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은 예년과 달리 눈도 많이 오고 동장군의 기세도 매서운 편입니다.겨울에 눈이 많이 와야 다음 해에 풍작이라고 하는데 내년에 풍족한 추수를 조심스레 예상해 봅니다.이와 같이 매서운 추위에도 제가 머물고 있는 봉원사 각법전에는 간절한 염원을 담은 기도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빈승도 그분들의 간절한 신심을 대할 때 마다 저도 모르게 고개가 숙여집니다.우리 불가에서는 새벽종성과 망자를 위한 시식을 베풀 때 항상 빠지지 않고 거행하는 장엄염불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이 가는 대목이 ‘오종대은 명심불망’(五種大恩 銘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이형기의 〈낙화〉에서 인용 눈 내리는 겨울이면 필자가 책장에서 꺼내서 다시 읽는 소설이 있다. 후가사와 시치로의 〈나라야마 부시코(楢山節考)〉이다. 이문열 작가는《세계명작산책》에서 이 작품을 아래와 같이 해설했다.“‘우리는 이런 소설의 출현을 위해 50년을 기다려왔다.’이십여 년 전 내가 처음 〈나라야마 부시코〉를 읽고 난 뒤 받은 느낌도 일본 문단의 그것에 비해 작지 않았다. 그것은 감동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전율이었다. 그때 이미 문학청년이 되어 있던 나는
우리는 살면서 수없이 많은 사람을 만나고 무수히 많은 일을 겪는다. 그런 과정에서 무한한 어려움에 부딪치게 되며, 끝없는 고통을 받는다. 물론 잠시 잠깐의 즐거움도 있지만 이는 상대적인 즐거움일 뿐 근본적으로는 무상한 일들의 연속이어서 괴로운 일인 것이다.부처님께서는 생명 있는 모든 존재들은 사고팔고(四苦八苦)를 겪는다고 설하셨다. 태어났으니 늙고, 늙었으니 병들고, 병들었으니 죽는다는 생로병사의 이치는 그 누구라도 부정할 수 없으며 피해갈 수 없다.또한 한편으로는 사랑하는 존재와 헤어져야 하는 애별리고(愛別離苦), 삻어하는 존재와
하도겸(나마스떼코리아 대표)정말 오랜만에 다시 네팔 현지 봉사를 떠나게 되었다. 중국발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은 우리네는 물론 전인류의 삶을 참 많이도 변화시켜놨다. 감염병 방역으로 인해 해외에는 나갈 엄두도 못내게 하고 실제로도 못나가니 당연히 현지 봉사활동은 꿈도 꿀 수 없었던 3년이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햇수로는 4년 만에 찾아가는 네팔이어서 한편으로 매우 설레인다.산골 오지 마을인 땅띵에도 도로가 들어오고 버스도 다닌다는데.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반길까? 그리고 그때 초등학생이던 어린이들은 이제 질
한국불교태고종이 1월 8일 신년하례 및 종단 시무식을 가진 자리에서 올해를 ‘태고종의 해’로 만들겠다며 도약과 발전을 위한 화합을 다짐했다.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신년하례 인사말을 통해 “종도들을 직접 찾아 뵈며 종단 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지만 부족한 점이 많다”며 “외부적으로 문제점을 발설하지 말고 내부적으로 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고언을 해주신다면 더욱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이어 “우리가 한마음을 모아 나아간다면 태고종의 발전과 위상은 더욱 올라갈 것이다”면서 “2024년은 태고종도의
대한민국은 위대하다. 세계적인 팝아티스트들을 배출하고 있고 영화 예술 분야에서도 국제대회의 대상을 거머쥐는 소식들이 연이어 들린다. 스포츠 분야 역시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은 세계적 스타로 활약중이다. 이런 우리나라가 자살률에서도 OECD국가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2022년 통계에 따르면 10만 명당 자살률은 25.2명으로 OECD에서 가장 높다. OECD 평균이 10.6명인데 비해 2배 이상의 수치다. 그것도 10~30대의 자살률이 높다. 새해 벽두 이런 얘기로 우울하게 만드는 게 아쉽지만 희망을 만들기 위해 불가피 언급하는 것
불교라는 종교를 믿음으로 갖고 살다가 왜 출가 수행자가 되는 어려운 길을 택하였는가 하는 의문을 스스로 던질 때가 있습니다.그 이치는 대부분 수행자의 목적에서 해답을 찾게 됩니다. 즉 자각각타(自覺覺他) 각행원만(覺行圓滿)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을 통하여 전법도생(傳法度生)하고자 함일 것입니다.매년 선암사 정수원에는 행자 스님들이 입방하여 참수행자가 되기 위하여 어렵고 힘든 교육 기간을 거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는 첫 걸음일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출가 수행자의 염원은 성불에 있습니다.한국불교 전통,
하루라는 오늘 오늘이라는 이 하루에뜨는 해도 다 보고 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더 이상 더 볼 것 없다고알 까고 죽는 하루살이 떼죽을 때가 지났는데도 나는 살아 있지만그 어느 날 그 하루도 산 것 같지 않고 보면천년을 산다고 해도 성자는 아득한하루살이 떼 - 오현스님의 〈아득한 성자〉 전문 위 시편은 2연으로 돼 있다. 1연에는 “뜨는 해도 다 보고 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 알 까고 죽는 하루살이 떼”의 삶이 묘사돼 있는 반면, 2연에는 “죽을 때가 지났는데도 살아 있지만 그 어느 날 그 하루도 산 것 같지 않은” 시적 화자의 회한(悔恨
이병두종교평화연구원장이번 겨울에는 어느 해보다 비와 눈이 자주, 많은 양이 내린다.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야 다가오는 봄에 물이 넉넉해서 풍작을 기대할 수 있다’는 옛날 어른들의 말씀을 떠올리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는데, 그리 편하게 생각할 수만도 없겠다.지난 1월 6일 〈연합뉴스〉가 전한 뉴스에서는 “새해 첫 주부터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서유럽 국가들은 수일간 이어진 폭우로 물난리가 났고 북유럽에는 25년 만에 기록적 한파가 닥쳐왔다. 영국에서는 1월 4일부터 밤새 쏟아진 폭우로 전역에 300여
푸른 용의 해인 갑진년 새해를 맞으며 모든 이들은 서로의 가슴 속에 희망과 기대에 찬 크나큰 목표를 세운 가운데 어느덧 1월의 중순을 맞고 있다.우리는 항상 새해를 맞으면서 새롭고 결의에 찬 계획을 세우곤 한다.‘ 올해에는 꼭 취업의 문을 뚫고야 말리라.’‘ 새해에는 무슨 일이 일이 있어도 필히 다이어트에 성공하리라.’‘ 이번에는 기필코 승진을 하리라.’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의 삶은 치열한 경쟁을 거쳐서 안정된 직업을 구하고 물질적 풍요를 누려야 행복하고 만족한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현대 경제
한 해가 가고 불기 2568년 갑진년 새해가 힘차게 솟아올랐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송년모임에 이어 신년 단배식을 통해 조직과 단체의 화합을 도모하게 됩니다. 이런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음식문화입니다.음식문화는 그 부류의 신분과 경제적 수준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사회적 신분과 경제적 수준이 높을수록 음식도 고급화로 가게 됩니다. 우리 사회는 현재 물질적으로 빈약했던 과거에 비해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습니다. 유튜브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각종 맛난 것을 소개하는 먹방과 유명음식점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맛나
허리도 펴고 앉지 못한, 머리 위에 조그만 향로를 얹은 채 우는 듯한, 웃는 듯한, 찡그린 듯한, 고뇌와 비원이 서린 듯한, 그러면서도 무어라고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이랄까 아픔 같은 것이 보는 사람의 가슴을 콱 움켜잡는 듯한, 일찍이 본 적도 상상한 적도 없는 그러한 어떤 가부좌상이었다. 김동리 불교문학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등신불〉의 한 대목이다. 소신공양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등신불〉은 1961년 11월 《사상계(思想界)》 101호에 발표됐고, 1963년 정음사(正音社)에서 동명으로 출간된 단편집에 수록됐다.이 작품은
불기 2568년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가 밝았다. 힘차게 떠오른 태양은 희망과 기대, 설렘이라는 새해 선물을 우리에게 안겨줬다. 해가 바뀔 때마다 덕담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격려하는 일은 우리의 오랜 풍습이다. 하지만 우리 앞에 놓인 엄혹한 현실과 불안한 미래를 보며 막연한 희망과 기대에만 머물 수는 없는 일이다.나라 안팎의 사정이 매우 어렵다. 경기침체와 가계부채 등으로 서민들의 팍팍한 삶은 개선될 기미가 안 보인다. 정치권은 민생문제를 외면한 채 다가오는 총선거를 앞두고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쟁에만 바쁘다. 노사문
한주영(불교환경연대 사무총장)부처님의 가르침을 한마디로 하면 연기라고 합니다. 모든 존재나 현상은 무수히 많은 원인과 조건으로 말미암아 일어난다는 사실, 그래서 항상하지 않고 변화하며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것을 깨달아 집착을 여의고 탐진치 삼독을 떠나 자비를 실천함으로써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나도 좋고 남도 좋은 삶을 살아가라는 가르침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연결된 세상을 비유한 말이 인드라망입니다. 서로 연결된 인드라의 그물코마다 보배구슬이 서로를 비추는 것이 끊임이 없고 중중무진한 연기의 세계를 보여줍니다.그런데 우리 불자들의
이제 우리는 갑진년 새해를 여니 때보다 가슴 벅찬 희망으로 맞고 있다. 지난 2023년은 코로나 19라는 세기적 대재앙의 깊은 고통의 터널에서 벗어나 일상(日常)에서 사람들을 편하게 만나서, 같이 밥 먹고 같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를 일깨워 주고 있었다.또한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막대한 피해를 치르면서도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어서 모든 세계인들이 걱정하는 아수라장이 되고 있으며, 최근에 발생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로 팔레스타인들이 살고 있는 가자 지구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을 연상케 하고 있다.그리고 우리나
새해를 앞둔 연말이면 세간의 이목을 끄는 뉴스가 있다. 2001년부터 교수신문이 발표해 온 ‘올해의 사자성어’다. 교수신문은 매년 12월 교수들의 추천과 투표를 거쳐 올해의 사자성어를 결정한다. 주로 한 해를 돌아보고 시대를 통찰하는 뜻이 담긴 단어가 등장했다.2023년은 견리망의(見利忘義). ‘이로움을 보느라 의로움을 잊었다’는 의미다. 이를 추천한 어느 교수는 “우리나라의 정치인은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2022년은 과이불개(過而不改).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용성법음을 전하는 사람들의 모임 풍경소리 사무총장 25년간 근무한 풍경소리는 요즘 불사가 한창이다. 1999년도에 시작해서 서울지하철, 수도권 전철, 부산 지하철, 대구 지하철, 대전 지하철, 인천 지하철, 광주 지하철 순으로 풍경소리를 부착했으니 처음 7, 8년간은 풍경소리 게시판 수를 늘리는 데 집중했던 것 같다. 벌써 20년 가까워진다. 그사이에도 낡거나 파손된 것들은 계속 손보고 재부착해 왔으나 전반적으로 낡고 지저분해 전부 새 걸로 교체하기로 하였다. 비용도 만만치 않아(약 2억 원 정도) 뜻있는 불자들의 불사금 보시를
최근 우울증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우울증이 폭력으로 외화되어 범죄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우울증 환자들이 증세를 악화시키는 몇 가지 안 좋은 생활습관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인간의 삶은 불필요한 요소들이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서로를 오해의 눈으로 바라보고 갈등을 일으킨다. 길을 걸으면서도 스마트 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피운 담배를 아무 데나 휙 버리는 일상의 행동들. 이렇게 습관화되어 있는 행동들이 때로는 커다란 충돌을 야기하기도 한다.신문을 보거나 이메일을 체
요즈음 KBS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인 ‘ 고려거란전쟁’을 흥미진진하게 시청하고 있다. 초반부이긴 하지만 지금의 진관사로 추정되는 신혈사에서 헌애왕후가 호시탐탐 목숨을 노리는 위태로운 상황에서 승려 생활을 하고 있는 대량원군( 나중의 제8대 임금이 되는 현종)의 모습이 자못 시청자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또한 거란과의 제1차 전쟁에서 논리적이고도 강단 있는 담판 외교로 적을 물리치고강동6주를 회복한 유명 전략가인 서희, 제2차 전쟁에서 적을 물리친 용장인 양규, 제3차 전쟁에서 귀주대첩으로 적을 섬멸한 지장인 강감찬의 활
‘당신도 언젠가 나락갈 수 있다’는 나락놀이가 유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옥을 뜻하는 불교 용어 ‘나락’(那落/奈落)은 몇몇 개인 방송 그리고 주식 커뮤니티에서 실수나 실패를 강조할 때 쓰이다가, 2023년 유튜브 채널 의 ‘나락퀴즈쇼’(이하 나락쇼)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누군가의 실패를 콘텐츠로 삼는 ‘나락쇼’가 왜 인기를 끄는 것인지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실패는 곧 나락이라면서 경계하는 인간의 심리를 읽는 것은 흥미를 끌기에 충분합니다.인간의 삶은 미래를 지향하며 오늘을 살고 있습니다.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