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서의 두 번째 공연까지 스님 40명을 포함하여 100여명이 동참되는 공연을 성공리에 끝낸 한국대표팀은 이제 메인무대인 카미엘에서의 공연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카미엘 국제무용제에서 불교문화예술이 메인무대에 오른 것은 처음이라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대표단 일행은 아코 시장의 초청리셉션에 초대되었고 시장의 환영을 받았으며 야외공연장(카미엘)에서 오프닝 갈라 공연을 관람하였다.이스라엘 군인설립 6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은 무대 위에 300여명이 오르고 무대밖에 150여명이 출연 군인들이 무대를 채워 공연하는데 내심 놀라왔다.한국 공연팀은 리허설 및 장비준비를 하였고 전날 오진수 음향감독의 국립극장 복귀요청으로 귀국하여 이스라엘 기술진과 음향조율을 하였다.한국 알리는데 큰 역할이스라엘 오프닝공연이 끝나고 한국 공연팀은 새벽6시까지 리허설로 다음날 있을 카미엘에서의 공연을 준비하였다. 하지만 음향이 맞지 않아 음향문제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다음날 대표팀은 갈릴리와 나사렛지역 관광을 하였고, 공연팀은 카미엘 야외공연장에 도착하여 공연준비및 스태프 회의와 시스템체크 등 분주하게 오후공연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카미엘 야외 공연장은 무대가 워낙 넓으니 연출을 맡은 김영렬 감독과 김향금 무용총괄교수는 답사시에 현지 무용수 40명을 고교생으로 조달받아 조교를 붙여 간단한 춤동작을 익히게 하여 준비해두고 있었다.영산재(靈山齋)는 인도 영취산(靈鷲山)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이 여러 중생을 모아놓고 법화경을 설하시는 모습을 음악과 노래와 춤으로 재현한 의식이다.불교음악인 범음범패(梵音梵唄)에 나비춤 법고춤 등 무용적 요소, 부처나 보살의 모습을 그린 괘불과 감로탱화 등 미술적 요소가 더해져 불교예술의 정수로 꼽힌다.이번 ‘영산회상-니르바나‘는 여기에 한국 전통공연까지 요소요소 집어넣었다.전통과 현대성 접목 ‘신선’연출가 김영렬교수는 20대말 실험극장에서 연극 ‘에쿠우스’로 우리나라 연극사상 최초로 장기 공연을 한 연출가이다. 이러한 능력을 인정받아 KBS에 입성, 유명인중 심형래, 이주일, 김형곤, 김미화 등 우리나라 최고 코미디언들을 등장시켰으며 드라마 ‘손자병법’, 국악프로 등 예능을 두루 섭렵하였지만, KBS 제작국장시절 ‘영산재-니르바나’에서 국립국악원 개관50주년 영산재 연출 섭외 후 지금까지 가장 한국적인 사상을 담은 ‘영산재-니르바나’에 희망을 걸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제24회 카미엘 국제 무용제(7월 12일~14일)대표단의 단장으로 태고종 총무원장 인공스님의 인사말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2만5천석의 야외무대를 꽉 채운 관객석을 각 종단 총무원장님을 선두로 하여 관객석 중앙을 통과하며 시련 의식이 시작되었다. 관객들은 낯선 나라 한국스님들의 출연에 조용히 응시하였다. 법고무와 거령산, 봉청, 바라무 등 영산재의식과 설장고, 화관무, 상모놀음, 모듬북에서 커튼콜까지, 숨죽이면서 90분간의 영산재의식을 관람하는 이스라엘 관람객의 마음을 사로잡아 열광시켰다.카미엘 24회 동안 공연을 한 팀 중 손뼉치고 춤추고 관객들이 스테이지에 나와서 사진 찍고 스텝들과의 교류를 나누고자 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라 했다. 대한민국의 올림픽도 24회에 성공했는데 카미엘에서의 ‘영산재-니르바나’도 24회에 이스라엘에 한류를 심고 있는 순간이었다. 유대교성지에서 한국불교문화가 이슈가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큰 성과였다.이스라엘 관람객들은 낯선 대한민국 불교문화를 접하면서 어색함 없이 한류의 매력에 흠뻑 취해 있는 듯 보였다. 필자도 공연 인원이 워낙 모자라 공연을 같이 하면서 촬영을 겸해야 하는 바쁜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잔디밭까지 가득 채운 관람객들을 보면서 환희심에 힘든 줄도 몰랐다. 이런 기분에 스타들이 뛰고 있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카미엘 국제무용제는 세계 최고의 무용제로 각 나라의 최고 무용단만 초청되며, 이 공연이 공연기획사를 통해 해외시장으로 나아가게 된다. 카미엘 페스티벌 조직위원회와의 20여년 인연을 맺으면서 15년전 김향금 교수, 창원무용단이 공연을 했고 우리나라 국립무용단이 메인무대에 오른 적이 있다.이들이 왜 불교적인 작품을 초청했겠는가? 이는 지금 서구에서 불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앞으로 150~200년 가까이 동양의 정신이 이들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 그들도 이러한 사실을 간파한 것이 아닌가 한다. 현지 교민인 이은진(인도무용수)씨는 “이곳 카미엘의 인구가 5만명인데 한국인이 3명 살고 있을 정도로 한국이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며 “영산재 공연이 한국을 알리는 큰 역할을 톡톡히 했다”며 한국인임이 자랑스럽게 느껴졌다고 토로했다.왕(王)의 복식을 하고 출연한 주 이스라엘 마영삼 대사는 이스라엘 관객들의 기념촬영 요청에 응해 주면서 왕의 복식을 벗을 줄 모르고 있었다.무대행사는 다양했지만 영산재 전통문화유산이 희석이 되지 않고 생명력을 얻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변화를 해야 함을 느꼈다. 전통에 현대성을 접목시킨 ‘영산재-니르바나’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신선한 느낌과 충격을 줄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글. 사진= 성지스님(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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