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0일부터 28일까지 다섯 번에 걸쳐 종단중진간부 연찬회와 전국승려연수교육(교임 전법사 포함)이 성황리에 실시됐다. 편백운 총무원장 취임 후 첫 개최된 연수교육에서 총무원장은 설득형 대화형 화법으로 허심탄회하면서도 진솔하게 종단의 현황을 알리고 향후 진로를 설명해 호평을 받았다.

편백운 총무원장은 한국불교태고종 창종 이전, 조계종에서 득도수계(得度受戒)한 이후에, 태고종에 입종(入宗)한, 조태(曹太) 양종을 다 경험한 마지막 세대가 된다. 이러한 경험이 태고종 2세대 지도자로서의 유연성과 시야가 넓은 안목으로 효율적인 종무행정을 펼칠 것이라 예상된다.

간부연찬회와 연수교육에서 편백운 총무원장의 기조발언 요지는 종단총화, 제도 재정비, 재정수급의 정상화, 정통종단상 확립 및 수행풍토 조성 등 취임사에서 강조했던 내용들이다. 스님은 이에 관하여 설명하면서 진지하면서도 단호하게 종도들에게 이해시키고 동의를 얻는 데 주력했다.

우리종단은 50년이 조금 안된 창종의 역사를 갖고 있지만, 한국불교사적으로 본다면, 1천 7백년의 역사를 간직한 정통종단을 면면히 계승해 오고 있는 적통적자(嫡統嫡子)의 법통(法統)과 종통(宗統)을 계승하고 있음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태고종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종승(宗乘) 연구와 선양이 절실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내우외환의 사면초가에 갇혀있는 형국이다. 시대의 변화를 인식하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태고종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들 자신부터 의식의 변화와 발상의 전환이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다.

사실, 그동안 종단이 내홍을 겪는 동안 많은 종도들은 크게 실망하고 좌절감을 느끼면서 회의감으로 수수방관하는 국외자와 같은 자괴감을 가졌던 것이 흐름이었다. 하지만 이제 종단은 과거의 불미스러운 일들을 극복하고 관용과 포용력으로 종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종무행정을 펼칠 것이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총무원과 종도들에게서 이미 그 조짐과 기운이 넘쳐나고 있음을 감지한다.

세계종교사적 관점에서 태고종은 매우 독특한 전통과 역사를 지닌 종교단체로서 그 어느 종교단체보다도 대 사회적 역량과 정신적 자양을 제공할 수 있는 내공을 지닌 잠재력 있는 종단임에 우리 스스로 자긍심을 갖고 모두 희망을 갖고 다시 뛰자고 주문하고 싶다.

긴 설명이 필요 없듯이, 태고종의 탄생은 위정자의 망언(妄言)으로 인한 법난(法難)의 결과이다. 또한 지금 태고종이 정상궤도를 벗어난 것 같은 충격은 바로 모(某) 前 총무원장의 독단(獨斷)과 전횡(專橫), 판단착오에 의한 사욕(私慾)의 결과로 빚어진 종단부채 때문이다.

이로 인한 내홍은 종단의 교세를 약화시켰고, 종도들을 분열, 혼란케 한 것은 종단으로서는 매우 아픈 상처이지만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짚고 일어설 수 밖에 없으니 우리는 다시 마음을 합해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제 태고종도는 제2의 창종 정신으로 뭉치지 않으면 안 된다. 낡은 사고와 비승가적(非僧伽的)인 적폐(積弊)는 과감하게 청산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무사 안일주의적인 방관적 자세에서 벗어나 종단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부종수교(扶宗樹敎)의 정신으로 종단을 정상화시키고 발전시키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사회와 함께 가고 대중이 필요로 하는 종단으로 거듭 나도록 4천 사암의 1만 승니(僧尼)와 교임 전법사 종도들의 적극적인 호응과 동참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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