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우한(武漢)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고 공식 발표한 지 7개월여, 지난 7월 28일을 기준으로 전 세계 확진자가 1,663만 명, 총 사망자는 65만6,081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에 가장 잘 대응하여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우리나라도 최근에 확진자 수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으로는 좀처럼 돌아갈 수 없을 것처럼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특히 불자들은 어떻게 신행생활을 해야 할 것인가? 여기저기 힘들다고 호들갑을 떠는 것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부처님께서 들려주신 공덕녀와 흑암녀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옛날 어느 장자의 집에 한 여인이 찾아왔다. 하늘에서 내려온 듯 아리따운 모습에 반한 장자가 그녀에게 누구인지 물었다. 공덕녀라고 밝힌 그녀는 장자에게 “저를 보면 모두들 기분이 좋아지고, 저와 함께 있으면 재물도 늘어나고 수명도 길어지며 운수 대통한답니다”라고 말한다. 장자는 빼어난 미모에 재물과 건강, 게다가 행복까지 준다는 공덕녀에게 함께 살자고 간곡히 청했다.

“저와 늘 동행하는 제 동생을 함께 받아주신다면 따르도록 하겠습니다”라는 공덕녀의 말에 “당신 동생이라면 장님이라 할지라도 받아주겠소”라고 장자가 말하자마자 문이 열리면서 공덕녀의 동생인 흑암녀가 들어왔다. 흑암녀는 못생긴 얼굴, 더러운 매무새, 그야말로 추녀 중의 추녀였다. 깜짝 놀란 장자가 그녀에게 누구냐고 물었다. “저는 흑암녀라 하옵니다. 저를 보면 기분이 좋았다가도 나빠지고, 저와 함께 있으면 부자도 가난해지고, 수명도 줄어들고, 재수가 없어진답니다”라는 말에 장자가 황급히 쫓아내려 하자 흑암녀가 말했다. “저분이 바로 제 언니예요. 언니와 저는 꼭 같이 다녀야만 합니다. 저를 내쫓으면 언니도 내쫓기게 됩니다” 장자가 그에 대한 사실 여부를 공덕녀에게 묻자, “네. 저희는 늘 같이 다녀야 합니다. 제 동생도 함께 받아주세요.”

공덕녀는 삶과 행복, 흑암녀는 죽음과 불행을 비유한 것인데, 이 둘은 손등과 손바닥 같다. 다시 말해 행복과 불행은 늘 함께 찾아온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역시 흑암녀이자 공덕녀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파산한 사람, 일자리를 잃은 사람도 많다.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것만큼 두려운 일도 없을 것이다. 나라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것은 시의적절한 대책이라 할 수 있다. 국가에서는 최소한의 경제적 안전망을 마련해 주고, 종교계, 특히 불교계에서는 정신적 안심입명과 아울러 삶의 패러다임을 바꿀 계기를 마련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 욕망을 부추기는 사회에서 헐떡이며 살아온 삶이 아니던가? 인간 욕망이 노골화될수록 지구환경도 극심하게 훼손되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한 국가 간 봉쇄로 여행을 자제하고, 집안에 머물고, 공장이 가동을 멈추니 지구 공기가 눈에 띄게 맑아졌다. 인간이 잠시 활동을 멈추니 지구가 숨을 쉬는 것이다. 이렇듯 흑암녀와 공덕녀는 늘 함께 다닌다. 행복과 불행이 똑같은 크기로 다가온다면 어떤 것을 더 활성화시킬 것인가? 그 답 역시 우리 자신에게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연기법을 깨닫는다면 불행 중 다행, 한편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실질적인 예방법이라고들 하는데, 어떻게 하면 면역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인가? 미국 모 대학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명상과 면역력의 상관관계는 자명하다. 스트레스가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명상은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면역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명상의 뿌리는 깨달음의 종교인 불교, 불교의 창시자인 고따마 붓다의 명상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밖으로 치닫는 욕망을 멈추고 붓다처럼 명상하고 붓다처럼 살아간다면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행복 충만… 명상의 종교인 불교에 희망이 있다.

-민족사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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