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사찰 배치도 그대로 수록
스토리텔링에서 활용 기대 높아

금강산은 고대부터 많은 설화의 배경이 되고 문학과 예술의 소재가 된 명산이다. 특히 금수강산을 대표하는 민족의 영산으로서 석왕사, 장안사, 표훈사, 유점사 등 다수의 사찰이 소재하고 있

 

어 여행과 참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금강산의 아름다운 모습을 직접 보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이를 남긴 기행문이 적지 않은 것은 금강산에 대한 우리 민족의 그리움에 대한 반증이자 향심(向心)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원전인 『봉래일기』는 조선말 1894년 계룡산 동학사에 주석했던 청운 이면신 스님이 작성한 금강산 유람기다. 특히 당시 사찰의 배치도가 그려져 있는 유일한 자료로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봉래일기』의 본문은 저자가 서울과 근교를 둘러본 일기형식의 『蓬萊日記』와 서울에서 출발해 금강산을 유람하고 돌아온 『자경산위시지금강일기(自京山爲始至金剛日記)』, 여행하는 동안 보았던 시구를 베껴 모아 정리한 『금강제처판상시등출(金剛諸處板上詩騰出)』의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이 책은 『봉래일기』를 완역한 것으로 먼저 책의 내용을 정리해 해제를 작성한 후 본서의 특징인 『봉래일기』와 『자경산위시지금강일기』의 두 부분의 주요 단어 등에 주석을 첨가해 번역했다. 『금강제처판상시등출』은 저자의 시가 아니라 제외했다.

이 책의 구성 제1장 해제에서는 『봉래일기』라는 자료를 살펴보고 내용을 분석했다. 특히 자료의 서지사항을 시작으로 본서의 저자와 작성시기를 유추했다. 이후 여정을 통해 이동경로와 교유자를 살펴보고 저자의 견문을 중심으로 급격한 사회문화적 변화를 겪던 당시의 시대상황과 당시 사찰과 관련한 설화를 정리하고 이 책의 특징을 설명했다.

제2장 여행기에서는 본문에 나오는 주요 단어와 지역명, 사찰에 대해 주석을 첨부했다. 또 『조선고적도보』와 역자의 촬영을 통해 관련된 사찰의 사진을 게재했다. 특히 저자가 그린 사찰 배치도와 그에 적힌 당우명을 디자인하여 『조선고적도보』의 전경 사진과 병렬로 배치함으로써 1894년 당시의 사찰 배치와 1900년대 초반의 사찰 배치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부록에서는 원문 전체를 탈초하여 입력했으며, 저자가 그린 사찰 배치도를 원문 그대로 제시했다. 아울러 원서를 영인해 첨부했다.

이 책은 금강산 소재 사찰의 복원과 사찰 설화와 금강산 관광의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역자로 참여한 이대형은 연세대학교에서 『금오신화의 서사방식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에서 문집 번역을 담당하고 있다. 이석환은 동국대학교에서 『공해의 교학사상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일본 오타니대학 특별연구원을 거쳐 현재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하정수는 동국대학교에서 『국어어미 {-거-}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연구원과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대우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한국기술대학교 동국대학교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이면신 지음/이대형외 역/올리브그린/값 19,000원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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