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 대중스님이 관음보살상을 원통전으로 모시기 위해 성보박물관에서 이운하고 있다.


진위논란에 훼손 우려 성보 박물관에 모셔와
종단 발전 막는 음해 중단을…각성 계기 마련

진위논란으로 지난 1년간 수난을 겪어야 했던 태고총림 선암사 원통전 목조관음보살상(전남 유형문화재 169호)이 그동안의 아픈 상처를 씻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와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게 됐다.
태고총림 선암사는 진위논란의 소용돌이를 피해 지난 1년간 성보박물관 수장고에 보관해왔던 관음보살상을 7월 29일 본래의 자리인 원통전으로 이전 봉안했다.
혜초 종정예하를 증명으로 모시고 이운산 총무원장스님을 비롯한 종단간부스님과 권금용 선암사 주지스님, 정지허 칠전선원장 등 선암사 대중스님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된 이날 봉안법회에서 이운산 총무원장스님은 봉안사를 통해 “부처님께서는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이라고 하고 진실인 것을 진실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은 잘못된 생각에 사로잡혀 진리에 도달할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고 전제한 뒤 “관음보살상 진위논란 사건은 한 사람의 잘못된 생각과 행동이 그가 속한 단체와 사회에 얼마나 많은 악영향을 미치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준 선례로 남게 되었다”며 “현재 종단 내에 불고 있는 상승분위기 또한 잘못된 판단과 행동 등으로 그 기운이 꺾기지 않도록 태고종도 모두가 정견의 지혜를 가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권금용 주지스님도 인사말을 통해 “선암사는 아도화상이 창건한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선지식을 배출하여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를 선도해왔으며 특히 근세에는 불교분규의 아픔 속에서도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전통불교 문화의 맥을 올곧게 이어오고 있는 유일한 사찰”이라고 소개하고 “관음보살상 진위논란으로 빚어진 일련의 사태들을 거울삼아 선암사가 태고종 총림으로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종도와 불자들의 애정 어린 관심과 후원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관음보살상 진위논란은 지난해 8월 당시 선암사의 일부 스님들이 관음보살상이 진불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촉발됐다.
이에 따라 선암사는 관음보살상의 훼손을 우려해 곧바로 관음보살상을 성보박물관 수장고로 이전 보관한 뒤 진정인과 함께 공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문화재 전문위원에게 감정을 의뢰, 진불임을 확인 받았다. 이 과정에서 관음보살상이 1697년 호암스님에 의해 조성되었다는 복장유물을 새롭게 발견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문화재전문위원의 감정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다시 순천경찰서와 광주지검 순천지청에 당시 선암사 주지 지허스님을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순천지청은 진정인 및 피진정인, 순천시 문화재 담당 공무원 등 관련자들을 조사하고 서울대 기초과학교육연구공동기기원에 방사성탄소연대측정을 의뢰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 지난 1월 24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해당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순천지청은 사건 수사를 종결하고 낸 보도자료를 통해 “단국대 박물관장인 정영호 교수(전 문화재전문위원)와 순천대 최인선 교수(선암사 도록 불상분야 책임자) 등 권위있는 감정인들의 감정결과와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 및 연대 눈금 맞춤결과에 의거해 도출한 결론”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서울대 기초과학교육연구공동기기원은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결과 발표를 통해 “관음보살상의 몸통은 400년 전, 팔은 410년 전의 것(각 오차범위 50년)”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서울대 공동기기원은 “세 번의 측정결과를 평균한 값으로, 시료 준비·측정과정에서 발생하는 동위원소 비의 변화를 기준치(델타13승=-25%)로 보정해 나온 통상적인 방사성 탄소연대”라며 “외부오염원이 될 수 있는 탄산염을 제거하고 산 및 염기처리 과정까지 거친 완벽한 고밀도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결과로서 국내 최고의 장비를 사용한 정확한 측정값임을 자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선암사 원통전 관음보살상은 조선 숙종 때인 1697년 호암대사가 조계산 장군봉 배바위에서 100일 기도 중 관음보살을 친견하고 그 모습 그대로 조성하여 모신 불상인데, 이 관음보살상에서 100일기도를 올리고 순조 임금을 낳는 등 영험 있는 보살상으로 알려져 있다.
신원식 기자

저작권자 © 한국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