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에도 어김없이 조류독감(Avian influenz, AI)이 발생했다. 또한 어김없이 AI에 걸린 조류(닭·오리)들에 대한 대량 살처분이 이뤄졌다. AI나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ASF)이나 구제역(Foot and Mouth Disease, FMD) 등이 발생하면 방역당국은 ‘예방’을 목적으로 병에 걸린 가축은 물론, 주변 농장에 있는 ‘쌩쌩한’ 가축까지 대량 살처분을 실시한다.가축전염병이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는 된다. 또한 그런 가축전염병이 인간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코로나 시국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 대학과 초중고교에서 비대면 졸업식이 개최되고 있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도전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상급학교로 진학하기도 하고, 대학 졸업생들은 사회진출의 첫발을 내딛는다. 우리 종단의 동방불교대학도 3월 2일 졸업식을 갖는다. 이러한 졸업시즌을 맞아 친한 지인과 가족들은 선물을 통해 그들의 새로운 출발을 격려하고 축하한다. 선물은 당사자에게 값져야 한다. 값진 선물이란 비싼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비록 금액으로는 얼마 되지 않는 초라한 물건이더라도
망망대해에서 배가 난파되자 비구 5명이 포낭(包囊: 가죽에 바람을 채운 구명정 같은 것)에 목숨을 부지한 채 표류하고 있는데, 나찰이 나타나서 그 포낭을 내놓으라고 한다. 비구들이 안 된다고 하자 절반만 달라고 하고, 다음에는 절반의 절반만 달라고 해도 계속 거절당하자 마지막으로 조금만 떼어 달라고 조르지만 비구들은 완강하게 안 된다고 한다. 포낭을 조금이라도 떼어주면 바람이 빠져서 모두 익사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계율이 깨지면 계율 전체가 깨지기 쉽다는 것으로 지계(持戒)바라밀을 강조한 비유이다.승단에는 수행자들이 지켜야 할 비구
이 세상의 모든 이치는 왕복(往復)의 원리다. 비행기도 왕복표가 있고 기차도 왕복표가 있다. 왕복이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왕복을 다시 일상생활에서 살펴보자. 이른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 저녁에 잠자리에 들어가는 것도 왕복이다. 집에서 직장에 갔다 다시 집에 돌아오는 것도 왕복이며, 학생이 학교에 갔다 집에 돌아오는 것도 왕복이다. 수없이 떴다 감았다 반복하는 눈도 왕복이며, 들숨과 날숨을 이어가는 숨도 왕복의 연속이다.그러므로 우리의 생사도 마찬가지다. 태어났으니 죽는 것은 기정 사실이다. 갔으면 다시 오고, 왔
지난 1월 14일, 정부는 국민정신건강을 직접 챙기겠다고 발표했다. ‘마음이 건강한 사회, 함께하는 나라’라는 기치를 내걸고 정신의료서비스의 획기적 개선 등 5년간 2조 원을 투입하겠다는 내용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정신건강의 수요는 늘고 정신건강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작금의 사회에서 많은 국민들이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 결코 개인적인 문제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이에 앞서 지난 2016년에는 국민의 정신건강을 위해 인문학법이 제정되었다. 인간 존엄을 바탕으로 국민의 자율성과 창의 존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호명 스님은 지난 2월 5일과 8일 종교담당 기자단과 신년기자회견을 갖고 불기 2565년 종단의 주요현안과 계획을 설명했다. 지난 2019년 6월 임기 시작 후 기자들과는 처음 갖는 신년기자회견이어서 많은 기자들이 참석해 태고종의 현안과 앞으로 나아갈 길을 듣고 물었다. 기자들의 관심이 가장 많이 집중된 것은 역시 태고총림 선암사 문제였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선암사 전통야생차체험관 건물철거 소송’과 관련, “실질적으로 사찰이 누구 것인지 실제 모습을 근거로 판단해야 한다”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지법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 2월 5일, 지난해 12월 대법원의 ‘선암사 전통야생차체험관 건물철거 소송’과 관련, “한국불교의 역사와 전통 왜곡을 바로 잡겠다”며 200여 명 규모로 ‘(가칭)한국불교 역사왜곡 사법부 규탄 및 한국불교 정체성 확립과 정화정신 계승을 위한 대한불교조계종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발족했다고 밝혔다.대법원은 지난해 12월 24일 ‘선암사 전통야생차체험관 건물철거 소송’에서 “실질적으로 사찰이 누구 것인지 실제 모습을 근거로 판단해야 한다”면서 1·2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조계종은 지난
『테리가타(Therigatha)』라는 초기불교 시대 경전은 101명의 여성 수행자(장로니)들의 공동시집이자 오도송 묶음집이다. 『쿳다까 니가야』의 15부 경전 중의 하나이다.“설사 오는 길을 알지 못하고, 그 떠나는 길을 알지 못한다 해도 그 때문에 괴로워하고 슬퍼하지 말라. 그것이 바로 인생의 과정이니라. 여기서는 다른 중생이 되어가고, 저기서는 또 다른 중생이 되어 오니 오고 가는 사람마다 그 모양을 바꾸어 오고 가니라. 가는 듯이 온다면 그 무엇을 슬퍼하랴”500여편 중 한 수이다. 러시아 국민시인 푸쉬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
외모로 대상을 차별하게 되는 사회적 풍조가 도를 넘고 있다. 인물로 인해 자신의 능력을 정당하게 인정받지 못하는 일도 있거니와 심지어는 기회조차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욱이 초중고 학교에선 외모가 못생겼다고 급우들에게 놀림과 모욕을 당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이러한 이유가 작용해서일까. 우리나라에서 외모에 대한 관심과 외모를 가꾸려는 열정은 어렵지 않게 목도할 수 있다.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나 지하철엔 성형외과 전문병원 광고판이 즐비하게 붙여져 있다.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고 있는 사회현상이다. 실제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속인(俗人) 편경환(백운)이 아직도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망령 들기는 아직 이른 나이(?)인데 그는 왜 아직도 계속 망령 속에서 헤매고 있는가. 지난 1월 25일자로 “상진스님의 적반하장 소행을 알려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종도들에게 보낸 SNS 문자편지는 그야말로 속인 편경환이 망령에 휩싸여도 단단히 휩싸였다는 것을 종도들에게 다시 한 번 똑똑히 보여준 내용이었다. 종단으로부터 멸빈을 당해 자신들이 이미 속인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자신들이 태고종 소속 승려들인 줄로 착각하고 있을까. ‘한국불교태고종 제26대 총무원
2021년 새해도 우리 일상은 코로나19를 떼어놓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알려진 감염병이 2019년 12월 1일 중국 우한시에서 처음 확인되었고, 2020년 1월 20일, 한국에서 처음 발생하였다.2021년 1월 17일 09시 기준 세계적으로 9천2백여만 명 감염, 2백만 명 사망, 대한민국이 7만2천여 명 감염, 1,24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그리고 일일 감염자 수는 새로운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2021년 1월 17일 현재 발생자 76만 명) 방역당국의 발표에 의하면, 백신과
지난 1월 25일 오전 한국불교태고종 중앙승가강원 제11기 대교과 졸업식이 있었다. 이날 19명의 대교과 학인스님들이 (빛나는) 졸업장을 받았다. 같은 시각 제12기 사교과 학인스님 8명도 (자랑스러운) 수료증을 받았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축하한다.이에 앞서 지난 1월 22일 한국불교태고종 제13기 졸업식과 수계산림도 봉행됐다. 이날 졸업식 및 수계산림에선 55명의 졸업생 전원이 전법사 수계증을 받았다. 이들에게도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25일 열린 중앙승가강원 제11기 대교과 졸업식 및 12기 사교과 수료식
출전은 명확하지 않으나 오래전부터 절집에서는 수행자의 마음을 뒤흔들어 시끄럽게 하는 여덟 가지 종류의 경계를 바람에 비유한 표현이 있다. 이(利)·쇠(衰)·예(譽)·훼(毁)·칭(稱)·기(譏)·낙(樂)·고(苦)가 그것〔八風〕이다.나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이(利), 잃거나 지는 것을 쇠(衰), 명예를 얻는 것을 예(譽), 훼방을 받거나 욕설을 듣는 것을 훼(毁), 칭송받는 것을 칭(稱), 경멸·속임을 당하는 것을 기(譏), 즐거운 일을 낙(樂), 괴로운 일을 고(苦)라 한다. 이(利)·예(譽)·칭(稱)·낙(樂)은 순풍이고 사람들이 다
새해를 맞아 신년운세를 보는 사람들이 예년에 비해 많이 늘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과 확실하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유튜브 등을 통한 ‘온라인 점집’은 취업난을 겪고 있는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점집을 찾는 새해 풍경은 낯설지 않다. 한 해를 점쳐 보는 것은 재미와 욕구와 기대의 반영이다. 이를 탓할 생각은 없다. 다만 지나치게 운세에 의존하는 일이 없도록 경계할 뿐이다.불교에선 운세를 돌릴 수 있는 힘이 있다고 가르친다. 이것이 작복(作福)이다. 복은 거
“서설(瑞雪)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니라 과거칠불과 일체중생이 일체가 돼 우리 종단의 앞길을 축복하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지난 1월 8일 오전 전남 순천 태고총림 선암사 대웅전에서 봉행된 ‘불기 2565년 신축년 한국불교태고종 종정예하 배알 신년하례식’에서 지허 종정 예하가 하신 법어다. 전날 내린 눈〔雪〕에 빗대 우리 종단의 앞날을 축복한 법문이다.이에 앞서 지난 1월 4일 오전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3층 법륜사 대불보전에서 거행된 ‘총무원 신년하례법회 및 시무식’에서 총무원장 호명 스님은 “올 한 해 동안 세 가지 목표를 설정하
우리 동네 주민센터 입구에 줄지어 선 화분의 동백나무는 엄동설한에도 매실만한 초록꽃망울을 매달고 있다. 그 사이사이 화살나무의 붉은 잎은 누군가의 심장을 따사로이 데울 듯하다. 출입문 앞에 놓인, 지난 계절 우윳빛 꽃숭어리를 탐스럽게 피웠던 불두화는 할머니 젖가슴처럼 쭈그러들어서도 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대로변에 위치한, 변변한 정원 하나 갖지 못한 동 주민센터 앞에는 “크리킨디 마을 정원”이라는 노란 푯말이 걸려 있다. 단풍나무 앙상한 가지 사이를 빼곡히 채우며 통째로 들어온 하늘. 그 곁에 크리킨디 공유상자가 놓여 있다. ‘크
16개월 여아 '정인이' 사망 사건을 두고 입양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엄벌해야 한다는 사회적 여론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소아청소년과 의사단체는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과 관련 “살인죄로 기소돼야 한다”는 의견서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이같은 내용이 담긴 공식 의견서를 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이 단순한 아동학대 치사죄가 아닌 살인죄 또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로 기소돼야 하는 이유를 의학적 논문에 근거해 기술한 것으로 전해
신축년 새해를 맞아 한국불교태고종이 시무식을 갖고 한 해 종무를 힘차게 시작했다. 지난 1월 4일 오전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3층 법륜사 대불보전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총무원장 호명 스님은 “여러분들은 혹독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그로 인한 고통을 꿋꿋이 견뎌내며 지난 한 해를 잘 마무리했다”면서 “특히 우리 불교와 불자들은 여느 종교나 집단과 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방지와 방역에 최선을 다해 모범적으로 코로나 블루 시대를 건너왔다. 모두가 불보살님들의 지혜와 여러분들의 단결된 마음 때문이었다”고 치하했다. 호명
우주의 삼라만상은 모두 생명체이다. 존재계·현상계는 모두가 한 덩어리 유기체로, 그 어떤 개체도 연기의 고리를 끊어내고 홀로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 세상에서 혼자 동떨어져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지리산 토굴에서 은둔하고 있는 수행자는 그 위치에 존재하는 것이지 세상 밖으로 떨어져 나가 있는 것이 아니다. 가족·사회·국가·인류·자연·태양계·성단·은하계 등이 하나의 우주 인드라망 그물코로 묶이고 얽혀 우주적 연기의 화엄법계를 이루고 있다. 이 온 우주법계 전체가 곧 법신이며 삼라만상의 모든 개체는 법신과 연결되
한국불교태고종 종조인 태고 보우 원증 국사 탄신 719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12월 4일과 18일 두 차례 열린 학술세미나는 태고종의 정체성 찾기 및 우리나라 불교의식전통의 진정한 계승종단이 태고종이라는 사실을 재삼 확인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컸다. 1, 2차로 나눠 봉행된 학술세미나의 주제만 봐도 이번 학술세미나가 태고종단에 얼마나 소중하고 절실한 학술세미나였는지를 엿볼 수 있다.1차 학술세미나 주제는 ‘한국불교태고종의정체성 탐구-사상과 전통’이었다. 2차 학술세미나 주제는 ‘한국불교태고종의 정체성 탐구가사와 의식 전통’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