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 호남제일선원 무우전에 주석

불기2562(2018)년 1월 12일 오전 11시 태고총림 선암사 대웅전에서 혜초 종정예하 무술년 배알(拜謁)법회가 종단의 3원장과 각급 종무기관장, 종회의원, 지방교구 종무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됐다. 이에 앞서 편백운 총무원장스님이 동석한 가운데 본사 논설위원 원응스님이 종정예하와의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 내용을 원응스님이 요약, 정리했다. <편집자 주>

혜초 종정예하께서는 조계산 선암사 6방 가운데 하나인 호남제일선원 무우전에 주석하시면서 납자들을 제접하고 계셨다. 1월 12일은 종단의 3원장을 비롯한 종단간부스님들과 지방교구종무원장, 종회의원 스님 등이 무술년 신년 하례 배알을 온다고 해서, 좌선을 잠시 멈추고 손님들을 맞이한다고 대기하고 계셨다. 시자 보현스님은 “방장스님께서는 아침 일찍부터 총무원장스님 등 종단의 주요 소임자 스님들이 오신다는 소식을 접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무우전(無憂殿)에 주석하시는 한국불교태고종 종정이시며 태고총림 선암사 방장으로 주석하시는 조계산 도인 혜초(慧草) 대선사를 찾아뵙고 인터뷰를 가졌다. 종정예하와의 인터뷰는 편백운 총무원장스님께서 동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무우전(無憂殿)에 주석하시는 한국불교태고종 종정이시며 태고총림 선암사 방장으로 주석하시는 조계산 도인 혜초(慧草) 대선사를 찾아뵙고 인터뷰를 가졌다. 종정예하와의 인터뷰는 편백운 총무원장스님께서 동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종정예하께서는 종단화합을 강조하시고, 3원장스님이 화합하여 종단을 잘 이끌어 가 주기를 기대한다고 신년 덕담을 하셨다. 또한 태고총림 선암사도 총무원과 잘 협력하여 종도들이 이곳 총림에서 수행풍토를 조성하는 방안을 강구해서 태고간화선풍을 진작해 달라고 주문하셨다.

이에  선암사주지 호명스님은 “선암사는 한국불교 전통사찰 본사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가람이 옛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런 고풍스러운 사찰 모습을 잘 이용하여, 태고종도들의 정신적 귀의처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총무원장스님과 진지하게 논의하여 실천에 옮기겠다.”고 긍정적으로 호응하셨다.

편백운 총무원장스님께서는 “종정예하의 부종수교의 애종정신과 태고선풍 진작을 위한 종도화합 특별유시를 받들어서, 태고총림 선암사가 본종의 상징적인 도량이 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 하겠다.”고 화답했다.

종정예하를 예방하고 기념촬영을 한 종단 3원장스님과 선암사 주지스님. 오른쪽부터 도광 중앙종회의장스님, 편백운 총무원장스님, 혜초 종정예하, 호명 선암사 주지, 지현 호법원장스님.
종정예하를 예방하고 기념촬영을 한 종단 3원장스님과 선암사 주지스님. 오른쪽부터 도광 중앙종회의장스님, 편백운 총무원장스님, 혜초 종정예하, 호명 선암사 주지, 지현 호법원장스님.

종정예하께 ‘종단의 방향과 진로’에 대한 당부 말씀을 부탁드리자, 종정예하께서는 ”나는 대륜 노사와 덕암 은사 스님으로부터, 삼보정재의 소중함을 배웠다.“고 전제하시면서 서울 총무원사가 있는 법륜사 토지 매입과 종단에 증여한 지나간 일을 상기하며 강조하셨다.

불이성 법륜사는 종찰(宗刹)이고, 태고종의 대본산으로서 영원무궁한 전법도량이 되듯이, 종정예하께서 창건한 사찰도 종단 직영사찰이 되도록 총무원장스님에게 일임한다는 전격적인 선언을 하셨다.

종정스님은 이어서 ”이제 태고종은 반세기의 연륜이 쌓였으니, 수행풍토를 조성하여 정통 종단상을 정립하는 종도들의 일치단결과 화합이 있어야 하며, 태고법손으로서 한국불교를 책임진다는 각오로 수행전법을 잘 하는 태고종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그러면서, ”태고종도는 태고보우 원증국사의 종지종풍을 잘 받드는 간화행자(看話行者)로서, 화두공안을 타파하여 본분납자의 본래면목(本來面目)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모든 종도가 돌아가면서 이곳 총림에 와서 자신의 형편에 맞게 방석(참선)에 앉았다 가는 수행하는 종도, 전법활동을 잘 하는 태고종도로 거듭나야 한다.“고 90가까운 세납임에도 청아한 목소리를 높이셨다.

대륜 노사께서는 평소 간직하면서 염송하던 비서(祕書)를 덕암스님께 전했다. 혜초 종정예하께서는 은사인 덕암스님으로부터 받은 비서를 편백운 총무원장스님에게 보이면서 원적 후에는 편백운 스님에게 전수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사후 불도생(死後 佛道生)’ 부분을 보여주고 있다.
대륜 노사께서는 평소 간직하면서 염송하던 비서(祕書)를 덕암스님께 전했다. 혜초 종정예하께서는 은사인 덕암스님으로부터 받은 비서를 편백운 총무원장스님에게 보이면서 원적 후에는 편백운 스님에게 전수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사후 불도생(死後 佛道生)’ 부분을 보여주고 있다.

’일조무우(一朝無憂)‘란 말은 부처님께서 어느 날 아침, 보리수하에서 견명성오도(見明星悟道)하시고, 근심을 없앴다는 의미이다. 견성성불하는 순간 근심은 사라진다. 이 근심을 해결하기 위해서 수많은 납자들은 은산철벽(銀山鐵壁)을 뚫으려고 불철주야 정진한다.

조계산 도인 혜초 대선사의 주석처가 바로 무우전(無憂殿)이다. 이미 당신의 근심을 해결하신지는 오래이나, 종단의 근심과 창건사찰에 대한 근심은 있는 듯, 편백운 총무원장스님의 손을 맞잡고 한참 동안 놓지를 않고 당부하는 노선사의 눈빛은 빛나고 있었다. 누구보다도 노선사의 심지(心地)를 이심전심으로 알아차린 편백운 총무원장스님은 각오를 단단히 하는 듯, 비장한 자세로 대선지식의 당부를 곧 실천에 옮길 것을 다짐했다.  

1월 12일  태고총림 선암사 대웅보전에서 혜초 종정예하 배알법회를 봉행하고난 후 3원장스님과 태고총림 선암사 주지스님 등 참석대중들이 종정예하를 모시고 기념 촬영했다.
1월 12일 태고총림 선암사 대웅보전에서 혜초 종정예하 배알법회를 봉행하고난 후 3원장스님과 태고총림 선암사 주지스님 등 참석대중들이 종정예하를 모시고 기념 촬영했다.

종정예하께서는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으면서, 종도들에게 태고총림 방장으로서의 경지를 드러내셨다.

    ’역천겁이불고(歷千劫而不古)  천겁을 지나도 옛날이 아니며
     긍만세이장금(亘萬歲而長今)  만세를 걸쳐도 바로 지금이니라‘

대선사께서는 가야산 해인사가 출가본사인지라, 해인사 일주문 주련을 좋아하시고 확철하신 듯, 우렁차게 읊으셨다.

’천겁의 시간이 흘렀어도 옛일이 아니요, 만세의 앞날이 오더라도 늘 지금이다.‘라고 하신 본래면목(本來面目)의 당체를 시회대중에게 표현하셨다.

종정예하와 인터뷰를 마치고 태고총림 선암사 종무소로 자리를 옮겨서 호명 주지스님과 편백운 총무원장스님 및 종단 간부, 봉원사 주지스님 등은 태고총림 선암사 발전과 수행풍토 조성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종정예하와 인터뷰를 마치고 태고총림 선암사 종무소로 자리를 옮겨서 호명 주지스님과 편백운 총무원장스님 및 종단 간부, 봉원사 주지스님 등은 태고총림 선암사 발전과 수행풍토 조성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조계산 태고총림 선암사 방장으로서, 호남제일선원(칠전)의 조실로서 대선지식의 법기(法機)를 만천하에 천명하시면서, 태고총림 선암사를 찾은 종도들에게 아쉬운 듯하지만, 정작 방장스님께서는 다음과 같은 《화엄경광명각품》에 있는,
 
一念普觀無量劫(일념보관무량겁)
無去無來亦無住(무거무래역무주)
如是了知三世事(여시료지삼세사)
超諸方便成十力(초제방편성십력) 
 
한 생각에 한 없이 긴 세월도 널리 관하니
오고 감도 물론이고 머무름도 또한 없도다.
이와 같이 삼세의 일 모두를 안다면
모든 방편 뛰어넘어 십력 갖춘 부처님 이루리.

라고 작별의 덕담을 건네면서도 가고 오는 덧없는 세월 속에 있는 몸이지만 여여하심을 보여주셨다. 

 전국에서 모인 스님들은 종정예하의 법체강령을 기원하면서 태고총림 조계산 선암사 승선교를 뒤로 하고 제각각의 사찰을 향해 광도중생의 전법행로의 길을 떠났다.     

                                                           순천 조계산 선암사= 원응스님<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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