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1월 1일 설날은 한국과 동아시아에서 매우 중요한 민속 명절이다. 설날은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명절이며, 1월은 사계절 12달을 시작하는 첫 달이다.예로부터 우리나라는 한 해의 시작인 설날에 조상님께 차례를 올리며 떡국을 먹었다. 떡국에 들어가는 가래떡의 하얀색은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시작하려는 뜻이며, 긴 모양은 무병장수를, 동전 모양으로 썰어낸 떡은 재복(財福)을 기원한다.지방마다 떡국 모양이나 조리법은 약간씩 차이가 있는데, 개성 지방은 눈사람 모양으로 빚은 조랭이떡국, 북부 지방은 만두가 듬뿍 들어간 떡국, 남부 지방
우리가 쓰는 역(曆)에는 태양력, 태음력, 절기력이 있다. 태양력은 지구가 태양 주위를 한 바퀴 도는 것을 측정해 날을 세어가는 법칙으로 만들었고, 태음력은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을 한 달로 잡고, 여기에 3년마다 한 번씩 윤달을 넣어 계절의 변화를 맞춘 것이다. 음력은 해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되는 계절의 변화와 잘 맞지 않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게 절기력이다. 태양의 고도와 그림자의 길이를 측정하여 만든 1년 24절기를 기준으로 하여 순서대로 적어 놓은 것인데, 절기일에 측정한 해의 길이와 태양의 고도는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이형기의 〈낙화〉에서 인용 눈 내리는 겨울이면 필자가 책장에서 꺼내서 다시 읽는 소설이 있다. 후가사와 시치로의 〈나라야마 부시코(楢山節考)〉이다. 이문열 작가는《세계명작산책》에서 이 작품을 아래와 같이 해설했다.“‘우리는 이런 소설의 출현을 위해 50년을 기다려왔다.’이십여 년 전 내가 처음 〈나라야마 부시코〉를 읽고 난 뒤 받은 느낌도 일본 문단의 그것에 비해 작지 않았다. 그것은 감동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전율이었다. 그때 이미 문학청년이 되어 있던 나는
우리는 살면서 수없이 많은 사람을 만나고 무수히 많은 일을 겪는다. 그런 과정에서 무한한 어려움에 부딪치게 되며, 끝없는 고통을 받는다. 물론 잠시 잠깐의 즐거움도 있지만 이는 상대적인 즐거움일 뿐 근본적으로는 무상한 일들의 연속이어서 괴로운 일인 것이다.부처님께서는 생명 있는 모든 존재들은 사고팔고(四苦八苦)를 겪는다고 설하셨다. 태어났으니 늙고, 늙었으니 병들고, 병들었으니 죽는다는 생로병사의 이치는 그 누구라도 부정할 수 없으며 피해갈 수 없다.또한 한편으로는 사랑하는 존재와 헤어져야 하는 애별리고(愛別離苦), 삻어하는 존재와
하도겸(나마스떼코리아 대표)정말 오랜만에 다시 네팔 현지 봉사를 떠나게 되었다. 중국발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은 우리네는 물론 전인류의 삶을 참 많이도 변화시켜놨다. 감염병 방역으로 인해 해외에는 나갈 엄두도 못내게 하고 실제로도 못나가니 당연히 현지 봉사활동은 꿈도 꿀 수 없었던 3년이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햇수로는 4년 만에 찾아가는 네팔이어서 한편으로 매우 설레인다.산골 오지 마을인 땅띵에도 도로가 들어오고 버스도 다닌다는데.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반길까? 그리고 그때 초등학생이던 어린이들은 이제 질
대한민국은 위대하다. 세계적인 팝아티스트들을 배출하고 있고 영화 예술 분야에서도 국제대회의 대상을 거머쥐는 소식들이 연이어 들린다. 스포츠 분야 역시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은 세계적 스타로 활약중이다. 이런 우리나라가 자살률에서도 OECD국가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2022년 통계에 따르면 10만 명당 자살률은 25.2명으로 OECD에서 가장 높다. OECD 평균이 10.6명인데 비해 2배 이상의 수치다. 그것도 10~30대의 자살률이 높다. 새해 벽두 이런 얘기로 우울하게 만드는 게 아쉽지만 희망을 만들기 위해 불가피 언급하는 것
하루라는 오늘 오늘이라는 이 하루에뜨는 해도 다 보고 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더 이상 더 볼 것 없다고알 까고 죽는 하루살이 떼죽을 때가 지났는데도 나는 살아 있지만그 어느 날 그 하루도 산 것 같지 않고 보면천년을 산다고 해도 성자는 아득한하루살이 떼 - 오현스님의 〈아득한 성자〉 전문 위 시편은 2연으로 돼 있다. 1연에는 “뜨는 해도 다 보고 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 알 까고 죽는 하루살이 떼”의 삶이 묘사돼 있는 반면, 2연에는 “죽을 때가 지났는데도 살아 있지만 그 어느 날 그 하루도 산 것 같지 않은” 시적 화자의 회한(悔恨
이병두종교평화연구원장이번 겨울에는 어느 해보다 비와 눈이 자주, 많은 양이 내린다.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야 다가오는 봄에 물이 넉넉해서 풍작을 기대할 수 있다’는 옛날 어른들의 말씀을 떠올리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는데, 그리 편하게 생각할 수만도 없겠다.지난 1월 6일 〈연합뉴스〉가 전한 뉴스에서는 “새해 첫 주부터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서유럽 국가들은 수일간 이어진 폭우로 물난리가 났고 북유럽에는 25년 만에 기록적 한파가 닥쳐왔다. 영국에서는 1월 4일부터 밤새 쏟아진 폭우로 전역에 300여
푸른 용의 해인 갑진년 새해를 맞으며 모든 이들은 서로의 가슴 속에 희망과 기대에 찬 크나큰 목표를 세운 가운데 어느덧 1월의 중순을 맞고 있다.우리는 항상 새해를 맞으면서 새롭고 결의에 찬 계획을 세우곤 한다.‘ 올해에는 꼭 취업의 문을 뚫고야 말리라.’‘ 새해에는 무슨 일이 일이 있어도 필히 다이어트에 성공하리라.’‘ 이번에는 기필코 승진을 하리라.’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의 삶은 치열한 경쟁을 거쳐서 안정된 직업을 구하고 물질적 풍요를 누려야 행복하고 만족한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현대 경제
허리도 펴고 앉지 못한, 머리 위에 조그만 향로를 얹은 채 우는 듯한, 웃는 듯한, 찡그린 듯한, 고뇌와 비원이 서린 듯한, 그러면서도 무어라고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이랄까 아픔 같은 것이 보는 사람의 가슴을 콱 움켜잡는 듯한, 일찍이 본 적도 상상한 적도 없는 그러한 어떤 가부좌상이었다. 김동리 불교문학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등신불〉의 한 대목이다. 소신공양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등신불〉은 1961년 11월 《사상계(思想界)》 101호에 발표됐고, 1963년 정음사(正音社)에서 동명으로 출간된 단편집에 수록됐다.이 작품은
한주영(불교환경연대 사무총장)부처님의 가르침을 한마디로 하면 연기라고 합니다. 모든 존재나 현상은 무수히 많은 원인과 조건으로 말미암아 일어난다는 사실, 그래서 항상하지 않고 변화하며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것을 깨달아 집착을 여의고 탐진치 삼독을 떠나 자비를 실천함으로써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나도 좋고 남도 좋은 삶을 살아가라는 가르침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연결된 세상을 비유한 말이 인드라망입니다. 서로 연결된 인드라의 그물코마다 보배구슬이 서로를 비추는 것이 끊임이 없고 중중무진한 연기의 세계를 보여줍니다.그런데 우리 불자들의
이제 우리는 갑진년 새해를 여니 때보다 가슴 벅찬 희망으로 맞고 있다. 지난 2023년은 코로나 19라는 세기적 대재앙의 깊은 고통의 터널에서 벗어나 일상(日常)에서 사람들을 편하게 만나서, 같이 밥 먹고 같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를 일깨워 주고 있었다.또한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막대한 피해를 치르면서도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어서 모든 세계인들이 걱정하는 아수라장이 되고 있으며, 최근에 발생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로 팔레스타인들이 살고 있는 가자 지구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을 연상케 하고 있다.그리고 우리나
새해를 앞둔 연말이면 세간의 이목을 끄는 뉴스가 있다. 2001년부터 교수신문이 발표해 온 ‘올해의 사자성어’다. 교수신문은 매년 12월 교수들의 추천과 투표를 거쳐 올해의 사자성어를 결정한다. 주로 한 해를 돌아보고 시대를 통찰하는 뜻이 담긴 단어가 등장했다.2023년은 견리망의(見利忘義). ‘이로움을 보느라 의로움을 잊었다’는 의미다. 이를 추천한 어느 교수는 “우리나라의 정치인은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2022년은 과이불개(過而不改).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용성법음을 전하는 사람들의 모임 풍경소리 사무총장 25년간 근무한 풍경소리는 요즘 불사가 한창이다. 1999년도에 시작해서 서울지하철, 수도권 전철, 부산 지하철, 대구 지하철, 대전 지하철, 인천 지하철, 광주 지하철 순으로 풍경소리를 부착했으니 처음 7, 8년간은 풍경소리 게시판 수를 늘리는 데 집중했던 것 같다. 벌써 20년 가까워진다. 그사이에도 낡거나 파손된 것들은 계속 손보고 재부착해 왔으나 전반적으로 낡고 지저분해 전부 새 걸로 교체하기로 하였다. 비용도 만만치 않아(약 2억 원 정도) 뜻있는 불자들의 불사금 보시를
최근 우울증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우울증이 폭력으로 외화되어 범죄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우울증 환자들이 증세를 악화시키는 몇 가지 안 좋은 생활습관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인간의 삶은 불필요한 요소들이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서로를 오해의 눈으로 바라보고 갈등을 일으킨다. 길을 걸으면서도 스마트 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피운 담배를 아무 데나 휙 버리는 일상의 행동들. 이렇게 습관화되어 있는 행동들이 때로는 커다란 충돌을 야기하기도 한다.신문을 보거나 이메일을 체
요즈음 KBS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인 ‘ 고려거란전쟁’을 흥미진진하게 시청하고 있다. 초반부이긴 하지만 지금의 진관사로 추정되는 신혈사에서 헌애왕후가 호시탐탐 목숨을 노리는 위태로운 상황에서 승려 생활을 하고 있는 대량원군( 나중의 제8대 임금이 되는 현종)의 모습이 자못 시청자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또한 거란과의 제1차 전쟁에서 논리적이고도 강단 있는 담판 외교로 적을 물리치고강동6주를 회복한 유명 전략가인 서희, 제2차 전쟁에서 적을 물리친 용장인 양규, 제3차 전쟁에서 귀주대첩으로 적을 섬멸한 지장인 강감찬의 활
달밤이다. 먼 달빛으로 사막을 사자 한 마리가 가고 있다. 무거운 몸뚱어리를 이끌고 사구(砂丘)를 소리 없이 오르내린다. 매우 느린 걸음이다.쉬르르쉬르르. 명사산의 모래가 미끄러지는 소리인가. 사자는 아랑곳없이 네 발만 차례차례 떼어놓는다. 발자국도 모래에 묻힌다. 달이 더 화안히 밝자, 달빛이 아교에 이긴 은니(銀泥)처럼 온몸이 끈끈하게 입혀진다. 막막한 지평선 끝까지 불빛 한 점 반짝이지 않는다. 사막의 한복판에 사자의 그림자만 느릿느릿 느릿느릿 움직이고 있다.〈중략〉누란(樓蘭)을 지났는가.돈황(敦煌)을 지났는가.가도 가도 끝없
뜨거운 모래밭 구멍을 뒷발로 파며/ 몇 개의 알을 낳아 다시 모래로 덮은 후 / 바다로 내려가다 죽은 거북을 본 일이 있다/ 몸체는 뒤집히고 짧은 앞 발바닥은 꺾여/ 뒷다리의 두 발바닥이 하늘을 향해 누워 있었다// 유난히 긴 두 발바닥이 슬퍼 보였다// 언제 깨어날지도 모르는 마취실을 향해/ 한밤중 병실마다 불꺼진 사막을 지나/ 침대차는 굴러간다/ 얼굴엔 하얀 마스크를 쓰고 두 눈은 감긴 채/ 시트 밖으로 흘러나온 맨발/ 아내의 발바닥에도 그때 본 갑골문자들이/ 수두룩하였다— 송수권의 〈아내의 맨발−갑골문(甲骨文)〉전문 송수권은
초겨울의 숲길은 쓸쓸하고 으스스하다. 이파리가 다 떨어진 나무들은 이제 엄동의 추위를 기다리고 있다. 얼마 전까지 나뭇가지 사이를 넘나들며 지저귀던 이름 모를 새들도 보이지 않는다. 지난 18일 기간을 정해 개방하는 태릉강릉 숲길을 맨발로 걸었다. 차가운 땅의 기운은 맨발을 타고 올라와 몸을 움츠리게 한다. 살짝 얼어 있는 땅의 습기는 따뜻한 내 몸의 열기를 대지로 끌어내린다. 모래가 되지 못한 굵은 돌부스러기들이 주는 자극은 아프기만 하다. 익숙하지 않은 맨발 걷기는 내겐 고통이자 고행이다.석가모니부처님은 출가한 이후 진리를 찾아
이석준 / 소설가요즈음 ‘길’이라는 소재로 글을 쓰다가 문뜩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배웠던 프로스트의 ‘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가 떠올랐다. 현대 미국 시인 가운데 순수함과 고전적인 시풍으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그는 이 시에서 소재로 숲 속에 난 두 갈래 길을 삼고 있으며 주제로 삶의 선택과 그로 인한 인생의 변화를 담고자 했다. 시인은 보통사람이라면 그냥 스쳐 지나갈 소박한 자연의 일들에서 지나온 인생을 되돌아보는 깊은 사색의 의미를 추구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시인이 자신이 가지 않은 길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