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령 박사 저 ‘시시한 인생은 없다’
나약한 존재들이 내뱉는 한탄에 주목
부처님 메시지 통해 새로운 인식 환기

경전 이야기꾼으로 불리는 이미령 박사가 삶의 고단함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또 하나의 책을 썼다. 삶을 돌아보게 하고, 내 하루를 보듬어주는 책의 표제는 『시시한 인생은 없다』<사진>다.

 

2천 6백년 전 붓다의 메시지를 고스란히 담은 경전에는 삶의 진리, 인생의 깨달음이 농익어 있지만 온통 어려운 말로 쓰여 있어 경전을 천천히 읽어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저자는 이를 감안해 『상윳따 니까야』『경율이상』『법구경』『앙굿따라 니까야』『숫따니빠따』등의 경전 속 이야기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가만히 음미하고, 곱씹으며 읽을 수 있도록 이야기로 풀어냈다.

“칭찬이 밖에서 주어지는 찬사라면, 격려는 내면에서 힘을 내게 하여 그가 하려는 일을 완성하게 해줍니다.…요즘처럼 자존감이 바닥까지 추락했다는 사람들이 많을 때 이 격려의 한 마디가 갖는 힘은 큽니다.”

본문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저자는 인생의 가치, 노력, 진리, 믿음, 깨달음을 경전에서 찾아 독자와 함께 사유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써내려갔다. 책에서도 이들 가치, 노력, 진리, 믿음, 깨달음은 각각 하나의 장으로 구분했다. 모든 인생의 희노애략은 경전에도 있다. 따라서 부처님의 말씀을 들여다보자며, 그 속에서 깨달음을 얻자며 저자는 독자들을 책 속으로 안내한다.

“내가 너무 시시한 존재 같아서 저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숨 쉬기가 두렵다고들 합니다.”

저자는 세상의 나약한 존재들이 내뱉는 푸념과 한탄에 주목하며 이 책을 구성했다. 그래서일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이 될 때 들여다보기에 딱 맞는 책이다.

또 불자로서 경전을 탐독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거나, 불자는 아니지만 부처님의 지혜를 배우기 위해 경전을 읽고자 하는 독자들이 주목하면 좋은 안내서 구실을 한다.

무엇보다 경전을 읽고 싶지만 쉽게 읽을 수 없었던 경전을 누구보다 쉽고 이상적이게 또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글을 풀어냈다.

일상생활과 나 자신을 집어 삼키는 ‘분노’, ‘탐욕’, ‘부끄러움’ 등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 경전에서는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 부처님은 불같이 화를 내는 사람에게 “분노의 뿌리에는 독이 있지만, 꼭지에는 꿀이 묻어 있다”고 이야기 한다. 화를 내는 것은 꿀처럼 달콤하지만, 그 감정의 뿌리에는 독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분노는 죽이면 슬프지 않다”고 다독인다.

이처럼 저자는 사람들의 내면, 그 내면의 시시함에 주목했다. 우리가 쉽게 가질 수 있는 부정적인 감정과 그로 인해 인생마저 시시해 지고 있는 현시대에 대해 고민한 것이다.

지금과 다르지 않은 2천 6백년 전 부처님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느덧 큰 위로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부처님은 중생을 늘 격려했던 분이다. 법문을 들으러 온 사람들에게 부처님은 위로와 격려로 대하셨다. 때로는 환희에 찬 감격에 빠질 정도로 고무적인 장면을 만들기도 하셨다. 스스로의 잘못에 너그럽지 못하고, 잘못을 두려워하며 어리석음에 갇혀 있는 사람들에게 부처님은 법문으로 그들을 깨우쳐 주셨다.

“아난다 존자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시기 위해 아라한이라는 해탈열반의 경지를 조용히 미뤄왔습니다. 수많은 도반들이 자신보다 앞서 놓은 경지에 속속 이르지만 그는 여전히 낮은 자리에서 공손히 두 손을 모으며 부처님을 모셨습니다. 부처님은 그런 제자에게 마지막 선물인 수기를 주셨지요. 제자의 깨달음을 예고하는 것을 수기라고 합니다. 여전히 공부해야 할 것이 남아 있어서 인간적 정리에 흐느껴 우는 제자의 눈물을 닦아주며 건네는 그 든든한 위로, 이런 제자의 눈물과 이런 스승의 선물이 있는 곳이 불교입니다.”(본문 p254~255)

붓다의 메시지를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는 저자의 글은 책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령 저/담앤북스/값 15,000원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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