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호명 스님 취임 1주년 인사말

본인이 한국불교태고종 제27대 총무원장으로 취임한 지도 어언 1년이 되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본인은 숱한 어려움과 역경 속에서도 우리 종단의 안정과 종도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편경환 측의 극단적인 내홍과 분규조장으로 본인의 하루하루는 늘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본인에게 힘을 준 것은 본인이 제27대 총무원장으로 당선될 때 종도 및 불자 여러분께서 본인에게 보내주신 지지와 성원 덕분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고 계시는 종도 및 불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한량없는 감사를 드립니다.

각종 언론보도를 통해 아시겠지만, 지난 6월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편경환이 제소한 ‘총무원장 불신임 무효’ 소송 및 본인에 대한 ‘총무원장직 선거 무효“ 소송이 기각되고, 편경환

이 이에 대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함에 따라 그동안 혼란과 분규를 겪어왔던 우리 종단은 외형상 안정화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야말로 시작에 불과합니다. 아시다시피 편경환 집행부가 우리 종단에 끼쳐놓은 해악이 너무나도 산적해있기 때문입니다.

친애하는 종도 및 불자 여러분!

돌이켜보면 지난해 6월 27일 본인이 제27대 총무원장으로 당선돼 청사 앞 길거리에서 당선증을 교부받고 종무행정을 시작한 뒤 가장 견디기 힘든 일은 “총무원장으로 당선되었으면 빨리 총무원사로 들어가야지 왜 밖에서 우물거리고 있느냐”는 질책이었습니다. 그러나 총무원장으로 당선되기 전과 후에도 본인이 한결같이 지키고자 한 바람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우리 종단은 종헌·종법에 의해 운영되어야 하고, 본인 또한 그 종헌·종법의 테두리 안에서 종단안정과 종도화합을 꾀해 나가야 한다는 원칙이었습니다.

본인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2월 18일 사회법의 도움으로 다음날인 12월 19일 우리들은 큰 물리적 충돌 없이 편경환이 장악하고 있던 총무원사에 무사히 들어올 수 있었고, 지난 6월 19일에는 편경환이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총무원장 불신임 무효’의 소 및 본인에 대한 ‘총무원장직 선거 무효’의 소도 모두 기각되고, 편경환이 이에 대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음으로써 우리 종단의 내홍과 분규는 완전히 종결되게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종도 및 불자 여러분!

이 모든 것이 결국은 종도 여러분과 불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본인은 굳게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또한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 본인의 깊은 생각입니다. 편경환이 항소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해서, 또 sns 문자 몇 마디로 종도들에게 사과했다고 해서 그의 죄과가 하루아침에 모두 사라질 수는 없습니다. 이에 대한 본인의 기본 철학 역시 확고합니다. 종단안정과 종도화합을 해나가되 그것은 반드시 파사현정을 통한 종단안정과 종도화합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썩고 곯은 뿌리를 그대로 두고

종단안정과 종도화합을 꾀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언젠가는 또 다시 그런 위험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는 불씨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 역경과 굴곡 속에서도 우리 종단이 1,700년 한국불교 적통장자종단으로서의 전통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종도 여러분과 불자 여러분의 ‘사악한 것은 부수고 바른 것은 드러낸다’는 파사현정의 힘이 부처님 법에 따라 하나로 모아졌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강하되 부드럽고, 부드럽되 강하게 종헌·종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종단안정과 종도화합을 도모하며, 한국불교 적통장자종단으로서의 우리 종단 위상을 하루 빨리 되찾을 수 있도록 남은 임기 동안 여러분과 함께 본임의 임무를 담대하게 수행해나갈 것을 다짐 드립니다.

본인이 남은 임기를 무사히 완수할수 있도록 앞으로도 종도 및 불자 여러분께서 더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실 것을 간절히 부탁드리며, 취임 1주년 인사에 가름합니다. 감사합니다.

불기 2564년 6월 27일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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