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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부도천의 선시야부의 속성은 추(秋)씨이고 이름은 삼(三)이다. 생몰연대가 불분명하나 송나라 때 활동한 것으로 나타난다. 도겸 선사에게 도천이라는 법명을 받았고 정인계성(淨因繼成)의 인가를 얻어 임제(臨濟)의 6세손이 되는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야부는 특히 『금강경』을 통해 자신의 선지나 가르침을 후학에게 전했다. 그 전하는 방법은 주로 송이나 시로 이루어졌는데 매우 간결하고 함축적이며 전하는 활구(活句)가 백미로 통한다.대그림자 뜰을 비질하고 있다먼지 하나 일지 않는다달빛이 물밑을 뚫고 들어간다수면엔 흔적 하나 남지 않는다.借
기획연재
김군도
2020.04.1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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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설(大雪)에 눌려하늘을 날던 까마귀 떼가들판에 내려앉았다새까맸다공즉시색!팔만(八萬)의 바다,그 눈밭을 걸어,하염없이 걸어,가릉빈가* 같은 그녀가지평선을 넘어갔다사라졌다색증시공!하늘도 땅도 없었다눈뿐이었다✽가릉빈가: 이 새는 티베트 불경에 나타나는 상상의 새로서 그 형상이 인두조신상(人頭鳥身像)인데, “자태가 매우 아름다울 뿐 아니라 소리 또한 아름답고 묘하다”고 해 묘음조(妙音鳥)·호음조(好音鳥)·미음조(美音鳥)라고도 하며, “극락에 깃들어 산다”고 해 극락조(極樂鳥)라고도 부른다.-나는 「여승(女僧)」이라는 제목의 시 두 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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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벽
2020.03.3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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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골목, 이렇게 흰 눈 가득 쌓이는 날이면, 2월,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 그날, 보았던, 당신의 큰 눈동자가 생각납니다 그날, 당신은 큰 눈동자 가득 대설(大雪)을 담고 왔지요 대설 같은 큰 순결 담고 왔지요 그 대설에 나 얼굴 파묻으며 오래 눈물 흘리고 싶었지요 살얼음 같은 첫사랑, 하고 싶었지요 심장 쿵쿵, 수류탄 같은 첫사랑, 하고 싶었지요 먼 세월 지나도록 당신은 아무 말씀 없으셨지요 고사(古寺)처럼 적막했지요 나는 날마다 법당에 올라 기도했지요 우리 첫사랑 이루어지길, 우리 대설 녹지 않기를, 그때마다 탱화 속에서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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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벽
2020.03.1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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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조법연의 오도송산자락 한 마지기 노는 밭이여두 손을 모으고 어르신께 묻나이다.몇 번이나 되팔았다 다시 사곤 했는지요솔바람 댓잎 소리 못내 그리워.山前一片閑田地 叉手叮嚀問祖翁幾度賣來還自買 爲憐松竹引淸風임제종 문하 양기파의 3대 법손 오조법연(五祖法演 ?∼1104)의 오도송이다. 그의 깨달음 은 '댓잎'에 연결돼 주목되고 있다. 여기에서 '노는 밭[閑田]'은 우리의 본성을 의미한다. 우리는 온갖 현상과 환상에 취해 본성을 저버리기 일쑤다. 현상과 환상에 취하면 분별심이 일게 마련이다. 분별심이야말로 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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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도
2020.03.1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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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다는 것에 대하여 맵다는 게 이런 것인가 1월 첫날 허공에,까치 한 마리가 앉아 있다가난한 가지에가난하게 앉아 있다모든 것을 생략한 채점으로 앉아 있다 평생 토굴에서점으로 살다가 입적한스님이 생각난다맵게 살다가 간노스님이 생각난다 생략하고 사는 동안얼마나 가벼웠을까생략하고 사는 동안얼마나 매웠을까 무소유란 게 그런 것일까매운 것이란 게 그런 것일까생략이란 게 그런 것일까 1월 첫날의 허공그 가난한 겨울 나뭇가지에가난하게 앉아 있는까치 한 마리 골방 같은 토굴에서평생오후불식*을 하고 가신노스님 나도,매운 까치가 되고 싶다 가난한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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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벽
2020.03.0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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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좌주의 오도송선시로서의 백미로도 꼽히는 당대(唐代)의 양좌주(亮座主)의 오도송은 기존 선사들과 다른 특별한 분위기와 맛을 안겨준다. 양좌주는 팔만장경을 두루 섭렵하여 경전강의에 있어서 독보적인 존재로 인식되고 있었다. 좌주는 강사를 높여 부르는 호칭이다.삼십년이나 아귀로 지내다가지금에야 비로소 사람의 몸 되찾았도다청산에는 스스로 구름의 짝 있나니동자여, 이로부턴 다른 사람 섬기라.三十年來作餓鬼 如今始得復人身靑山自有孤雲伴 童子從他事別人양좌주가 그의 스승 마조도일 선사를 친견해 깨달음을 얻고 나서 이 오도송으로 그의 제자들을 해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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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도
2020.03.0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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