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삭의 날 성대하게 봉행

2017년에 개최된 유엔 웨삭의 날 축제 포스터
2017년에 개최된 유엔 웨삭의 날 축제 포스터
웨삭의 날 축제에 종이 등을 들고 즐거워하는 어린소녀들.
웨삭의 날 축제에 종이 등을 들고 즐거워하는 어린소녀들.

항상 설명하지만 남방불교 전통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이 바로 웨삭의 날이라고 해서 탄생 성도 열반을 동시에 봉축하고 있다. 북방불교로 전해진 인도불교는 중간 지대를 거치면서 전달과정에서 내용이나 형식면에서 다소의 변화와 변상(變相)을 겪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해이다. 하지만 남방불교로 전해진 인도 불교와 전통은 인도의 원형성을 대체로 유지하고 있다. 비록 스리랑카 불교가 긴 역사를 자랑하고 있지만, 중간에 몇 차례 시련을 겪고 불교전통에 커다란 변화를 겪었던 것 도한 역사적 사실이다. 그렇지만 스리랑카 불교는 인도불교의 원형성을 복원하는데 적응이 빨랐다.

이것은 인도 스리랑카의 문화적 동질성에 있다. 스리랑카 불교는 기원전 3세기에 아소카 왕 시대의 인도의 원형불교가 고스란히 스리랑카 섬으로 전해졌다. 불교는 종합문화요 지성의 산물로써 복합적이고 총체적인 문화현상이 그대로 전해졌다. 부처님 입멸 200년 정도가 경과한 시점이기 때문에 이런 초기불교의 전통과 문화에서 인도불교의 원형성을 유추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스리랑카 불교에 잠재되어 있는 인도불교의 원형성에 많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미얀마 불교나 태국불교가 남방 불교의 3대 종가로 평가 받고는 있지만, 이런 문화나 생활면에서의 풍속이나 사회 관습 면에서 스리랑카 불교가 태국이나 미얀마보다 더 인도적이라고 할 것이다. 현재 스리랑카 불교는 단절된 불교전통을 태국과 미얀마에서 역수입해왔다. 여기서 긴 설명은 하지 않겠지만, 간략하게 요약하면 스리랑카 불교는 유럽열강의 식민지 정책으로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의 지배를 받게 되고, 승려(비구)의 씨가 마를 정도로 승가가 무너져 버린 적이 있었다. 다행하게도 태국과 미얀마에 전해줬던 불교전통을 다시 이어올 수 있었다. 스리랑카 3대 종파는 시암 니카야 파, 아마라 푸라 니카야 파와 라만나 니카야파가 그것이다. 시암은 즉 태국이다. 다른 두 파는 미얀마에서 전해진 종파이다. 시암 니카야 파는 18세기 태국 불교 특히 아유타야 불교 전통이 그대로 전해졌는데, 이것은 비구계(구족계)의 전계(傳戒)이다.

남방 불교에서는 계맥을 중시 여긴다. 계단이 무너진 상황에서 승가의 존재란 상상할 수가 없다. 유럽열강의 침략으로 승가가 무너진 상태에서 승가복원을 위하여 시암 승단에서 계맥을 전수해 왔던 것이다. 200여년이 지난 지금의 상황에서 본다면 시암 니카야 파가 계맥을 태국에서 이식해 왔지만, 승가전통이나 풍속 등은 인도-스리랑카 불교 고유의 전통과 문화로 회귀했다고 보여 진다. 나머지 두 파도 미얀마에서 계맥과 명상(숲속)의 전통을 역수입해왔지만, 미얀마적이기 보다는 인도-스리랑카 원형불교의 모습으로 많이 바뀌었다고 봐야한다.

특히 불교문화 예술 생활 습속에서 이런 부분의 특징을 두드러지게 찾게 된다.

스리랑카의 스님들이 탑을 돌면서 성지 순례의 염원을 기원하고 있다.
스리랑카의 스님들이 탑을 돌면서 성지 순례의 염원을 기원하고 있다.

스리랑카의 웨삭 축제는 국경일과 같은 규모이다. 스리랑카 국가의 최대 국경일이면서 전국 규모의 행사이다. 물론 페라헤라(Perahera) 축제가 있기는 하지만, 웨삭 봉축행사는 전국적이면서 모든 사찰이나 국민들에게 직접적인 전 국민 행사이다.

페라헤라는 대개 7월에서 8월에 걸쳐서 행해지는데, 7월이란 의미의 에살라를 붙여서 ‘에살라 페라헤라’라고 부르고 있다. 이 기간에 스리랑카 전역에 크고 작게 행사가 펼쳐지는데 캔디왕조가 들어섰던 캔디 시에는 불치를 모신 불치사가 위치해 가장 성대한 축제가 열린다.

해가 지면 어둠을 밝히는 횃불의 무리가 거리를 가득 메우고 ‘싸~두’하는 환희의 소리와 함께 퍼레이드가 시작된다. 이 때 사방에서 울려 퍼지는 갖가지 북소리는 장엄하기까지 하다.

불치가 담긴 금상자를 실은 거대한 코끼리들의 행렬이 중심이 되고 그 선두에는 캔디 왕조시대의 왕의 복장을 한 ‘디야와다나 날라미’가 무리를 이끈다.

2017년 유엔 웨삭의 날 행사에서 스리랑카의 한 고승이 기조연설을 끝낸 모디 인도 수상에게 마정수기를 하고 있다.
2017년 유엔 웨삭의 날 행사에서 스리랑카의 한 고승이 기조연설을 끝낸 모디 인도 수상에게 마정수기를 하고 있다.
제14차 유엔 웨삭 국제총회에 참석한 스리랑카 국회의장 불교부장관과 원응 주필.
제14차 유엔 웨삭 국제총회에 참석한 스리랑카 국회의장 불교부장관과 원응 주필.

그렇지만 일종의 부처님 오신 날 봉축행사인 웨삭은 스리랑카의 모든 사찰에서 행해지는 불교의 최대명절이면서 축제요 봉축행사이기 때문에 전국적인 행사로 이해하면 되겠다.

스리랑카 비구니 스님들이 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스리랑카 비구니 스님들이 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스리랑카 불교의 부처님 오신 날을 소개하면서 필자가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사실이 있다. 그것은 한국불교와 스리랑카 불교의 교류관계에 주목하면서 매우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스리랑카 불교는 1천 년 간 비구니 승가가 단절되어 있었다. 하지만 1996년 12월 8일 한국불교에서 11명의 스리랑카 여성들에게 비구니계를 전수함으로써, 스리랑카에 비구니계맥을 한국불교에서 전수해 주었다는 사실이다.

 

“Bhikkhuni ordination: A few years after the arrival of Mahinda, Bhikkhuni Sanghamitta, who is also believed to be the daughter of Emperor Ashoka, came to Sri Lanka. She started the first nun's order in Sri Lanka, but this order of nuns died out in Sri Lanka in the 11th century.

Many women have been ordained in Sri Lanka since 1996. In 1996 through the efforts of Sakyadhita, an International Buddhist Women Association, Theravada bhikkhuni order was revived, when 11 Sri Lankan women received full ordination in Sarnath, India, in a procedure held by Ven. Dodangoda Revata Mahāthera and the late Ven. Mapalagama Vipulasāra Mahāthera of the Mahābodhi Society in India with assistance from monks and nuns of Korean Chogyo order. Some bhikkhuni ordinations were carried out with the assistance of nuns from the East Asian tradition; others were carried out by the Theravada monk's Order alone Since 2005, many ordination ceremonies for women have been organized by the head of the Dambulla chapter of the Siyam Nikaya in Sri Lanka.“

<Buddhism in Sri Lanka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영문 글은 위키 백과에서 인용한 내용이다. 단절된 비구니 계맥을 한국불교에서 재건해 줬다는 역사적 사실다. 11명 지금은 5천명의 비구니 승단으로 성장, 스리랑카 미래불교의 주역으로 등장할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그동안 상좌부 권에는 정식 비구니승가가 지난 1천 년간 존재하지 않았었다. 다만 식차마나라고 하는 정학녀(正學女=여행자)만 존재했는데, 스리랑카 여성 11명 비구니계를 받음으로써, 태국 미얀마 캄보디아와 유럽 미국에 정식 비구니계를 받은 비구니승가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매우 고무적인 일고 미래 불교에 하나의 중추적인 승가그룹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한국불교대표단이 한 스리랑카 사원을 방문, 사미승들의 교육 불사에 보시금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한국불교대표단이 한 스리랑카 사원을 방문, 사미승들의 교육 불사에 보시금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보검(세계불교연구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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