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으로 나눠서 분별시비 하지 말고 원융화해
큰마음으로 구종의 정법당간을 들기를...”

혜초 종정예하
혜초 종정예하

모름지기 수행자란 마음 닦는 일 이외에는 다른 할 일이 없습니다. 하여서 삽삼조사(卅三祖師)나 천하종사(天下宗師)가 다 구경각(究竟覺)을 깨쳐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그래서 납자들이 “무엇부터 닦아야 합니까?(從何而修)오)”라고 하니, “근본부터 닦아야 하느니라(從根本修니라)”했습니다. 그러자 납자가 “어떻게 하는 것이 근본부터 닦는 것입니까?(云何從根本修오)”라고 하자, “마음이 근본이니라(心爲根本)”라고 일갈 했습니다.

《능가경》에 이르기를, 마음이 생(生)하면 일체만법이 생하고 마음이 멸(滅)하면 일체만법이 멸한다“고 하였습니다. 《유마경》에서는 ”정토(淨土)를 얻으려고 하면 마땅히 그 마음을 깨끗이 하여야 하나니, 그 마음의 깨끗함을 따라 불국토가 깨끗해진다“고 하였습니다.

총림에서 정진하는 납자나 자기 사찰에서 정토 염불 기도하는 종도나, 다 마음 찾는 공부는 똑같습니다. 이번 한철에는 태고종문의 태고법손들은 흑백(黑白)으로 나눠서 분별시비(分別是非)하지 말고 원융화해(圓融和解) 큰마음으로 구종(求宗)의 정법당간(正法幢竿)을 높이 들어서 부종수교(扶宗樹敎)의 본분을 다하는 진정한 승가(僧伽)의 일원(一員)이 되기를 바랍니다.

불기 2563(2019)년 5월 19일

한국불교 태고종 종정 혜 초

태고총림 조계산 선암사 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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