 원통법문 중에 제일 수승한 것은 이근원통의 법문이다. 처음에는 이문(耳門)으로 소리에 들어가 소리의 흐름에 관조(觀照)하여 그 대상(所)의 구속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소리와 대상이 모두 공(空)하여 생멸한다는 마음마저 사라진 단계가 되어 보리(菩提)를 성취하는 것이 지금까지 고찰한 이근원통법문의 대체적인 약도이다.

<능엄경>에 제시된 전체 25가지 원통법문 중에 이근원통을 제외한 나머지 24가지는 수행에 있어서 방편일 뿐 제일 수승한 것은 되지 못한다고 기술된다. 부처님께서는 대보살과 아라한들이 있는 자리에서 아난으로 하여금 아난이 어떠한 도리로 삼매에 들어 원통의 깨달음을 얻게 되는지를 묻자 부처님은 스스로 대답하는 대신 이미 원통을 얻은 대 제자들에게 그 도리를 설하도록 시킨다. 이에 각 제자들이 자진하여 나서서 그 수행과 깨달음의 내용을 부처님께 아뢴다. 이 25가지 원통법문은 욕계중생을 구성하는 대상을 관찰하는 차원에 서 있다. 그리하여 각기 6진(塵), 6근(根), 6식(識), 7대(大)의 어느 한 요소를 관찰의 대상으로 하여 아라한의 과위를 얻게 된 각 아라한들의 회고담이 제시된다.

위에 제시된 순서에 따라 먼저 6진의 원통이 있고, 그 다음으로 6근원통 법문, 6식 원통법문, 7대 원통법문으로 각자 수행의 깨달음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그 한계가 함께 이야기된다. 특히 문수보살을 통하여 대보살과 아라한들이 깨달은 24가지 원통법문과 관세음보살이 깨달은 이근원통을 비교하도록 한다. 그 결론은 한결 같이 이근원통이 최고의 깨달음으로 이끄는 수승한 것임을 밝히는데 있다.

어떤 경우나 수행의 근기가 높은 대보살과 아라한들의 깨달음을 존중하면서 속세의 중생들에게 이근원통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가 있고 수승하며, 최고의 깨달음을 증득할 수 있는 것으로 찬탄하고 있는 것이다.

 

창민스님.
창민스님

창민(昌玟) 스님 약력

ㆍ부산 경상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ㆍ동국대학교 법학과 졸업.

ㆍ동국대학교 불교문화대학원 선학과 졸업(문학석사).

ㆍ동의대학교 불교문화대학원 불교학과 졸업(불교학 박사).

ㆍ웰-다잉 전문지도사 · 강사 (1급 자격증 취득).

ㆍ前 변호사 사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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