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영산재 시연 일운스님“도량석 깨침의 소리로 시작한 시연은 신중작법, 회심곡, 식당작법, 천수바라 등 순서순서마다 때로는 폭풍처럼 때로는 잔잔한 호수처럼, 그러다가 모든 혼을 다 바치듯 열정적으로 펼쳐져 관객들을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영산재 시연 90분 내내 객석은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습니다. 부처님 법음 삼매경이었습니다. 그만큼 우리 영산재가 불교예술로서 뿐 아니라 부처님 가르침의 메시지를 여법하게 전하고 있다는 증거겠지요.”8월 22, 23일 양일간 일본 오사카 한국불교문화원 대극장에서 영산재 시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온 봉원사 영산재보존회 일운스님은 아직도 이번 공연의 감흥에 젖어있는 듯 했다.“도량석 깨침의 소리로 시작한 시연은 신중작법, 회심곡, 식당작법, 천수바라 등 순서순서마다 때로는 폭풍처럼 때로는 잔잔한 호수처럼, 그러다가 모든 혼을 다 바치듯 열정적으로 펼쳐져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징과 북 호적, 취타 등의 우리 고유 가락에 바라춤이 어우러지자 객석과 무대는 금방 하나가 되더군요. 공연 뒤 관객들이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감동에 겨워 나를 잊었다’며 소감들을 밝힐 땐 우리도 마음 뿌듯했습니다.”특히 어산단의 해사스님은 이날 공연에서 법고무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는데, 무대로 빨려들 듯 눈을 떼지 못하던 관객들은 공연이 끝난 뒤 해사스님의 사인을 받으려고 줄을 이었다고. 이날 대극장에는 일본 스님들, 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관계 인사들, 주일 외국대사관 외교관들, 현지 문화예술인들, 일본불자 및 일반시민 등 700여 명이 입추의 여지없이 모여들어 600개 좌석은 물론 복도 계단까지 가득 메운 채 공연을 지켜봤다. 아사히신문과 NHK라디오, 지역TV가 취재를 했고, 국내에서는 도쿄 홍지명 특파원의 보도로 25일 아침 KBS-TV 뉴스광장 프로그램으로 방영됐다.“영산재보존회 명예회장 인공스님과 회장 환우스님, 그리고 어산단 스님들의 정성과 노고로 이번 공연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한일 불교의식을 교류하자던 선대 스님들의 약속을 이제야 지켜드리게 돼 감개무량하다’던 인공스님 인사말씀에는 모두가 숙연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우리 공연을 위해 무대도 입체적으로 다시 꾸미고 구석구석 세심한 준비를 해 준 문화원 측에도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영산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에서 해외 주재 한국문화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영산재를 초청을 해 준 오영환 오사카 총영사와 김길명 한국문화원장, 어산단 일정을 챙겨준 문화원 기획행정팀의 강현이씨에게 특히 감사한다는 일운스님은 옥천범음대 기획차장 청산스님도 숨어 애쓴 공로가 적지 않다 귀뜸한다. 일본 공연은 2001년 한일월드컵 공동개최를 기념하며 도쿄국립극장에서 가진 시연에 이어 이번이 두 번 째다. 한국 전통불교문화의 우수성을 일본인들에게 알린 뜻 깊은 무대였다. 특히 오사카는 우리 전래문화의 뿌리가 곳곳에 배어있는 유서 깊은 곳이라 공연의 의미는 배가된다. 유네스코 등재를 앞두고 영산재 보존회는 해외시연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11월 1일에는 벨기에 정부 초청으로 현지시연을 한다. 한국과 수교 100주년 기념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되는 무대다.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은 물론 부처님 가르침을 홍포하는 차원에서도 계속 해외공연을 기획할 겁니다. 일본 범패인 성명(聲明)은 소리는 단조로우나 복식이 품위가 있더군요. 장엄미를 더 살릴 수 있도록 영산재 어산단 가사를 통일하는 문제도 검토해 볼 생각입니다. 이번에 40벌 통일을 해 봤는데 반응들이 좋더군요.”그래서 일운스님은 마음이 여유로운 중에도 몸은 늘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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