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회(佳會)는 차 즐기는 모임

대흥사 초의선사
대흥사 초의선사
초의선사가 머물렀던 두륜산 일지암
초의선사가 머물렀던 두륜산 일지암
대흥사 대웅보전
대흥사 대웅보전

가회란 차를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서 갖는 멋진 모임을 말한다. 초의선사는 ⟪초의선집⟫에서 가회풍경을 기록하고 있다. 초의 선사는 어느 날 학과 대나무와 향기로운 난초가 있는 별장에서 추사를 포함한 다섯 명이 차를 마시는 가회를 가졌다고 소개하고 있다. 본래 차를 즐겨 마시는 모임을 다회(茶會)라고 하는데, 초의스님은 가회라고 했다. 이때부터 다회 또는 가회란

다도특강을 듣기 전에 3배의 예를 올리고 있다.

 

다도특강을 듣기 전에 3배의 예를 올리고 있다.
다도특강을 듣기 전에 3배의 예를 올리고 있다.
향수해 보살과 천수성 보살이 다구와 찻잔을 가지런히 정리하면서 행자님들에게 다구 다루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향수해 보살과 천수성 보살이 다구와 찻잔을 가지런히 정리하면서 행자님들에게 다구 다루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바로 차 마시는 모임을 말한다.

고려 때 문인 이숭인이 “좋은 차는 아름다운 사람과도 같다(佳茗似佳人)”이라고 한 데서도 차는 차원이 높은 아름다움과 연관됨을 알 수 있다. 고려 때 문신들의 ‘차 마시는 자리’인 명석(茗席)이나 다산이 대나무 숲에서 베푼 다화도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 가회다례는 좋은 잎차나 말차를 준비해 놓고 차를 즐기는 사람을 미리 초청하여 다실이나 혹은 뜰에서 다담(茶談)을 나누고 차(茶) 생활의 멋을 즐기머 예의ㅐ를 갖추어 차의 풍미(風味)를 감상하는 것을 말한다.

때로는 훌륭한 작품을 감상하며 간단한 식사도 한다.

초의 선사의 다시 석천전다(石泉煎茶)를 소개해 보자.

 

天光如水水如烟(연관여수수여연): 하늘빛은 물과 같고 물은 연기 같구나

此地來遊已半年(차지래유이반년): 이곳에 와서 머문 지가 벌써 반년 이라네

良夜幾同明月臥(양야기동명월와): 명월을 벗 삼아 즐거운 밤 얼마이던가

淸江今對白駒眠(청강금대백구면):푸른 강 바라보며 이제 백구와 잠이 드네

嫌猜元不留心內(혐시원부유심내): 혐오하고 시기함이 원래 마음에 없으니

毁譽何會到耳邊(훼예하회도이변): 헐뜻고 기리는 말이 어찌 귓가에 맴돌 소냐

袖裏尙餘驚雷笑(수리상여경뇌소): 소매 속에는 여전히 경뢰소가 남았으니

倚雲更試杜陵泉(의운갱시두릉천): 구름에 기대어 두릉천으로 또 차를 끓이네

 

초의선사의 이 다시(茶詩)를 읽다보면 정말 감흥이 새롭다. 초의선사는 아주 맑게 수행하신 분이다. 조선조 불교가 중.후기에는 완전히 산중 불교화 하였다. 대흥사는 13대 강백을 배출한 화엄학 도량이면서 선(禪)도량이었다. 선교를 겸수한 거장들이 대대로 법맥을 상속하는 사자상승의 전통과 역사가 정립된 사찰이다.

정리: 원응<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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