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문화권에는 다양한 고기들이 선보이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 입맛에 제일 많이 길들여진 것이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이다. 이러한 고기들의 맛을 내기 위하여 각국의 전문요리사들은 각기 그 나라와 그 지방의 특색에 맞도록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고 이웃나라에까지 유명세를 떨치면서 외화벌이까지 한몫하고 있다.

이윤을 추구하는 조그만 식당까지도 미식가들의 구미를 맞추기 위하여 고기의 부위마다 각양각색의 색다른 이름을 붙여가면서 다양한 조리법이 개발되어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고기들이 도축되기 전에 사육과정에서 과연 어떠한 삶을 살다가 최후의 죽음을 맞이한 후 우리의 식탁위에 오르게 되는 것인지 그 유통과정을 한번쯤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그 과정이 우리의 건강과 바로 직결되기에 내 가족을 위하는 일이라 결코 소홀히 다루어서는 안 될 문제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목축업을 하는 업자들은 대부분 공장식 사육을 하고 있다. 공장식 사육을 하는 이유는 짧은 시간 내에 좋은 품질을 얻기 위해서인데 육질(肉質)을 좋게 하고 또 많은 양의 고기도 얻기 위해서다.

소에게는 원래 야생에서 자라는 풀을 먹이는데 공장식 사육에서는 곡물을 주로 먹인다. 풀을 먹여 키운 소는 고기의 질이나 맛이 별로 없고 곡물로 키운 소는 살이 부드러워서 사람의 입맛에 적당하다는 것이 곡물을 먹이는 이유다. 풀을 먹는 소가 하루아침에 곡물로 주식을 바꾸다보니 위장에 탈이 나고 계속 소화가 잘 되지 않자, 소화가 잘 되도록 곡물의 사료에 대량의 항생제를 첨가하여 키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젖소로부터 태어난 수송아지는 우유생산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아무런 경제적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태어나자마자 즉시 농장으로 팔려나간다. 팔려나간 수송아지는 햇빛이 차단된 제한된 공간에서 운동 등 모든 행동이 금지되고 목에는 밧줄을 묶어 사육된다. 오로지 연한 육질을 얻기 위해서다.

소의 평균수명은 약 25년인데 수송아지의 운명은 인간이 먹을 스테이크용으로 기르기 위해서 태어난 지 겨우 6개월 만에 도살되고 만다.
도살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일부는 전기톱을 사용한다고 한다. 온 몸이 부위마다 전기톱으로 갈기갈기 잘려나가고, 간혹 살아있는 소가 거꾸로 매달린 채 뒷다리를 버둥거리면서 몸부림을 하는 도살과정을 영상으로 본 적이 있다. 그 장면은 인간으로서 차마 눈뜨고 보지 못할 만큼 끔찍하다.

이러한 과정을 본 사람이면 아무리 육식을 좋아하더라도 하루아침에 고기를 끊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여서까지 고기를 먹는 것이 과연 우리의 건강을 보호해 줄 것인가? 의문이다. 인간의 내면에 이렇게 잔인한 성품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너무도 믿기 어렵다.

비단 수송아지 뿐만 아니라 공장식으로 사육하는 동물(소, 돼지, 닭 등)들은 도살되기 전까지 온갖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인간은 이러한 동물의 병과 고통을 알면서도 오직 영리만 추구하기 때문에 그대로 방치하니, 동물들은 치료는커녕 처참한 고통 속에서 살다가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 공장식 축산 실태. 비좁은 닭장에서 사육되는 닭들. 사진=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제공

닭을 사육하는 공장식 농가에서도 마찬가지다. 철사로 된 닭장에 갇힌 닭들은 발가락이 잘리고 닭장이 너무 비좁아서 날개를 펼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가 심해서 사나워지고 서로 꽁지부분을 쪼아 피가 나면 피를 본 닭들은 흥분하여 더욱 달려들어 서로 쪼아 먹기 때문에 결국 죽게 된다. 그리고 철장 위에 갇힌 닭들의 배설물로 그 밑 철장에 갇힌 닭들은 차례로 오물이 범벅이 된 채 불구와 골다공증,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병으로 부리 쪼기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사람들은 닭이 부리로 쪼는 것을 막기 위해 어릴 때 부리를 잘라낸다. 보통 닭들은 15년 이상을 살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알의 생산이 감소한지 1~2년이 되면 도살된다. 그리고 알을 낳지 못하는 수컷들은 육용으로 키우지도 않기에 이산화탄소에 넣어 질식시키거나 절단기 또는 분쇄기에 넣어 처리하는 것이다.

공장식으로 사육된 소와 닭들은 대부분 도살되기 전에 암에 걸려 있다고 한다. 돼지도 폐렴을 앓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채식을 주로 하는 아시아인들보다 육식을 많이 하는 서양인들에게 오히려 골다공증 환자가 많다고 한다. 요즘 학생들의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고 뼈가 약해 잘 부러지는 것도 바로 육식을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성격이 거칠고 화를 잘 내는 것도 육식을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하니 우리의 음식문화가 하루 속히 채식문화로 바뀌어야 할 시기인 것 같다.

그러나 육식을 즐기는 사람조차도 육식이 건강에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육식을 끊지 못한다. 그 이유는 채식이 우리의 건강을 지켜줄 수 없을 것 같은 우려감 때문이라고 하는데 얼핏 생각하면 그 말도 맞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사실 채식이라고 하면 일반인들은 주로 채소를 연상하는데 그게 아니다. 채소는 70~80%가 수분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 몸에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시킬 수가 없다. 소승이 말하는 것은 채소를 주식으로 애용하라는 것이 아니고 채식을 주식으로 하라는 것이다.

채식의 개념은 곡물을 포함한 채소, 과일 등을 말함이다. 특히 고기대신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하여 콩으로 만든 두부, 된장 등으로 보충하면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또한 지금은 다양한 채식문화가 발달되어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건강을 위하여 식생활을 개선할 수가 있다.

결국 인간은 탐욕으로 인하여, 모든 질병의 원인을 만들어 내고 또한 그로 인해 고통을 당한다. 이것이 인과응보요 자업자득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창민스님(부산 천불정사)

저작권자 © 한국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