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자치단체나 각 사회단체와의 연대 활동 강화하고, 태고종 위상 제고 위한 부단한 노력 기울여야

종헌 제17장 종무원법에 의한 종법 제 60조(종무원 설치) ⓵항에서는, ‘본종 지방교구종무원은 정부의 행정구역에 준하여 1 광역시 · 도 1교구(1종무원)를 원칙으로 한다’라고 명시돼 있으며, ⓶항은 ‘총무원장은 필요할 경우, 중앙종회의 동의를 받아 지방교구를 분할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이제 본종은 종헌 · 종법에 근거해서라도 지방교구 종무원 통 · 폐합 문제를 현안으로 인식, 현실화해야 한다.

편백운 총무원장 집행부가 출발하면서 첫 케이스로 서울 경기 9개 교구의 종무를 총무원 직할로의 이관이다. 종무는 당장 이관하되, 교구종무원의 이름은 그대로 존치하고 점진적으로 발전적 해체를 한다는 잠정적 결론이다. 이번 대구경북 통합교구 종무원은 이미 4년전에 실현된 바 있고 종무원장 취임은 2대에 이르고 있다.

편백운 총무원장스님은 대구경북 통합 제2대 종무원장 취임식의 격려사에서, “신임 종무원장 자운스님은 서울 불이성 법륜사 주지이며 본종의 대강백(학승)이신 보경 큰스님의 입실건당 제자로서 앞으로 종무원을 이끌어 가는데 누구보다도 지방종무행정을 잘 펼쳐갈 것”이라고 전제하고 “김천시장, 도의회 의장, 국회의원, 도지사 등은, 이제 태고종의 존재가치를 알고 앞으로는 태고종 스님들을 존숭해서 잘 대접해 달라.”고 주문했다.

1월 27일 열린 대구경북 통합 제2대 종무원장 취임법회에는 총무원장 편백운 스님, 호법원장 지현스님, 전국시도교구종무원장 등 종단의 간부스님들과 교구산하 사암 주지스님들, 지역기관장, 김천 칠장사 신도 등 500여 육부대중이 참석했다.
1월 27일 열린 대구경북 통합 제2대 종무원장 취임법회에는 총무원장 편백운 스님, 호법원장 지현스님, 전국시도교구종무원장 등 종단의 간부스님들과 교구산하 사암 주지스님들, 지역기관장, 김천 칠장사 신도 등 500여 육부대중이 참석했다.

본종은 1700년 한국불교사의 주역이었으며, 앞으로도 주역으로서 한국불교의 중흥을 책임질 태고법손들이다. 안타까운 일은 현재 대부분의 종도(승니)들이 태고종의 역사와 실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대강 알고, 종권(宗權)에만 관심을 두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본종이 속히 극복해야할 적폐가 아닌가 한다. 종지종풍(宗旨宗風)과 종단사(宗團史)를 모르고 종도로서의 지도자 역할을 한다면, 이것은 어딘지 미흡한 일이며 시급히 마음을 고쳐먹고 개선해야 할 중대 사안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한국불교사가 그대로 태고종의 역사이다. 다만, 1950년대 대통령의 불법유시로 인하여 분규(법난)가 발생, 1970년 1월 15일 태고종이란 종명을 선포, 정부기관에 법적 등록을 필했을 뿐이다. 이것은 근 · 현대 정부조직법에 의한 실정법에 따른 종교단체의 등록법에 의한 것이다.

최근에 입문한 종도들은 태고종도 하나의 종단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 한국불교 1천 7백년을 면면히 계승해온 전통종단이요, 적통종단이다. 이 부분이 바로 종승(宗乘)에 해당되는 본종의 정체성 문제이다. 종회에서는 이합집산에 의한 파당형성이나 종권의 향배에만 관심을 둘 것이 아니고, 종단의 근본 정체성 문제를 확립하는데 주력하여 법적토대를 마련하는 입법기능을 제대로 행해야 한다고 보는데, 전연 다른 방향에서 종단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나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대구경북 통합 제2대 종무원장 취임식에 축하차 참석한 박보생 김천시장과 경상북도 도의회 김응규 의장.
대구경북 통합 제2대 종무원장 취임식에 축하차 참석한 박보생 김천시장과 경상북도 도의회 김응규 의장.

이제 태고종은 지방교구종무원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와 스킨십을 넓혀가야 한다. 지방 자치단체나 각 사회단체와의 연대와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태고종은 4천 사암, 1만 승니(종도) 전법사 교임과 3백만 신도를 포용하고 하고 있는 엄연한 한국사회의 상위 그룹의 종교단체이다. 불교권에서도 큰 사찰 수에서는 열세라고 할지라도 사암의 수적으로는 단연 선두종단(先頭宗團)이다. 승니 수도 1만 여명을 넘어서고 있다. 본종 소속 신도가 3백만이다. 이런 종교적 자산을 갖고 있으면서도 지방 자치단체 기관이나 지역사회의 각 단체나 시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면 이것은 전적으로 우리 쪽의 문제이다.

지금 시대는 누가 알아서 대우해 주는 시대가 아니다. 우리 스스로 우리의 위상을 세우고 권익을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고 추동하는 것이지, 불공이나 재(齋) 지내러 올 것이라고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과거의 ‘받는 의식(意識)’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이제는 불교(종단)가 사회와 대중에게 ‘주는 의식(儀式)’으로 전환하고 함께 더불어 공존하는 시민의식(市民意識)을 가져야 한다. 이렇게 하면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권익을 요구하는 종무행정을 진행해야 한다고 본다.

지방교구 종무원의 하나인 대구경북교구종무원의 통합 제2대 종무원장 자운스님 취임식이 1월 27일 김천파크호텔에서 개최됐다. 취임 법회 후 대구경북종무원 스님들이 내빈들을 모시고 기념촬영.
지방교구 종무원의 하나인 대구경북교구종무원의 통합 제2대 종무원장 자운스님 취임식이 1월 27일 김천파크호텔에서 개최됐다. 취임 법회 후 대구경북종무원 스님들이 내빈들을 모시고 기념촬영.

종무원장을 위시한 지방교구종무원 소임자들은 발로 뛰면서 지역사회의 정신적 지도자로서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서 정진해야 한다. 지역단체장들에게 청탁이나 하기 이해서 찾아가는 종무원장이 아니라. 지역의 종교지도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편백운 총무원장스님의 대 정부 정책적 전략이 바로 이러한 기조에 바탕한 것이다. 중앙 총무원에서 중앙정부와 각 사회단체와의 관계에서, 태고종의 위상을 제고하고 종단의 권익을 위하여 총무원장으로서의 권위와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따라서 종단의 기간조직인 지방교구종무원도 중앙 총무원과 발 맞춰서 함께 움직이는 연동성(連動性)을 발휘해 야 한다. 지방교구종무원이 일부 종권지향의 정치승(?)들과 모리(謀利)나 중상모략의 정쟁(政爭)에 휘말리면 종무행정은 엉망이 되고 말 것이다.

‘중 벼슬 닭 벼슬’이라는 속담이 있지만, 감투나 쓰고 자신의 영달(榮達)이나 사회적 명함용으로 이용이나 하려고 하는 일부 종도가 있다면, 빨리 출가사문의 본분으로 돌아와야 한다.  

 

                                                   원응스님 <논설위원> 

 

 

저작권자 © 한국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