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태고종 불교기록문화유산 디지털화(아카이브) 사업단 발대식이 지난 달 21일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1층 대회의실에서 총무원장 호명 스님을 비롯해 중앙종회의장 법담 스님, 호법원장 혜일 스님 등 종단 3원장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봉행됐다. 이날 총무원장 호명 스님은 아카이브 사업단장에 동방불교대학 학장 상진 스님을 위촉하고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과 결실을 당부했다.한국불교태고종의 역사는 한국불교의 역사다. 때문에 태고종의 각종 역사적 기록과 유물이 온전히 보존되어야 하고 전승되어야 한다. 이 자료들이 관리부실로 유실되거나 볼 수없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의 TV토론이 뜨겁다. 각자의 입장과 주장을 견지하다 보니 뜨거운 언쟁도 불사한다. 국가와 국민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언쟁이라면 좋지만 사정은 그렇지 않다. 일단 표를 얻고 보자는 심리에서 비사실이거나 자극적 언사도 마구 쏟아내고 있다. 때론 불편한 심기와 화도 숨기지 않는 모양새다.훌륭한 대화법은 평정심을 유지하며 자신의 논지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데 있다. 특히 자신의 의견이 무시되고 상대방이 자기 주장만 고집스럽게 한다고 해서 감정적으로 대해선 훌륭한 대화를 끌어나갈 수 없다. 부처님께서
코로나19가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잦아들 기세는 없고 오히려 새로운 변종이 나타나며 세계를 괴롭히고 있다. 전염 속도가 빨라 대중들이 모이는 일을 통제하다보니 여러 곳에서 어려움이 나타난다. 영업을 하는 사업자도 그 시설을 이용하는 국민들 모두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환자를 치료하고 확산을 막아야 하는 정부와 의료관계자의 분투도 눈물겹다. 불교를 포함해서 모든 종교계의 신앙이 제한되고 있다. 과학적인 방역체계가 서있는 지금도 재난에 의한 국민의 삶이 이렇게 힘든데 자연적인 치료가 전부였던 예전에는 그 고통이 얼마나 심했을까
새해의 시작이 엊그제였는데, 한 달이 훌쩍 지나갔다. 시간의 빠름을 쏜 살에 비유한 옛말이 한 치의 어긋남이 없다. 새해를 맞으며 법문이나 글에서 자주 인용하는 시가 있다. 학명스님의 ‘몽중유(夢中遊)’인데, 일상의 태도를 다잡게 해주는 가르침이 담겨 있다. 특히 마지막 구절은 등짝에 떨어지는 주장자와 같다. 정신이 번쩍 든다. 이즈음에 찬찬히 새기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묵은해니 새해니 분별하지 말게나. 겨울 가고 봄이 오니 해 바뀐 듯하지만 보게나, 저 하늘이 어디 달라졌는가. 우리가 덧없이 꿈속에 살아 가네. 莫道始終分兩頭
‘번뇌’는 “정신작용을 소란케 하여 적정을 방해하는 심리작용”이며 ‘망상’은 “객관적으로 잘못되었으나 자기 관점에서 진실이라고 확신, 고집하는 망념”이라고 불교사전에는 언급되어 있다. 유식불교에서 심리작용을 분석한 오위백법(五位百法)의 51개 심소법(心所法)에 번뇌망상이라는 심소는 없다. 다만 26개의 심소를 망라하는 분류의 중제목(번뇌심소)으로 사용되고 있을 뿐이다.‘분별심’을 지극히 경계하고, ‘한 생각이 일어나는 것’을 붉은 화로의 눈송이[紅爐一點雪]처럼 녹여내야 하는 선불교 전통에서 번뇌망상은 필시 흉악한 도적떼들일 수 있을
광주광역시 화정에 건립 중이던 아파트 아이파크 붕괴사고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실종자 수색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콘크리트 받침대(역보) 설치와 임시 지지대(동바리) 무단철거가 주요 붕괴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즉 윗층에서 콘크리트 작업이 이루어지는데 아래층에는 수직 하중을 버틸 구조물을 철거함으로써 붕괴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건설현장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수칙을 저버린 데 따른 인재란 점에서 새삼 ‘자기점검’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는 대목이다.자기점검을 허투루 하거나 외면한다면 큰 화를 부를
한국불교태고종 전법사교육원 제14기 졸업식 및 제18기 전법사 수계산림이 1월 25일 오전 11시와 오후 1시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3층 법륜사 대불보전에서 봉행됐다.이번 졸업식에선 45명의 수료생이 배출됐다. 또 38명이 수계산림에서 십선계를 수지했다. 이날 총무원장 호명 스님은 전법사 졸업식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으로부터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 태고보우 종조로 이어지는 법맥을 설명하며 태고종단이 한국불교의 법맥을 잇는 적통종단임을 강조했다. 호명 스님은 그러면서 “태고종단의 전법사로서 무한한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일선에서 전법에 매진
신축년이 가고 임인년이 밝았다. 삶이란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을 살다 가는 놀이와 같아서 젊은 사람에게는 새해를 맞이하는 것이 희망에 부풀기도 하지만, 나이 든 사람에게는 반대로 가는 해가 야속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분명 성장의 시절을 보내는 사람과 쇠약의 시절을 보내는 사람이 공존할 터이지만, 새해의 희망과 성장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관습이 된지는 오래된 것 같다.낮과 밤의 하루가 있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의 한 해가 있으며, 생 노 병 사의 한 생이 있 다. 만물은 각자 주어진 시간의 속에서 존재 하다가 또 다른 존재에게 새로운
며칠째 날씨가 우중충하다. 몸이 오싹해지며 움츠러든다. 약간의 의욕 상실 상태에 빠진다. 긴 겨울의 한 가운데에 있다. 버텨내는 수밖에 없다.우리나라는 1년 중 맑은 날이 더 많지만, 겨울 날씨는 우중충할 때가 꽤 있다. 2020년 한 해 동안 수원 지역의 경우를 보면, 맑은 날은 198일 (54.1%)로 1년 중 절반을 넘었다. 흐린 날은 70일 (19.1%)이었다. 맑은 날이 흐린 날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맑은 날과 흐린 날은 구름의 양(雲量, cloud cover)에 따라 구분한다. 구름이 한 점도 없을 때를 0,
붙잡힌 자가 쫓던 자이고 쫓던 자가 붙잡혀야 할 자였다. 찾는 자가 곧 찾아져야 할 자인 것이다. 찾아 헤매는 바로 그, 자기, 자신이, 곧 참모습(眞面目)이다. 불성은 재신(在身)이기도 하다. 그러나 의식 그 자체이며, 능생만법(能生萬法), 생육화성(生育化成)의 종주(宗主)인 참모습은 얼굴이 없다. 늘 주체일 뿐일 수밖에 없어서 결국 대상이 되지 못한다. 대상화되지 않으므로 특정되지 않고 특정되지 않으므로 무엇이든 될 수 있다.수레 바큇살의 중심이 텅 비어 있으므로 하나의 수레바퀴 통이 제구실을 한다. 눈이 눈을 볼 수 없고 손이
최근 우리나라에서 청소년을 중심으로 인터넷 및 스마트폰을 이용한 불법도박이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온라인 불법도박은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아 단속이 어려울 뿐 아니라 중독성이 심해 예방도 쉽지 않다. 특히 이용자의 연령이 낮아지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과거에는 20대 이상의 성인층에 한정돼 있었다면 지금은 중·고등학생들도 도박중독에 빠져있다는 게 경찰계통의 보고다.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는 청소년들을 도박중독 수준에 따라 ‘레드(Red)’ ‘옐로우(Yellow)’ ‘그린(Green)’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임인년 새해 태양이 힘차게 솟아올랐다. 새해가 시작되면 누구나 한 해를 설계하고 도약과 희망을 꿈꾸는 게 인지상정이다. 인간들은 이러한 도약과 희망을 꿈꾸며 발전과 진보의 역사를 가꿔왔다. 그러나 훌륭한 미래의 설계는 과거의 반조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법이다. 아픈 과거는 희망찬 미래를 이루어나가는 피드백이라 할 수 있다. 2021년의 상황은 2022년을 어떻게 열어나가야 할 지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재작년 지구촌을 강타했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대유행은 꺾일 줄 모르고 새로운 변이를 발생시키며 올해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
“업보는 있어도 작자는 없다”라는 법구는 『잡아함경』 「제일의공경(第一義空經)」에서 발견된다. 즉, “눈(보는 것, 작자, 주체)은 생길 때에도 오는 곳이 없고, 멸할 때에도 가는 곳이 없다, 이와 같이 눈은 진실이 아니면서 생기고 생겼다가는 (곧) 다 멸하나니 업보는 있지만 지은 자는 없다”라는 내용의 마지막 구절이다. 이는 근(根), 경(境), 식(識)의 삼사화합의 인연에 따라 촉(觸), 수(受)가 연이으나 따로 보고 듣는 ‘작자’라는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며 모든 유위법 세계의 형성된 것들은 찰나 생 찰나 멸하는 연기법
신축년 한 해가 어느덧 저물어가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펜데믹으로 국민들은 저마다 애환이 교차하고 곡절 많았던 한 해였으리라 짐작된다. 그런 의미에서 한 해를 잘 마무리하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 생각한다.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것은 새로운 시작의 준비이자 힘찬 도약의 발판이다. 어느 철학자는 ‘인간은 거칠은 세파를 허덕이며 왔다가 가는 영원한 나그네’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는 제각각 천태만상의 우여곡절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 저마다 다른 인간 삶의 양태는 반면교사로도 작용하지만 삶의 궁
12월이면 정제 안 된 우물물 같은 내 소중한 것들이 생각난다. 그런 내게 시간은 때로 젖은 숲을 만들어준다. 차마 버릴 수 없는 내 삶의 촉촉한 추억 몇 가지. 그것들이 없다면 오히려 내 삶은 지금 퍽 건조하고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욕심이 너무 많은 탓이리라. 늘 마음을 비우 고 살려고 노력하지만, 쉽게 되지 않는다. 내 추억의 애장품만 봐도 알 수 있다. 철없는 감성의 소녀였을 때,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도화지를 사고 싶어 출근하시는 아버지를 붙들고 문방구점으로 갔던 일, 동생들 돌보시느라 큰딸인 내겐 신경조차 쓰실 겨를이 없
웃 논 임자가 베어놓았나 보다. 논두렁이 깨끗했다. 저물녘, 논에 물 대러 갔던 나는 논두렁을 보며 환호성을 질렀다. 커다란 개구리 한 마리가 논두렁에서 폴짝폴짝 뛰었다. 그걸 자랑하느라 나는 여기저기 전화도 했다. 농군(農軍)들에겐 논밭도 이웃이라는 말이 있다. 올해 처음 벼농사를 지으며 나 역시 이웃 논과도 잘 지내리라 다짐했다. 장마를 앞두고 6월에 한 번, 장마가 지난 7월에 한 번, 나는 이웃 논두렁을 깨끗이 깎아준 적 있다. 논두렁에 제초제는 절대로 뿌리지 말기를 빌면서.그날 내 논두렁을 깨끗이 깎아준 이가 누군지 나는
미로 같은 유위법의 숲에 그려진 악순환 구조를 언어로 그려낸 불멸의 결정판이 십이연기법이다. 반야심경에 따르면 무위법[空]의 세계에는 오온, 십팔계, 사성제가 없고, 십이연기도 없다. 일체 유위법이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이며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이라는 것은 금강경의 종장이다. 그러므로, 십이연기는 무위법의 세계가 아닌 유위법 세계의 정교하고 치밀한 몽상 분석 게놈지도이다.십이연기라는 유위법 지도의 발원지는 무명이다. 무명은 자신의 몸과 몸에서 비롯된 부대(附帶) 현상, 즉 오온을 ‘나’라고 생각하는 착시 이다. 호리유차의 출발은
관공서의 종교편향 행태가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어 심각한 문제를 안겨주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다종교 다문화 형태의 우리나라에서 종교편향은 국민 간 갈등과 대립을 심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종교편향은 논란을 불러 일으키며 일파만파로 불교계를 자극하고 있다. 몇 달 전 수원시가 천주교 수원교구와 업무협약을 맺으며 천진암과 주어사지에 대해 역사왜곡 비판까지 부르며 성지순례길 조성사업에 나서더니,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문화재관람료 사찰을 대상으로 ‘봉이 김선달’에 비유하며 불교폄훼에 앞장서기도 해
많은 화가 중에서도 나는 고흐를 가장 좋아한다. 그 때문에 2년여 전 남프랑스로 여행을 가기도 했다. 그때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소가 부슈뒤론즌의 아를(Arles)이라는 작은 도시다. 15개월 동안 살면서 고흐가 주옥같은 작품을 많이 남겼던 곳이다. 특히 ‘빛’을 공부하고, ‘빛’을 찾아 돌아다녔던 고흐는 아를에 와서 눈부신 ‘(햇)빛’이 흐르는 론강을 보며, 그의 캔버스에 아를을 담았다. 그때 고흐는 ‘노란 집’에 정착한 뒤, 그림공동체를 만들었다. 그리고 수많은 화가들을 초대했다. 그러나 정작 그림공동체를 찾아오겠다고 한 화가는
부모미생전(父母未生前)의 본래면목에 대해 미국의 철학자 켄 윌버는 “5년 전에도 있었고 50년 전에도 있었고 500년 전에도 있었고 5,000년 전에도 있었고, 아브라함 이전에도 있었고 빅뱅 이전에도, 우주가 생겨나기 이전에도 있었던 유일한 실재”라고 한다. 그 외의 다른 모든 것들은 “변화이고 잔물결이며, 일어났다 떠나가는 것”들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의 통찰에 대해 이른바 ‘무아론자’들은 ‘연기론’을 들어 이 ‘유일한 실재’의 실체화를 격렬하게 혐오하며 파사현정(破邪顯正)의 진실한 상태-오직 연기법만이 실재한다고 강변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