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상을 내지 않는 불보살

◎ 수보리의 상

世尊하 佛說 我得無諍三昧人中에 最爲第一이라하시니 是 第一離欲阿羅漢이언만 我 不作是念하대 我是離欲阿羅漢이라하나이다. 世尊하 我 若作是念호대 我得阿羅漢道라하면 世尊이 卽不說須菩堤 是樂阿蘭那行者라하시려니와 以 須菩堤 實無所行일새 而名 須菩堤 是樂阿蘭那行이라하시나이다.

수보리 [드디어 조금 깨친 바가 있어 수보리가 세번째로 세존께서 묻지도 않았는데 기분이 좋아서 한마디 더 합니다.]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제가 다퉈야 할 일이 없어져야 생기는 삼매[무쟁삼매[無諍三昧]]를 얻은 사람들 중에 제일이라 하셨습니다. 이는 ‘욕심을 여의어서 번뇌가 다하여 공에 머물게 된 아라한’이란 뜻이지만, 저 스스로는 한번도 이런 상을 지은 적이 없기에 저를 ‘욕심을 완전히 여읜 아라한’이라고 하신 것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내가 아라한의 도를 얻었다’라는 상을 가졌다면 [이는 곧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에 집착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라한이 될 수도 없었고 아라한이라고 부르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세존께서는 저를 [묵언(默言) 등 고요한 가운데 공을 관찰하는 수행인] 아란나행[阿蘭那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하시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수보리 제가 실제로 아란나행을 했다는 상이 없어서 [즉 무위의 행을 닦았기에] 수보리가 아난나행을 좋아한다고 이름하게 된 것입니다.

◎ 상을 내지 않는 불보살

세존 佛告須菩堤하사대 於意云何오 如來 昔在燃燈佛所하여 於法 有所得不아

수보리야! 내가 그 옛날 그러니까 전생에 바라문수행자였을 때 연등[燃燈]부처님을 뵈었던 적이 있단다. [꽃 다섯 송이를 사서 공양했고, 또 지나가시는 진흙탕 길에 더렵혀 지실까봐 머리카락을 펴서 연등부처님께서 밟고 건너시게 했다. 그때 연등 부처님께서는 내가 91겁 뒤에 석가모니부처가 되리라는 수기를 내리셨었지.] ‘그때, 내가 법을 얻게 될 것이라는 상을 가졌다고 여기느냐?

수보리 不也니이다. 世尊하 如`來 在燃燈佛所하사 於法에 實無所得이시니이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여래전생의 세존께서는 연등부처님을 뵈었을 때, 법을 얻게 될 것이라는 상이 정말로 없으셨다고 여깁니다. 그래서 결국 ‘‘가장 쎄고 최고로 좋지만 정말 얻기 어렵다는 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법을 얻어 부처님께서 되신 것입니다.

2020년 제5회 나마스떼코리아 사진공모전 은상 수상작. “문형권님의 식구” 네팔 부처님 탄생지인 룸비니에서 촬영한 이 사진은 "바닥에서 먹는 찬없는 달밧이라도 한솥밥 먹는 행복한 우리 식구... "라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모습, 복장 등을 볼 때, 집밖에서 먹는 것을 보면 다른 집 일하러 온 아버지 점심 시간에 모여서 밥을 함께 하는 불가촉천민 가족의 소소한 행복을 담고 있다. 사진을 쳐다보는 표정의 풍부함과 함께, 멀리 소의 실루엣이 보여 신분제의 유습 속에서 축생과 같은 폐단이 엿보이며, 그 가운데서 가족의 정과 행복을 찾는 모습이 아름답다. 가운데 귀엽게 머리를 딴 딸 아이가 밥을 안먹는 것도 매우 특이한 이유가 있는걸까? 궁금증 마저 자아내게 하는 서사구조를 말해주는 사진이다. 사진에서 툭 튀어 나올 것 은 입체감이 여러모로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2020년 제5회 나마스떼코리아 사진공모전 은상 수상작. “문형권님의 식구” 네팔 부처님 탄생지인 룸비니에서 촬영한 이 사진은 "바닥에서 먹는 찬없는 달밧이라도 한솥밥 먹는 행복한 우리 식구... "라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모습, 복장 등을 볼 때, 집밖에서 먹는 것을 보면 다른 집 일하러 온 아버지 점심 시간에 모여서 밥을 함께 하는 불가촉천민 가족의 소소한 행복을 담고 있다. 사진을 쳐다보는 표정의 풍부함과 함께, 멀리 소의 실루엣이 보여 신분제의 유습 속에서 축생과 같은 폐단이 엿보이며, 그 가운데서 가족의 정과 행복을 찾는 모습이 아름답다. 가운데 귀엽게 머리를 딴 딸 아이가 밥을 안먹는 것도 매우 특이한 이유가 있는걸까? 궁금증 마저 자아내게 하는 서사구조를 말해주는 사진이다. 사진에서 툭 튀어 나올 것 은 입체감이 여러모로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세존 須菩堤야 於意云何오 菩薩이 莊嚴佛土不아.

그럼, 수보리야! 보살들께서 부처님 가르침을 만날 수 있는 이 세상[불국토]을 아름답게 한다는장엄 상을 가졌다고 여기느냐?

수보리 不也니이다. 世尊하 何以故오 莊嚴佛土者는 卽非莊嚴일새 是名 莊嚴이니이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보살들께서 부처님 가르침을 만날 수 있는 이 세상[불국토]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그런 게 아닌 것으로 [장엄은 상구보리와 하화중생의 보리행] 압니다. 따라서 그런 상도 내지 않았기 때문에 이름만 장엄이라고 하게 된 것입니다.

세존 是 故 須菩堤야 諸菩薩摩訶薩이 應如是生淸淨心이니 不應住色生心하며 不應住聲香味觸法生心이요 應無所住하야 而生其心이니라

수보리야! 맞다. 그렇게 보살마하살들은 색[色]]·성[聲]·향[香]·미[味]·촉[觸]·법(法)에 머물러 마음을 내서는 안 된다. 그 아무데도 머물지 않고 상을 내지 말아야 이런 깨끗한 마음믿음을 내게 된단다.

세존 須菩堤야 譬如有人이 身如須彌山王하면 於意云何오. 是身이 爲大不아.

수보리야! 예를 들어 어떤 사람[여래의 복과 지혜의 보신]의 몸이 수미산왕만하다고 하면 그 크기가 크다고 해도 되겠느냐?

현실적으로 수미산은 기원정사 앞을 흐르는 갠지스강의 발원지인 티베트 카일라스을 말한다. 인격화해서 걍린포체로 불리는 이 산은 불교 세계관의 중심일 뿐만 아니라 몇 개의 종교의 발원지로 지금도 수많은 참배객을 줄을 잇고 있다. 수미산왕이라고하면 산 자체가 신체神體이기도 한 걍린포체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수보리 須菩堤 言하사대 甚大니이다. 世尊하 何以故오 佛說非身일새 是名 大身이니이다.

됩니다. 매우 큽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그 몸은 눈에 보이는 [형체와 생멸이 있는 유루[有漏]의] 그런 몸도 아닙니다. 수미산왕 역시 스스로 크다는 갖고 있지 않을 것입니다. 그저 이름만 큰 몸이라고 붙였을 뿐입니다.

세존 須菩堤야 如 恒河中所有沙數하야 如是沙等恒河 於意云何오 是諸恒河沙寧爲多不아.

좋다. 수보리야! 만약에 요 앞의 갠지스강에 있는 모래만큼의 많은 갠지스강이 더 있다면 말이다. 그 수 만큼의 강들에 있는 모래들을 다 합쳐서 세어보면 그것도 많다고 해도 되겠느냐?

수보리 須菩堤 言하사대 甚多니이다 世尊하 但諸恒河도 尙多無數은 何況其沙리이까.

그럼요.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갠지스강만해도 그 모래의 수가 엄청날 텐데, 하물며 그 수만큼의 강들에 있는 모래들을 다 합치면, 그 수는 헤아려서 뭐하겠습니까? 헤아릴 수도 없고 헤아릴 필요도 없이 많습니다.

세존 須菩堤야 我今에 實言으로 告汝하노니 若有善男子善女人이 以七寶로 滿爾所恒河沙數三千大千世界하야 利用布施하면 得福이 多不아.

수보리야! 이번에는 좀 현실적인 예를 들어보자. 어떤 선남자이나 선여인이 갠지스강의 모래알만큼 많은 삼천대천세계를 가득 채울 만큼의 칠보를 보시했다면 말이다. 그럼 그들이 얻을 복덕이 많다고 해도 되겠느냐?

수보리 須菩堤 言하사대 甚多니이다 世尊하.

됩니다. 세존이시여. 매우 많습니다. 앞에서 당당하게 답하던 수보리는 계속되는 세존의 질문에 서서히 겁이 나기 시작한다. 혹시 틀렸나하는 의구심이 생겨 앞에서처럼 더 길게 말을 못하고 세존의 다음 설명을 이번보다는 좀 초조하게 기다리게 린다.

세존 佛告 須菩堤야 若善男子善女人이 於此經中에 乃至 受持四句偈等 히야 爲他人說하면 此福德이 勝前福德하리라.

수보리야! 어떤 선남자와 선여인이 이 금강경 가르침 가운데 단지 몇 구절만이라도 제대로 받아들여 마음속에 깊이 지니고 있다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전한다면 이 [지혜로운 무루의] 복덕이 앞의 칠보 보시 [유루의]보다 보살이 되는데 더 나은 것이니라.

-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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