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니 바라이죄 8개 조항 중 마지막은 팔사성죄계(八事成罪戒)이다. 비구 승가에서 자잘한 사고만 치고 다니며 비구계 제정의 동기를 제공한 6군 비구가 있었다면 비구니 승가에는 6군 비구니가 있었다. 『빨리율』에 의하면 본 조문은 6군 비구니가 염심(染心)으로 염심이 있는 남자와 행한 여덟 가지 그릇된 행위(八事)가 인연담이다. 조문을 보면 다음과 같다.“만약 비구니가 유루심으로 유루심 있는 남자가 [그비구니의] 손을 잡는 것을 수락하고(捉手), 옷자락을 잡는 것을 수락하고(捉衣), 혹은 함께 서고(共立), 혹은 함께 말하고(共語),
24절기는 각각 어떤 계절 또는 날씨의 변화 등을 알려주는 분기점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한 해의 절기 중 세 번째인 경칩(驚蟄)은 삼라만상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절기로서 이 무렵에 옛사람들은 첫 번째 천둥 치고 그 소리에 놀란 벌레들이 땅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농촌에서는 산이나 들판의 물이 괴어있는 곳에 겨울잠에서 깬 개구리나 도롱뇽 등이 낳은 알을 건져다 보양식으로 먹었다는 이야기도 전해 내려온다. 또 이날은 흙이 가장 길(吉, 복이 있는)한 날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에 집의 담장을 보수하거나 외벽에 흙을 바르는 작업을 했다. 또
요즘 차상이나 차선생의 문제점에 대한 평가가 유튜브나 책에 실리기 시작했다. 그냥 기호품인 차를 왜 선생이 파는지 모르겠다는 말도 적지 않다. 스님이나 목사, 신부 등 보이차를 좋아하는 성직자는 대부분 차상이라고 봐야 한다는 극단적인 말까지도 나온다. 다도를 가르치는 훌륭한 선생님들이 왜 차를 판매할까? 스승과 제자로, 성직자와 신도로 만났는데 왜 정으로 주고받아야 할 차가 매매의 대상인 상품이 되어야 할까? 돈이 오고 가는 관계가 된다는 말인데 이것이 다도의 길인가? 임희첨 대표도 이런 근원적인 문제 제기를 늘 아무런 거리낌 없이
비가 내리고 싹이 튼다는 우수(雨水)는 24절기 중 두 번째 절기다. 속담에 ’우수경칩에 대동강 물 풀린다‘고 하는 말이 있다. 우수는 눈이 녹아서 비나 물이 된다는 날이니 봄기운이 서리기 시작하는 절기이다. 꽃샘 추위라 하여 매서운 추위가 잠시 기승을 부리지만 아무리 춥던 날씨에도 얼음은 녹고 날은 풀린다. 우수에 관한 옛 문헌에 보면 우수에는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 물가에 차례로 늘어놓는 습성이 있는데 사람들이 보기에는 제물을 차리고 제사를 지내는 것처럼 보였기에 옛사람들은 우수가 지난 뒤의 5일을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 수신(水神
빨리어 율장을 기준으로 비구계는 227계, 비구니계는 311계이다. 이중 비구계와 비구니계에 공통으로 설해진 계율을 공계(共戒)라 하고 양쪽 중 어느 한 승가에만 설해진 계율을 불공계(不共戒)라 한다. 『빨리율』의 비구니계 중 불공계에 해당하는 조문은 총 130조이다. 이는 바라이법 4조, 승잔법 10조, 사타법 12조, 바일제법 96조, 바라제제사니법 8조이고 중학법과 멸쟁법은 불공계가 없다. 본 연재에서는 비구계에 설해지지 않은 비구니계를 설명하기로 한다.비구니가 승가에서 추방되는 바라이죄는 총 8개 조항이 있고 이 중에서 4개
“왜 백화점이 잘되는데요! 차 하는 사람들이 꽉 막혀서 매우 놀랐습니다.”임희첨 대표는 무슨 간증모임에서나 들을 수 있는 이야기를 갑자기 훅 던진다. 차인들이라고 하기에는 뭐하지만 ‘차상’들이 수행을 하는 사람인 양 말하는 것이 조금 답답하다고 전한다. 차를 파는 사람은 ‘고객’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끔 박리다매로 정말 대재벌회사의 영업마진 처음 몇 프로만 받고 보이차를 파는 것을 보지 못했다면 수긍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르겠다.“돈 많이 있다고 나눠주는 사람이 세상에 있느냐? 나는 지금 나눠주는 중이다”충격적인 이야기를 술술하
중국 남송시대의 야보도천(冶父道川, 생몰미상)은 임제선사의 6세 법손이다. 야보선사의 당송의 문장에 대한 해박한 이해와 선정의 세계는 그의 시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특히 뛰어난 시적 상상력으로 금강경의 내용을 게송으로 답한 것이 주옥같은 그의 《천로금강경》이다. 그런데 언어의 절제와 응축, 비유와 상징으로 깨달음의 미학을 보여주는 선사들은 미혹의 세계에서 살다가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을 ‘귀향’이라고 표현하였다. 야보선사의 ‘고향 길을 밟으니’는 “지금, 여기, 나”라는 절대적 현재에 비추어 ‘참된 자기’를 찾았음을 담아내고
정관 일선(1533-1608)은 사명 유정 · 편양 언기 · 소요 태능과 함께 ‘서산 4대 문파’의 맏형으로, ‘정관문파’를 이루었다. 15세에 출가한 선사는 법화신앙에 심취하여 법화경을 부지런히 독송하였고, 또 그 공덕의 뛰어남을 역설하였다. 선정과 지혜로 용맹정진의 수행을 강조하였던 선사는 보고 듣는 감각은 현상에 불과한 것이니, 보고 들음에 구애되지 않으면 텅 비고 맑은 본래심이 드러남을 이렇게 설파하였다.듣지 못하면서 자성을 듣고 不聞聞自性보지 못하면서 참 마음을 보고 無見見眞心마음과 성품 모두 잊는 그 곳에 心性都忘處텅 비
입춘(立春)은 음력 1월, 양력 2월 4일경이다. 봄으로 접어드는 절기로 새해를 상징한다. 농사의 기준이 되는 24절기의 첫 번째 절기라 이때 보리 뿌리를 뽑아서 보는 농사점을 행했다. 보리 뿌리가 셋만 되면 풍년든다고 하였으며 뜻밖에 많은 눈이 내릴 수 있다고 하여 ‘입춘날 내린 눈 작대기 잠긴다’는 속담도 있다. 입춘에는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같은 입춘첩(立春帖)을 써붙인다.어둡고 긴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입춘절기가 되면 일 년 농사의 시작이 되기에 입춘에 내리는 비를 입춘수(立春水)
지난번 노차에 대한 환상을 깨라는 말을 인용한 적이 있다. 그건 상태가 좋지 않은 노차를 비싸게 사는 일부 극단적인 예에 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노차가 필요 이상 비싼 것도 사실이다. 가성비를 따지는 게 그다지 내키지 않지만, 80년대 차가 이미 천만 원 이상을 호가하고 나아가 몇천만 원이나 하는 것을 보면 말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적지 않은 차인들이 ‘그런 것을 사먹을 바에는 “소고기, 아니 우리 한우를 사드세요”라고 하나 보다.여하튼 수천만 원이나 수억을 주고 사먹을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먹어도 좋지만 그게
지난 61회 연재에서 짧게 언급한 식카마나(sikkhamānā, 한역; 式叉摩那, 正學女) 제도는 사미니에서 비구니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2년의 수련 기간으로 태고종 종도들에게는 상당히 생소한 단어이다. 그러나 본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남방불교 국가나 조계종에서는 7부 대중(비구, 비구니, 사미, 식카마나, 사미니, 우바새, 우바이)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사미니가 비구니로 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 인식되고 있다. 즉 율장에 근거하여 사미니에서 바로 비구니가 될 수 없고 2년 동안 계를 지키고 공부한 식카마나만
24절기 중에 스물세 번째 절기‘작은 추위’이지만 겨울의 절정축월은 오상으로 신(信)에 해당‘심우도’ 사찰 법당 벽화로 등장음력(陰曆)으로 2022년 12월 15일 양력(陽曆)으로 2023년 1월 6일은 24절기 중 스물세 번째 절기로 작은 추위라는 의미를 지닌 소한(小寒)이다. 절기의 의미상으로는 대한(大寒)이 가장 추워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지리적 차이로 인해 소한(小寒)이 1년 중 가장 춥다고 한다. 속담도 꽤 많다. “소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있어도 대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없다. 대한이 소한이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
비구니 팔경법 중 제2경법의 조문은 다음과 같다“비구니는 비구가 없는 주처(住處)에서 우안거를 해서는 안 된다. 이 법을 목숨이 다할 때까지 존경하고, 존중하고, 숭배하고, 공경하여 목숨이 다하도록 절대 범해서는 안 된다.”우안거에 대한 지역적 범위를 규정한 제2경법은 제3경법부터 제6경법까지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제3경법에 명시된 바와 같이 비구니가 비구 승가에 포살에 대한 질문과 교계를 받으러 가기 위해서, 그리고 제4경법의 우안거의 마지막 날 자자를 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비구가 있는 주처에서 우안거를 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곡 처능(1619-1680)은 8,150여자에 이르는 장문의 상소문 〈간폐석교소〉를 올려 불교탄압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시정을 간청함으로써 강력한 ‘호법의지’를 보여주었다. 죽음을 무릅쓰면서까지 불교 교단을 지켜내려 했던 백곡의 응결된 ‘호법의지’가 다음의 시에서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잘 드러나 있다.步步出山門 걷고 또 걸어서 산문을 나오니鳥啼花落後 새 울고 꽃은 이미 떨어졌네.烟沙去路迷 모래사장에 안개 끼니 가는 길이 헷갈려서獨立千峯雨 비 내리는 수천 봉우리에 홀로 서 있네.산문을 나오니 꽃잎 지고 새가 울고 있다. 그런데 세상을
우리나라에서 보이차를 취급하는 사람 가운데 최대 거상의 한 사람인 대평보이차 임희첨 대표는 요즘 대평보이차 정기구독자를 모집 중이다. 보이차 등을 소량씩 부담 없는 가격으로 담아서 회원들에게 선보이는 월 단위의 차구독 서비스라고 한다. 작년에는 빙도 파왜이 한편을 주고 12달 동안 매달 선물 같은 차 3종을 보내줬는데, 올해부터는 그냥 3종만을 받고 더 저렴한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한다.결국 1년 동안 매달 회원들이 마실 수 있는 차 3종을 택해서 80g 씩 작게 포장해서 보내주겠다는 말이다. 조금씩 더 넣어서 240g이 아닌 250
함허득통(1376~1433)은 어린 나이에 성균관에 입학하여 수학했지만 21세 때 동료의 죽음을 보고 삶의 허망함을 깨닫고, 관악산 의상암에서 삭발염의 하였다. 다음해 양주 회암사에서 무학에게 가르침을 받아 지공-나옹-무학의 선맥을 이었다. 특히 《현정론》을 통해서 배불의 부당함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불교의 정체성을 변호하고 지켜냈던 함허는 운악산 현등사에 주석하면서 자연의 이법 속에서 ‘본래면목’의 깊은 뜻을 감응하곤 했다.운악산 자락이 보듬은 현등사바위에 떨어지는 높고 낮은 물소리천길 만길 멀리에서 흘러오는 물이로되바다에 이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