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염색은 자연의 순리대로 좋은 물들임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자풀이로 보면 하늘천(天) 그러할연(然) 물들일염(染)으로 천연염색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자연에 이롭고 사람에게도 좋은 물들임을 하는 일이다. 물들임이 색을 만들어 내는 일이지만, 무조건 물들이는 과정만은 아니다.물들이는 시간, 그 속에 몰입 하다 보면 어느새 염색 삼매에 빠져든다. 사찰이 주는 고즈넉하고 차분한 분위기, 그 안에서 부처님을 만나 불도의 시간이 있다면 손으로 주무르고 치대고 나면 고운 색으로 올라오는 그 순간의 희열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 행복
오색찬란한 수많은 색들 속에 우린 생활 하고 있다. 문명의 새로운 발견 속에서 석유의 출현으로 화학적 발전은 합성의 형태를 갖추면서 새로운 화학적 결합으로 다양한 인공 색소를 만들어낸다. 오래된 우리 조상들은 색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자연과 하나가 되어가는 천연염색 속에서 전통문화로 이어지는 것들과 함께 우리의 전통색은 지금 까지도 이어지고 있다.흔히 말하는 오방색은 우리의 색을 지칭하는 명칭이다. 학교에서 배우기 시작한 서양의 삼원색과는, 다른 오방색 다섯 개 방위를 상징하는 색이다. 음양오행에 의해 목(木), 화(火), 토(土)
전법게-한국편깨달음을 대체(大體)로 삼는 선불교. 한국불교에 있어서 선불교는 무아의 깨달음과 해탈사상을 강력 어필하며 민족의 역사와 함께 했다. 특히 민족정신을 선양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선불교는 1600여년을 이어오며 오늘의 조계종에 이르기까지 우수한 불교예술과 학문적 성과를 낳았다. 그 가운데서도 무수히 많은 고승대덕을 배출함으로써 당대의 사상과 학문 문화 예술을 주도했던 것은 가장 큰 수확으로 꼽을 수 있다.인물이 인물을 낳는 현장에는 역시 선불교 특유의 전법게도 함께 했음은 물론이다. 한국선불교에 있어서 전법게는
환하다내중심도저리환해봤으면, 솔직히, 나의 관음(觀音)을 생각하며 쓴 시다. 김훈은 그의 탁월한 저서 『자전거 여행』에서 목련을 다음과 같이 그리고 있다.“목련은 등불을 켜듯이 피어난다. 꽃잎을 아직 오므리고 있을 때가 목련의 절정이다. 목련은 자의식에 가득 차 있다. 그 꽃은 존재의 중량감을 과시하면서 한사코 하늘을 향해 봉오리를 치켜 올린다. 꽃이 질 때, 목련은 세상의 꽃 중에서 가장 남루하고 가장 참혹하다. 누렇게 말라비틀어진 꽃잎은 누더기가 되어 나뭇가지에서 너덜거리다가 바람에 날려 땅바닥에 떨어진다. 목련꽃은 냉큼 죽지
“차회는 왜 하는 것일까? 그냥 혼자서 마시면 그만이지....” 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나? 굳이 좋은 차 어쩌면 비싼 차. 나아가 소중한 차를 우리는 혼자서 마시면 될 것을 다른 이들을 불러 함께 마시는 것일까? 식사도 그렇다. 굳이 혼밥이면 좋을 텐데..... 왜?물론 같이 마시면 먹는 밥상에 숟가락 하나 더 얹는 것 같은 효율도 있다. 몇 그램 더 넣으면 한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 함께 할 수 있는 차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지 절약이나 경제성 때문일까? 아니다. 나눔과 보시라는 측면을 이야기하려는 것도 아니다. 가장 중요한
바일제법 제65조는 미성년자수구족계(未成年者受具足戒)이다. 먼저 조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어떠한 비구라도 알면서 20우(雨) 미만인 자에게 구족계를 주면 그 사람은 구족계를 얻지 못하고, 비구들은 가책 받아야 하며, 그(화상)에게 있어서 이것은 바일제이다.”일반적으로 미성년자란 20세 미만을 의미하지만 불교에서 말하는 20세와 세속의 20세는 그 기준이 엄연히 다르다. 위의 조문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불교에서의 20세는 우기(雨期) 즉 우안거를 20번 지냈다는 의미이다. 불교에서 우안거가 중요한 이유는 우안거를 기준으로 법랍이
부처님이 설법하시던영취산(靈鷲山)진달래꽃 같다.미당의 「무등을 보며」처럼저 봉우리들을 보노라니가난도 한낱남루에 지나지 않는다는생각이 든다.그 자존감이,부처님의 설법이,지금 무릎 아래진달래꽃을 키우고 있다.나를 키우고 있다.사람들은 왜산봉우리를 오르는가.부처님은 왜진달래꽃 핀 산정에서설법을 하셨는가.인류의 자존을 위해서다.인간의 사랑을 위해서다.인간의 행복을 위해서다.이 산봉우리와 함께이 진달래꽃과 함께나는 지금 벅차게자존하고 있다.세상을사랑하고 있다.-형정숙 전 문화재청 헤리티지 사진기자
-달마의 심인전법달마가 법을 전할 때의 기록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에 전하는 기록을 살펴보자.9년이 지나 서쪽 천축으로 돌아가고자 문인들에게 명하였다.“때가 되었으니, 너희들이 각자 얻은 바를 말해보라.”그때 문인 도부(道副)가 대답했다.“제가 본 바로는 문자에 집착하지도 않고 문자를 떠나지도 않고서 도의 작용을 삼으려 합니다.”“너는 나의 가죽을 얻었다.”다음으로 니총지(尼總持)가 대답했다.“제가 이해한 바로는 경희(慶喜) 보살이 아축불국을 본 것처럼 한 번 보고 다시는 보지 않았습니다.”“너는 나의 살
선암사 선암매(仙巖梅)는올봄에도 가장 먼저 폈다.봄이 오면선암사 선암매는왜 가장 먼저 펼까.겨울 때문일까.더 더는 못 견딜사랑 때문일까.알싸하다.알큰하다.새악시 같다.님 같다.덮어버릴 수 없다.저 붉은 향기,저 붉은 마중물,나는 왜 선암매 앞에만 서면붉어질까.외로워질까.그리워질까.내 가슴속 저 붉은홍매화 송이들.-전 문화재청 헤리티지 사진기자
길 차고 바람 서늘하다그 끝에색신(色身) 하나 무릎 포개고 앉아 있다귀 닫고입틀어막았는가아무리 불러도응답이 없다무념인가무상인가아무리 소리쳐도돌아보지 않는다저 색신 나와 같아서나와 닮아서나는 서러워진다저 차고 뻣뻣한 것을저 냉하고 무딘 것을나는 미륵이라 이름 짓는다돌부처라 중얼거린다길 차고 바람 서늘하다숲 적막하고돌집 포근하다그 길 끝에귀 닫고입 틀어 문색신 하나 앉아 있다앉아서미륵으로 재생하고 있다 어릴 적, 절골에 자주 놀러갔다. 골짜기 끝에 절이 하나 있어, 우리들은 절골이라고 불렀다.절골엔 돌이 많았다. 어떤 돌덩이엔 부처님이
김은호 위원장과의 차담은 늘 나라를 걱정하는 거시론적인 차이야기로 시작된다. 차를 마시면서 무슨 ‘나라’걱정이냐고 되묻겠지만, 김 위원장에게 ‘차’는 나라를 발전시키고 ‘국민’을 건강하게 만드는 물질문화의 상징이기 때문이다.이런 이야기를 전하는 김은호 위원장은 50대말에 이어지는 폭음으로 간 기능을 손상한 적이 있다. 건강이 심대한 위기에 처했을 때, 한약보다는 보이차가 더 맞을 것 같다는 친구의 조언을 들었다. 오장육부를 튼튼하게 할 기초대사의 획기적 전환을 할 수 있는 물질이 차이며 이것이 간 손상을 회복시킬 수 있는 지름길이라
바일제법 제62조는 음충수계(飮蟲水戒)로서 한자 그대로 풀이를 하자면 생물(벌레)이 있는 물을 마시면 안 된다는 뜻이지만 빨리어의 의미 등 여러 정황을 살펴보면 물을 마시는 행위뿐만 아니라 발우를 씻는다던지 손과 발을 씻을 때도 본 조문이 적용된다. 즉 비구가 생물이 있음을 알면서도 사용한다면 바일제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본 조문을 보면 발우공양 때 염송하는 정식게(淨食偈)가 생각이 난다.오관일적수 (吾觀一滴水) 내가 한 방울의 물을 관찰해보니팔만사천충 (八萬四千蟲) 팔만사천의 생물이 있구나약불염차주 (若不念此呪) 만약 이 주문을
-5조 홍인의 전법게사랑으로 씨를 뿌리니사랑을 받을 땅이 있어 과실이 난다사랑이 없으면 씨 또한 없어불성도 태어남도 없으리라.有性來下種 因地果還生無情亦無種 無性也無生이 게송은 제5조 홍인대사가 6조 혜능대사에게 내린 전법게다. 스승 도신이 홍인에게 내린 전법게도 이와 비슷하다. “꽃의 종자에 생의 성(性)이 있고 땅을 인하여 꽃은 생생한다” 라는 전법게와 함께 달마 이래 전해 내려오는 전법의 의발을 홍인에게 주었다. 이 전법게 또한 3조 승찬이 도신에게 준 전법게 “꽃씨는 땅을 인하고 땅을 의지하여 꽃을 피운다 하나 만일 사람이 씨
바일제법 제58조 불괴색계(不壞色戒)의 조문은 다음과 같다.“새 옷을 얻은 비구는 세 가지 괴색 중 어떠한 한 가지의 괴색을 취해야 한다. 청색(靑色), 혹은 니색(泥色, 진흙색), 혹은 흑색(黑色)이다. 만약 비구가 세 가지 괴색 중 어떤 한 가지를 취하지 아니하고 새 옷을 사용한다면 바일제이다.”조문만 봤을 때는 부처님께서 왜 새 옷에 세 가지 괴색 중 하나를 사용하라고 하셨는지 알기 어려워 ‘혹시 새 옷에 대한 탐착을 경계하셨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빨리어 율장의 인연담을 보면 현실적인 상황이 드러난다. 한때 도적들
우리 차인들은 신라 이래로 우리와 깊은 교류를 해 온 일본의 차문화 역시 그 원조가 우리 한국이라는 자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용장사로 찾아온 준 화상을 만난, 우리 차문화의 중시조격인 매월당 김시습이 일본의 대표적인 차문화인 와비차 즉 초암차에 영향을 주었다는 견해도 있다. 백제뿐만 아니라 통일신라와도 깊은 교류를 해 온 일본에게 문화적으로 큰 영향을 준 곳은 중국이 아니라 우리라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검토의 여지가 있지만 여기서 차문화만 예외는 아닐 듯싶다.그렇다고 우리가 차문화에서 일본의 선조에 해당하며, 일본보다
경주 아사가 차관의 이름을 지어준 소천 박영호 선생. 그 기인이 차회에서 늘 한수 접는 차인이 있다. 글로벌 자가용내장재 전문회사인 동진이공주식회사의 대표이사 겸 회장인 김은호 씨(77)로 '경주세계차문화축제'의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분이다.경주 세계차 문화 축제는 경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차 문화 참여와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천년고도 경주의 아름다운 가을 하늘과 역사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소중한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한국 차 문화의 역사와 그 특징을 부각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신라의 도
-전법게(傳法偈)‧시법시(示法詩)“부처님이 영산회상에서 수많은 대중이 운집한 가운데 연꽃을 들어보였다. 이때 대중들은 모두 조용하였고 오직 가섭 존자만이 미소를 지었다. 부처님이 말씀하시길 ‘나에게 정법안장(正法眼藏) 열반묘심(涅槃妙心) 실상무상(實相無相)의 미묘한 법문이 있으니 불입문자 교외별전을 모두 마하가섭에게 부촉하노라’ 하셨다.”‘염화시중의 미소’로 일컬어지는 이 유명한 일화는 부처님이 무상대도를 성취한 이래 전법과 교화를 펼치시기 40여년. 교단이 바로 정립되고 출 재가를 망라한 제자들이 수 만 명에 이르렀다. 부처님의
바일제법 제54조는 불수간계(不受諫戒)이다. 먼저 인연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부처님께서 출가할 때 같이 성을 나왔던 마부 찬나(한역으로는 찬타 혹은 천타)가 비구가 되고 난 후 가끔 법다운 행위를 하지 못하였던 모양이다. 그런 행위를 비구들이 충고하였지만 찬나 비구는 부처님의 출가를 도왔다고 교만하여 불공경하고 그 충고를 무시하기 일쑤였다. 본 조항은 이 일이 부처님께 알려지고 난 후 제정되었다.현대 승가에서도 이런 일이 분명히 있고 재가자들 사이에도 비일비재하게 있을 것이다. 가령 어떤 사람이, 혹은 스님이 높고 대단한 위치
「만복사저포기」의 무대인 남원 보련산 아래 보련사 옛터에 매월당이라는 초가집들이 들어 서 있다. 이 초가집의 지붕 즉 이엉을 직접 잇는 사람을 요즘은 보기도 어렵고 구하기는 더 어렵다. 새마을사업 이전에는 흔한 집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변했다. 이젠 한번 고쳐 올리는데 수천만 원이 드는 까닭에 ‘초가집’에 대한 커다란 애착이 없이는 유지하기가 매우 어려운 가옥형태가 되었다.이엉이란 짚, 풀잎, 억새 등으로 엮어 만든 지붕 재료로, 강진 다산 초당에도 없는 이엉이 여기 바로 남원 매월당에 있다. 황토 한옥에 억새지붕을 얹은 초당인
지난 회에 이어서 음주계를 조금 더 살펴보기로 한다. 빨리어 율장에서는 술을 수라(surā)와 메라야(meraya)로 나누고 있는데 수라란 곡물을 효모로 이용하여 만든 술이고 메라야는 주로 꽃이나 과일 등을 이용하여 만든 술이다.한국 승가는 음주에 대해 상당히 관대한 편이다. 이는 역대 선,조사 스님들의 음주와 연관된 일화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 한 예로 경허 스님과 만공 스님의 일화가 있다. 경허 스님은 제자인 만공 스님에게 단청 불사를 하기 위해 시주를 받으러 가자고 해놓곤 시줏돈으로 주막에서 술을 마셔 버렸다. 불만을 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