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재 · 국악 · 대중공연 등으로 공감대 형성,
캐리커처 그려주기, 캘리그라피로 좌우명 받기 등 문화체험 부스 ‘인기’
자선경매와 현장 모금 등으로 모인 2,176,000원 불우이웃 위해 기탁

종조(宗祖) 태고보우 원증국사 탄신 제 716주년을 기념하고 영산재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8주년을 기념하는 제 7회 태고문화축제가 연 인원 1천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11월 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경기도 고양시 일산호수공원 수변무대에서 펼쳐졌다.

한국불교태고종 태고문화축제 봉행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제 7회 태고문화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 경기도, 고양시, 불교TV 등의 후원으로 열려 불자들과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4일 오전 10시, 기념축제가 열릴 일산호수공원 수변무대 입구에서는 벌써부터 사람들이 몰리고 있었다. 연잎차와 생강차, 커피 무료시음, 떡 무료시식, 도암스님의 붓글씨 가훈 써주기, 일산 달마선원장 법철스님의 달마 그려주기와 캐리커처 그려주기, 캘리그라피로 좌우명 받기, 소원 실팔찌 만들기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을거리가 호수공원을 찾은 시민들의 발걸음을 잡았기 때문이다.

특히 캐리커처 그려주기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붓글씨 가훈써주기와 달마그려주기, 캘리그라피 좌우명 받기 코너에도 사람들이 몰려 즐거움을 나누고 소장의 기쁨을 누렸다.

오후 1시부터 식전 공연이 열렸다. 봉원사 사물놀이팀과 낭랑예술단, 성주암 합창단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자 분위기가 점점 달아올랐다. 흥겨운 악기 소리와 노래는 주변으로 퍼져나가 인근 주민들이 삼삼오오 무대쪽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오후 2시, 총무원장 편백운 스님이 무대에 올라 개회선언으로 제 7회 태고문화축제의 막이 올랐다. 스님은 대회사를 통해 “태고보우국사께서는 단절된 한국불교의 법맥을 계승하시어 우리나라 불교의 중흥발전에 이바지하셨고 불교종단 및 전 사회계층의 화합을 위해 일생을 원융회통사상을 법과 행으로 실천하신 한국불교의 종조와 중흥조이며 사회적 선각자”라 전제하고 “보우스님 탄신 716주년이 되는 올해는 흩어진 민심과 어수선한 나라 안팎의 분위기를 한곳으로 모아 태고보우국사님의 원융회통사상을 받들고 모셔 남북통일 국태민안,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축제의 장으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중앙종회의장 설운스님은 격려사를 통해 “한국불교는 1700년 전통과 법통을 면면히 계승한 태고보우국사의 뛰어난 능력과 지혜로 오늘날 이 시대의 향기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태고문화축제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 우리 모두가 화합과 발전을 위해 나아가는 기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법원장 지현스님도 축사를 통해 “이제 우리 종단은 어둡고 긴 터널에서 벗어나 새롭게 출발한 총무원장스님의 의지와 결단으로 희망과 화합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태고보우국사의 원융회통사상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우리의 결의를 다짐하는 축제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축사(김갑수 종무실장 대독)에서 “태고문화축제는 보우국사의 사상을 바탕으로 한국불교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불교문화행사를 넘어 지역문화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면서 “많은 분들이 이번 축제를 통해 태고보우국사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지역주민들과 서로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문화체육관광부도 국민 누구나 지역과 일상에서 불교문화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를 누리는 ‘생활문화시대’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한국종교협의회 이현영 회장도 축사를 통해 “문화가 가지는 힘은 종교의 장벽조차 뛰어넘을 만큼 강력하다. 한국종교협의회는 종교평화를 위한 문화축제의 가치를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어 오늘 이 축제의 자리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제7회 태고문화축제에서 처음 실시된 ‘고양시 불우이웃돕기’를 위한 경매가 실시됐다. 총무원장 편백운스님의 청자 식기 2인 세트, 봉원사 주지 선암스님의 ‘수련’ 사진, 총무부장 정선스님의 달마족자 등이 출품됐다.

사회자 윤경화 아나운서의 재치있는 진행으로 경매가가 올라가고 낙찰될 때마다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쾌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일부 불자들은 불우이웃돕기 보시함에 성금을 넣고 가기도 했다. 이렇게 모인 성금이 총 2,176,000원. 주최측은 지역의 소외계층을 위해 써 달라며 고양시 복지정책과에 성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2부 행사는 이번 문화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사)한국불교영산재보존회(회장 선암스님)의 영산재 시연으로 시작됐다.

영산재는 2600여년 전 인도 영취산에서 부처님이 설법하실 때의 모습을 상징화하여 재현한 장엄한 불교의식으로 구도와 깨달음의 실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영산재 시연은 기능보유자 인간문화재 구해스님이 직접 참석해 증명하고 전수교육조교 기봉스님과 인천시 무형문화재 제10호 예능보유자 능화스님, 옥천범음대학장 현성스님 등 기라성 같은 영산재보존회 회원들이 대거 무대에 올랐다.

명인들이 정성껏 올리는 영산재 시연은 반짝이는 호수물결과 오색으로 곱게 물든 단풍잎을 배경으로 너무나 장엄하고 아름다워 관객들의 가슴에 큰 울림을 주었다. 영산재 시연 마지막에는 인간문화재 구해스님이 직접 축원을 해주셨다.

이어서 김승애씨의 우아하고 처연한 살풀이춤, 퓨전국악팀 여실악의 ‘아름다운 강산’ 등 연주, 조엘라의 흥겨운 노래가 분위기를 돋구었다. 다음 차례인 소프라노 최윤희씨와 남성4 중창단 펠리치타 앙상블의 멋진 화음은 큰 박수를 이끌어냈다. 호수공원에서 듣는 소프라노와 테너의 이중창 오페라 아리아 ‘축배의 노래’는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멋진 앙상블을 연주해냈다.

차세대 트로트 여신으로 불리는 윤태화씨의 트로트가요에 이어 국악인 인기스타 박애리 씨가 무대에 올라 ‘쑥대머리’ 등을 구성지게 불렀다. 마지막 순서인 가수 진성씨가 무대에 오르자 수변무대의 열기는 더욱 고조됐다. 진성씨가 구성지게 ‘안동역에서’ 등 자신의 히트곡을 연이어 부르자 관객들도 환호하며 따라 불렀다.

짙어진 노을을 배경으로 총무원장 편백운스님이 다시 무대에 올라 폐회를 선언하면서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을거리로 즐거움을 나누고 희망으로 국민 통합의 계기를 마련한 나눔의 한마당, 제 7회 태고문화축제는 원만 회향됐다.

                글 · 사진=이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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