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사회의 전개와 불교의 현대적 포교 전략’에  대한 토론문

유승무(중앙승가대학교 교수)

 

논평자(유승무 교수)
논평자(유승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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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문을 잘 읽었다. ‘불자 감소’란 목전의 사실을 고려할 때 대단히 시의적절한, 그리고 실용적이고 실천지향적인 글이란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불교의 작동 혹은 포교 활동을 사회적 맥락 속에서 논의하고 있는 연구가 거의 없는 현단계 한국불교학계의 부적절한 학문적 편향성을 고려할 때, 학문적 의의도 적지 않다는 판단이다. 바로 그러한 가치 때문에 논평자는 발표문을 좀 더 엄정하게 평가하고자 한다.

 

2

우선 세 가지 큰 문제점이 거슬린다.

첫째, 제목과 발표문의 내용이 잘 부합하지 않는다. 발표자의 의도대로라면, 그리고 발표문이 밝히고 있듯이 정보사회와 융합사회가 분명하게 구분되는 개념이라면, 제목은 ‘융합사회의 전개와 불교의 현대적 포교전략’으로 고쳐야 할 것이다. 만약 제목을 고집하고 싶다면, 발표문의 내용을 정보사회를 중심으로 재구성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제목에서 ‘현대적’이란 수식어는 오해를 유발할 뿐 실용적 의미는 거의 없다. 제거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둘째, 발표문의 제 3 장이 어색하기 짝이 없다. 해체하여 부분적으로 재활용하던가 전면 제거하던가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만약 제 3 장의 내용을 고집한다면, 선행연구의 검토만으로는 전혀 의미가 없기 때문에 정보화 이후 실제적인 종교의 변화를 역사적으로 매우 정치하고 설득력있게 제시해야 할 것이다.

셋째, 제 4 장의 경우도 포교체계에 관한 내용은 발표자의 선행연구를 요약 및 인용으로 대신하고, 융합사회에서의 포교체계나 불교계의 대응 방향을 훨씬 더 구체적으로 실감할 수 있는 내용들로 차근차근 실증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3

몇 가지 사소한 흠집도 산견된다.

첫째, 문제제기가 너무 밋밋하다. 학자들의 논의에 근거한 문제제기보다는 한국불교의 절실한 포교 문제 혹은 포교 현실에 대한 강력한 문제제기를 통해 발표자의 문제의식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이 좀 더 도전적으로 보일 것이다.

둘째, 오늘날 불교를 둘러싼 사회 환경에 대한 학문적 논의의 근거를 특정한 한 학자(김문조)의 견해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비록 융합사회에 대한 논의에 한정하더라도, 그 내용을 발표자가 소화하여 발표자의 학문적 논리(여기에 다양한 학자들의 주장을 담을 수 있다)로 재구성하여 진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이러한 유형의 글에서 흔히 발견되는 흠집, 즉 반박불가능한 이상적 요구를 담고 있는 명제나 당위적 진술도 가급적 피하는 것이 학문적으로는 더 바람직하다. 발표문의 제 5 장에 이러한 유형의 진술이 집중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넷째, 맺음말에서는 ‘그래도’ 요약과 함의를 매우 함축적으로 기술한 다음 실천적 암시를 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다섯째, ‘탈분화’나 ‘융합적 합리성’처럼, 특정한 이론적 맥락 속에서만 그 의미를 갖는 개념은 반드시 그러한 맥락을 살려서 사용하는 것이 오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개념들을 탈맥락적으로 읽으면 엄청난 오해를 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섯째 어색한 문장도 한두 개 섞여 있다.

 

4

실로 오랜만에 불교학계에서 살아있는 글을 읽었다. 발표자의 전공과 학문적 내공이 살아 있는 글에도 학문성을 거뜬히 담아 낼 수 있기에 충분하기 때문일 것이다. 발표문이 학문적으로나 실천적으로 좀 더 탄탄해진다면, 토론자로서는 그보다 기쁜 일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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