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협, 한영동시 수록판

우리나라에 이름 난 명산(名山)을 찾노라면 그 입구에서부터 아주 익숙한 소리가 들려온다. 산골짜기를 가득 채우는 맑은 목탁 소리와 그에 박자 맞춘 스님들의 독경 소리이다. 특정 종교의 의식(儀式)과 관련된 소리가 왜인지 익숙한 건 불교가 우리 역사 가운데 오랫동안 함께해 온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사찰에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켜켜이 쌓여 있다.

종단협에서 발간한 'Stepping into the Buddha's Land'.
종단협에서 발간한 'Stepping into the Buddha's Land'.

 

사실 많은 이들에게 있어 사찰을 찾는다는 것은 불자가 아닌 이상 아주 특별한 경우에 해당한다. 그래서 많은 방문자들은 간혹 일주문을 지날 때, 불탑을 만날 때, 대웅전 앞에 설 때 무언가 궁금해 하는 경우가 많다.

“천왕문 양쪽에 서서 인상을 쓰고 서 있는 이 네 신(神)도 부처님인가?”

“절 가운데 선 이 큰 건물의 이름이 절마다 다른 이유는 뭘까?”

“절 건물은 왜 이렇게 화려한 걸까?”

사실 거기엔 다 사연이 있다. 하지만 ‘초보자’가 절 마당을 쓸고 있는 스님을 붙잡고 물어볼 수도 없을 터, 속 시원한 답을 얻기 힘든 게 사실이다.

이 같은 궁금증을 풀어줄 책을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서 펴냈다. 책 제목은 <Stepping into the Buddha's Land>.(불광출판사)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1967년 5월 한국불교 교단 간의 협력과 관계 증진을 위해 설립된 협회로 현재 태고종을 비롯해 한국불교 교단 30곳이 참여하고 있다.

이 책은 <Korean Buddhism>, <Encounter with the Beauty of Korean Buddhism>을 비롯해 매년 한국불교 관련 외국어 서적을 기획·출간하여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있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의 최근 신간이다.

이번 도서의 콘셉트는 ‘사찰 구석구석이 궁금한 이들을 위한 불교문화 가이드’로, 특별한 점은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는 ‘생생한 현장감’에 있다. 우리 사찰을 이루는 전형적인 요소들인 일주문, 천왕문, 종루를 비롯해, 불탑, 불전(佛殿), 부도밭 등을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다. 특히 내국인 뿐 아니라 외국인 방문자들이 궁금해 할 수 있는 지점들을 족집게처럼 골라내 그들의 궁금증과 답답함을 해소시켜 준다. 무엇보다 부처님 세상(Buddha’s Land), 즉 사찰을 향해 가는 걸음(step)에 따라 책을 구성하고 있어 우리 전통 사찰을 찾는 이들에게 매우 요긴한 안내서 역을 한다.

더욱이 일러스트 지도와 각 부분에 알맞은 우리나라의 대표 사찰 및 유물의 사진을 약 100여 컷 담고 있어 볼거리, 읽을거리가 가득하다.

이 책은 현재 불교계와 학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미술사학자 주수완 씨가 집필했다. 영문번역은 한국불교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고 번역일에 종사해 온 홍희연 씨가 맡았다. 한글과 영문이 함께 수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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