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의 표상이자 정신적 지도자이신 혜초 종정예하께서 10월 13일, 지난 1970년 창종 이래 지난해까지 여러 가지 사유로 인하여 징계를 받은 각급 피징계자들에 대한 특별일제사면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편백운 총무원장은 ‘특별사면령’과 관련한 담화문을 내어 왜 일제사면이 절실한 지에 대한 종도들의 이해를 구하고 종정예하의 특별사면령을 계기로 종도 모두 흔연한 마음으로 포용하여 하나 되는 화합 승가 이루기를 소망했다.

물론 이에 대하여 시각에 따라 부정적이거나 다른 견해를 가진 종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급변하는 시대, 큰 틀에서 종도들의 대동단결이 절실히 요구되는 현 상황에서 신임 총무원장 취임을 계기로 창종 이래 지금까지 여러 사유로 인해 종단과 괴리(乖離)돼 왔던 종도들을 바다와 같은 포용력으로 감싸 종단 안으로 받아들여 이들도 종단을 위해 적재적소에서 소임을 다하도록 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까지 종단은 화합하고 소통하면서 법과 원칙에 의거해 일을 진행해 오기 보다는 무조건 집행부가 하는 일에 동참할 것을 강요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집행으로 인하여 일부 종도들만 동참을 하고, 의견을 달리하는 종도들 간에 반목과 질시, 방관이 종단 내에 만연하였다. 이는 불협화음을 만들어 적대감을 키우거나 심지어는 새로운 종단을 만들어 종도들의 집단 탈종을 조장하는 일도 벌어졌었다.

종단의 집행기구인 총무원은 종정예하의 유시를 잘 집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하여야 한다. 우선 이번의 대대적인 사면복권에 대해 종도들에게 널리 이해를 구해, 그 분들도 종도이며 함께 나아가야 할 도반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으면 한다. 물론 사면복권된 스님들은 참회의 마음으로 책임감을 느끼면서‘한국불교태고종’의 화합과 도약을 위해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야 종도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이 진실된 마음으로 종단의 화합과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고 함께 하고자 하면 우리 종단의 모습은 확연히 달라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중앙승가강원 총동문회에서도 총무원과 발을 맞추어 10월 13일 세미나를 개최하여 태고종의 창종과 중창주 스님의 가르침을 탐구하고 종단의 나아갈 길에 대하여 토론을 하였다. 이런 일련의 행위들은 종조인 태고보우 스님의 원융사상을 실천하는 일이며, ‘한국불교태고종’이라는 명칭으로 창종을 하신 대륜세영 스님의 뜻을 이어가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태고보우스님의 탄신 716주년 다례재가 곧 다가온다. 태고보우스님을 기리는 태고문화축제와 다례재에 모든 태고종도들이 모여 ‘화합 승가’와 ‘종단 발전’을 새롭게 서원했으면 한다.

지금 종단은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주저앉아 영영 일어나지 못할 것인가 하는 기로에 서 있다. ‘특별사면령’을 계기로 우리는 서로 손을 맞잡고 떨쳐 일어나 밝은 미래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야 한다. 대립과 갈등을 화해와 융합으로 승화시켜야 할 것이다. 이 가르침이 부처님께서 일러주신 중도의 진리다.

오만과 독선은 투쟁과 파괴를 불러오고 상생과 융화는 공존과 평화를 가져온다. 우리 종단이 사회로부터 존경받고 신뢰받는 종단으로 거듭나려면 모두가 힘을 모으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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