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주선(住禪. 멈춰 서서 하는 명상)

 

좁고 깊게 주시합니다. 발바닥에 의식을 완전히 달라붙게 합니다. 조금도 놓치지 않고 주시합니다. 앞의 알아차림과 뒤의 알아차림, 앞의 ‘순간 삼매’와 뒤의 ‘순간 삼매’가 끊이지 않고 연결되도록, 알아차림이 하나로 쭉 이어지도록 끊임없이 알아차려야 합니다.

원하거나 거부하는 집착 즉, 탐진 없이 그리고 사유하거나 분석하지 않고 단지 알아차림만 합니다. 만약 집중이 잘 되지 않는다면 안 되는대로 정해진 시간을 채우십시오. 그것이 중요합니다. 하루하루 꾸준히 하다보면 어느새 알아차림의 힘은 커져 있을 것입니다.

집중이 되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것은 ‘거부감’, 즉 진에 해당합니다. 집중이 잘되기를 바란다면 탐에 해당합니다. 집중이 잘되고 되지 않고 관계없이 단지 알아차림 하는 시간을 채우시기 바랍니다. 혹시 집중이 잘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거나 하지 마십시오. 기도를 하려면 다른 시간에 하시기 바랍니다.

정해진 시간 동안은 일체 기도를 하지 마시고 단지 알아차림에 전념하십시오. 두세 번 ‘강한 집중을 하겠다’ 또는 ‘어차피 보내는 시간이니 강력한 집중을 해야겠다’라고 다짐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러나 그 이상은 하지 마십시오.

몸이 흔들리는 것에 대한 불편한 마음이나 불안감도 그와 같습니다. 거부감이나 바람 없이 단지 알아차림 하는 시간을 성실히 채우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하루하루 지나면서 흔들림도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행선에서 주 관찰 대상은 발바닥이며, 이것은 몸에 대한 좁고 깊은 알아차림입니다.

몸에 대한 알아차림에 있어서 그 관찰 대상은 지수화풍(地水火風)의 특성입니다. 우리 몸은 단단한 뼈와 부드러운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 물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온도와 밀접합니다. 온도가 매우 추워지면 우리는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되고, 몸은 면역력이 떨어지며, 피부도 거칠어집니다. 북극에 사는 동물은 무언가를 먹을 경우, 지방으로 축적됨으로써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도록 진화했습니다. 추위는 그러한 작용을 합니다. 더우면 땀이 나면서 불순물을 배출하고, 일정 온도를 넘어서면 암이 활개 치지 못한다는 학설도 있습니다. 여름에도 항상 따뜻한 물을 마시는 사람은 웬만한 더위는 더위도 아닙니다. 그러나 에어컨 속에서 사는 사람은 조그만 더위에도 짜증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온도와 건강, 피부 상태, 지방의 축척과 노폐물 배출, 짜증 등이 결코 별개의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행선에 있어서는 특히 주 관찰대상이 몸 즉 물질입니다.

우리의 몸은 이러한 특성들이 있고, 어떤 조건이 주어지면 특정한 현상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우리는 나라는 몸과 정신을 살피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지수화풍’의 특성을 알아차림 하는 것입니다. 그것에서 분리할 수 없음은 명백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촘촘히 알아차림 하시기 바랍니다. 이렇듯 매일 규칙적으로 일정시간 동안 알아차림 해 간다면, 분명 많은 유익함이 있을 것입니다.

이어서, 멈춰 서서 하는 명상 즉, 주선(住禪)에 대해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행선(行禪)과 주선(住禪)은 항상 이어서 합니다. 행선을 하다가 강한 현상이 일어나면 멈춰 서서, 그 강한 현상을 주시합니다. 이것이 첫 번째 주선입니다. 행선을 하다가 벽을 만나면 멈춰 서서 주선을 합니다. 이것이 두 번째 주선입니다. 그리고 서서히 돌아섭니다. ‘돎돎돎돎돎돎’ 하면서 복합적 움직임인 ‘도는 과정’의 발바닥을 면밀히 주시합니다. 그리고 다시 서서 주선을 합니다. ‘섬섬섬섬섬섬’ 하면서 발바닥을 주시합니다. 이것이 세 번째 주선입니다. 그리고 다시 ‘듦 밈 내림’ 하면서 행선을 합니다. 이렇게 행선과 주선을 항상 이어서 하기에 상호간에 알아차림의 상승작용을 합니다. 행선의 관찰 대상은 몸 즉, 물질(지수화풍)의 특성에 대한 알아차림입니다. 반면에 주선은 정신현상에 대한 알아차림입니다.

행선의 과정에서 강한 현상이 발생했을 경우, 멈춰 서서 그 강한 현상을 주시해야 합니다. 이것이 주선의 첫 번째방법입니다.

-마하시 전승 위빳사나 ‘담마명상원’ 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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