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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칼럼 - 제 132회 정기중앙종회를 보고
논설위원 칼럼 - 제 132회 정기중앙종회를 보고
  • 한국불교신문
  • 승인 2017.12.2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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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132회 정기중앙종회는 예산종회로서, 매우 중요한 회기였다. 게다가 제14대 후반기 종회를 운영해 갈, 의장단 선거를 병행하는 중차대한 회기였기 때문에 대다수 종회의원들은 각오와 준비가 철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해야 함으로 일부 입후보자는 나름대로 상당한 준비도 하고 동료의원들에게 자신이 왜 입후보를 했는지에 대한 견해를 피력하고 한 표를 부탁하는 운동도 했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이 간다.

필자가 아직은 종단사정에 밝지 못해서 수면 하에서의 움직임을 파악하기에는 정보력의 한계가 있었지만, 어떤 형태로든지 사전 선거운동이 있었지 않았을까 한다. 다만 본종의 종단 권력구조에서 행정수반인 총무원장과는 다르게 종회의장은 의회의 수장으로서 영향력이 종회 안에 국한되어 있고, 행정부인 총무원을 견제 감시한다고는 하지만, 종권 역학구도에서는 큰 힘을 쓸 수 없는 위치라서 총무원장 후보들이 펼쳤던 운동과도 질적으로 다르다고 하겠다.

그렇지만 종회의장이나 부의장 등의 직위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위치라고 할 수 있다. 종단 지도자로서 실질적인 종권담당자로서의 총무원장 다음 가는 자리이기 때문에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위상이다. 종단의 입법기능과 예 · 결산 심의와 종정감사, 종단의 주요현안 등을 다루는, 종도들로부터의 민의를 대행하는 대표성을 갖는 의원들의 수장이기에 결코 한직이 아니다.

종회는 총무원장 선출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종단요직을 인준하는 위치에 있다. 종회권력 또한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또한 개인적으로도 종단 지도자로서의 정치경력을 쌓는 것은 물론 종단의 제반사항에 대한 통찰력과 식견을 넓힌다는 면에서도 종회의장단이라는 직위는 중요한 포스트라는 것을 인식했으면 한다.

지난 12월 19일 열린 제 132회 정기 중앙종회에서 한 의원이 질문을 하고 있다.
지난 12월 19일 열린 제 132회 정기 중앙종회에서 한 의원이 질문을 하고 있다.

이번 종회가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하다보니 투표과정이 너무 길었고, 의장선거와 부의장 선거를 따로 하는 과정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소모한 나머지 정작 예산안 심의는 소홀히 했지 않았나 하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재적의원 56명이라는 종회의원들 가운데 발언하는 의원은 한정돼 있었고, 소수의 ‘감초의원들’만이 발언을 하고 다수는 침묵을 미덕으로 아는지 발언을 아꼈다는 점은 종회의원으로서의 직무를 태만하게 하는 유기가 아닌지 심각하게 반성해 봐야 한다.

의장단은 가능하면 의원들이 자유롭게 의사를 표출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발언하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데, 의사진행에 다소 미숙함을 보인 것은 종회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본다. 종회의원은 종단의 엘리트로서, 종단의 제반사항에 꿰뚫고 있어야 하고 자신의 소속 분과 의안에 대해서는 상당한 전문성을 갖고 있어야 함에도 자리나 지키는 형식상의 의원직을 고수한다면 이것은 종회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공부하고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종회의원의 한마디 한마디는 그대로가 법문이며 성직자로서의 내공이 묻어나는 수행자의 발언이어야 하는데, 품위를 떨어뜨리는 언사는 종회의원의 자질을 저하시키고, 토론문화를 어지럽히는 행위이므로 극도로 자제하는 자기통제와 화술에 대한 고도의 기술적 연마가 필요하다.

또한 총무원 집행부도 의안수립에 있어서 보다 합리적인 종무행정에 부합하고 실행 가능한 안을 종회에 제안, 상정해야 한다. 추상적이고 비합리적인 안은 자제해야 하고 문장이나 자구(字句)에 있어서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서 의안을 수립, 종회의원들이 충분히 납득이 가고 수긍하도록 설득력을 보여줘야 한다.

정부의 각급 기관에서 국회 각 상임위에 하는 것처럼 로비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의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문서로서의 완벽성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산안에 있어서도 보다 세심한 예산편성이 이루어져야 하고 계수(計數)도 정확성을 기해야 함을 주문하고 싶다. 과거 주먹구구식의 적당주의는 종회나 총무원이나 지양해야 할 과제이다. 이런 맥락에서 종회운영의 미숙성에도 불구하고, 총무원 집행부에서는 종회의 질책을 달게 받아야 한다.

얼마 안 있으면 임시종회가 열리게 될 것인 바, 차기종회는 보다 업그레이드된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총무원 집행부도 보다 철저히 의안이나 예산안 준비에 만전을 기해서 종회에 제출하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본다.

종회의원과 의장단은 4천 사암과 1만 승니(僧尼) 교임 전법사의 대표성이라는 책임과 의무를 수행하고, 3백만 신도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종단발전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원응 스님 (논설위원)

원응 스님.
원응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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