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겸 이태승 作 '원왕생도'. 37.2×30.2㎝. 화견에 천연안료와 천연 염료.

 
가없는 중생의 아픔 끝없는 중생의 소원 / 얼마나 애달팠으면 천의 손이 되셨을까. / 얼마나 사랑하였기에 천의 눈을 하셨을까.

갤러리 한옥(02-3673-3426)에서 열리고 있는 '천강에 밝은 달- 월인천강전(月印千江展)' 전시회의 불화 '천수천안관음장생도'에 들어가 있는 시구(詩句)이다.

5월 23일까지 열리는 의겸 이태승 교수(용인대 회화학과, 간송미술관 연구위원)의 세 번째 개인전에는 30여년 불화에 전념해온 작가의 공력 가득한 불화 10여점이 선보이고 있다.

'월인천강전(月印千江展)' 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태승 교수는, 천강에 밝은 달 비치듯 부르기도 전에 곁에 와 계시며, 중생 있는 곳마다 이미 함께 하는 관세음보살님을 자비스런 어머니의 모습으로 그렸다. 독특한 연화좌(蓮花座)의 관세음보살은 구원과 자비의 상징답게 편안한 자세와 얼굴로 복잡하고 고단한 삶을 사는 현대인들을 어루만지는 '무언설법'을 해주고 있다.

천연안료와 천연염료만을 사용한 아름다운 채색이 극세필과 어우러져 은은한 아름다움을 나타내며 전통진채화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그림과 그림에 함께 들어 있는 글을 보고 있으면 중생의 산란한 마음이 어느덧 정화되는 힐링(healing)의 메시지까지 느껴진다.


이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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