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말선초의 조각양식을 잘 반영하고 있는 지장보살상.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국립춘천박물관(관장 최선주)과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이 불기 2557년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해 6월 30일까지 각각 불교 주제의 특별전을 열고 있다.

O…국립춘천박물관은 상설전시실에서 ‘금강산의 불교 미술’ 특별전시회를, 기획전시실에서는 양양 낙산사와 공동으로 ‘관동팔경Ⅱ-양양 낙산사’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 ‘금강산의 불교 미술’ 특별전에서는 강원 회양군 장연리에서 출토된 고려 후기 금동불상, 고려 태조 왕건이 금강산을 찾았을 때 담무갈보살이 현신한 것을 소재로 노영이 그렸다는 ‘금강산 담무갈·지장보살 현신도’, 금강산 불교 유적을 묘사한 김홍도 그림 등을 만날 수 있다.

관동팔경 낙산사에는 신라의 의상과 원효·범일 스님의 설화가 전하며, 낙산사 관음보살에게 태수의 딸과 사랑이 맺어질 수 있도록 간청하던 조신스님 이야기는 춘원 이광수의 소설 <꿈>의 모티프가 되었다. 짙푸른 동해를 면하고 있는 낙산사에는 조선 초 화가인 안견의 수묵화와 더불어 강원도 관찰사를 지낸 석천 임억령의 시편이 걸려 있었다고 전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낙산사를 중심으로 한 탐승(探勝)과 그 결과물인 시문, 기행문학, 기행사경도 등과 같은 다양한 창작 활동을 다루었다. 또한 왕실과 관련된 유물 및 자료와 함께 관음신앙의 성지 낙산사의 불교미술에 대해 폭넓게 소개하고 있다. 2부 전시는 강원도 예술가들과 함께 낙산사에서 1박2일간 머물면서 낙산사의 풍광을 시와 글씨와 그림으로 되살려 전통을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했다. (033)260-1523

단원 김홍도가 정조의 명으로 그렸다고 전하는 낙산사도. 근래 낙산사 복원 때 이 그림이 중요한 자료가 되었다. 국립춘천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O…국립경주박물관은 ‘지장보살 특집전’을 개최한다. 보살은 일반적으로 화려한 보관을 쓰고 몸은 영락으로 장식하지만, 지장보살은 중생제도의 서원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중생과 친근한 모습을 하고 있다. 때로는 두건을 쓴 경우도 있는데, 이마에서 관자놀이까지 천을 두르고 귀 뒤로 하여 어깨까지 내리거나, 두건으로 머리를 감싸고 이마 부근에서 끈 모양의 천으로 좌우 귀 앞에서 묶어 두 가닥을 앞으로 내리거나 한다. 두건을 쓴 지장보살은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그 예가 없고, 둔황이나 투루판 등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일부 보이나 우리나라의 두건형 지장보살도와는 그 모습이 다르다. 이러한 유형의 지장보살상은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독특한 도상이다.

이번에 전시된 ‘지장보살도’는 근대 조성된 것으로 스님의 모습이며 왼손에는 보주를 들고 연화좌에 혼자 서 있다. ‘지장보살상’은 두건을 쓰고, 양 손을 단전에 모아 보주를 들고 있다. 조각은 섬세하며 여말선초의 조각양식을 잘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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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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