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족계 수계 미국인 대일스님지난 3일 봉원사 금강계단에서 구족계를 수계한 미국인 대일스님(데이비드 쥬니가. 사진)이 은사 법현스님에게 수계 소회를 밝히는 서신을 보내왔다. 편지 전문을 우리말로 옮겨 그 마음을 온 종도들과 함께 나눈다. (편집자 주)법현스님 보시옵소서스님께서도 아시다시피 저는 2005년 합동득도를 한 데 이어, 지난 주에 구족계를 받았습니다. 제가 한국을 처음 방문한 것은 2001년이구요, 그 때는 조계사에 머물렀습니다. 1995년 12월 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2002년 하바드에서 목회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임상심리연구소 박사과정에 있습니다. 2001년 6월 9일 결혼해 2007년 6월 10일 딸이 태어났습니다.대학 1년인 1989년 태권도 검은 띠를 따면서 한국불교와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미국 호스피스 오스틴 병원에서 호스피스 팀장으로 병원 직원, 자원봉사자, 인턴 등 400명을 통솔하고 있습니다. 호스피스는 6개월 정도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람들을 돌보는 일입니다. 저는 호스피스 활동을 한 1999년 이래로 저 자신이나 환자들의 종교나 종파를 초월해 모든 시한부 환자들을 도왔습니다. 전 미국 불교신자 가운데 정식으로 수계한 세 번째 승려가 되었습니다. 한 때 명상그룹을 이끌었고, 몇몇 공동체 활동도 했습니다. 예로 여름 한철 내내 티벳 독립운동 단체 조직을 돕기도 했습니다. 스님으로서 저는 태고종 승려가 된 것이 매우 영광스럽습니다. 불법승 삼보와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삼보의 능력을 믿기에 스님이 된 것이 꿈만 같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죽음을 앞둔 사람들을 위해 일하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이 극심한 고통에 처한 삶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직접 눈으로 목격해 왔습니다.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저는 불교를 더 높이 평가하게 되었고, 불교가 얼마나 과학적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구족계를 받았으므로 부처님이 가르치신 길을 목숨바쳐 가려 합니다. 소승이든 대승이든 세상 모든 불교가 다 좋은 것이지만 저는 특히 한국불교가 매우 독창적이면서도 여법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저는 승려는 결혼에 대해서도 자요로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혼해서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선명하고도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고 믿습니다. 가정을 이루는 것은 일반인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기에 훌륭한 승려가 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부처님께서 뭇중생들에게 한없는 자비심을 가지셨듯이, 가족들에게 무한한 헌신을 해야 합니다. 법현스님을 은사로 모셔 정말 기쁩니다. 은사님은 저에게 많은 걸 베풀어 주셨습니다. 이번 수계식에서 총무원장이신 운산스님을 친견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대일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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