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신문: 1988년 8월 15일 창간

한국불교신문은 1988년 8월 15일자로 창간되었다. ‘한국불교’ 창간의 배경으로서 “ 한국불교는 과도기적 혼란양상을 보이고 있는 사회와 교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향도하는 법등(法燈)이고자 한다...<중략>; 불교분규가 극도에 달했던 1965년 11월 25일, 당시 종단의 지도자들에 의해 <韓國佛敎>가 창간된 바 있으나 아깝게도 치열한 법난의 소용돌이 틈에서 중단되고 말았다. 그러나 法燈은 이어져 왔으며, 금일 종도들의 원력을 모아 힘차게 빛을 발하게 되었다.”라고 창간의 변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불교신문 발행은 올해로써 31년째가 되며, 곧 700호 발행을 앞두고 있다. 한국불교신문은 월간 <불교>와 함께 한국불교태고종의 역사와 기록이면서 거울이요 사초(史草)의 보고(寶庫)이다. 태고종의 역사를 알기 위해서는 월간<불교>와 한국불교신문에 의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 태고종역사 ‘개론서’로서 《太古宗史》<종단사간행위원회)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태고종이란 역사의 기록이 있기에 우리 종도들은 태고종의 과거를 알 수 있고, 현재의 모습을 보면서 미래로 나아가는 귀감으로 삼는 것이다.

30년은 짧은 성상이 아니다. 2018년은 태고종의 긴 역사에서 하나의 전환점을 이룬 해이며 고개를 넘는 분수령이었으며 2019년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창종 49년 한국불교신문 창간 31년째를 맞으면서 태고종은 종단이 나아갈 방향과 진로를 놓고 깊이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에 놓이게 되었다. 종단내부의 변화에 의한 개혁이 절실하고 시대와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는 종단체제정비가 요청되는 기로에 서서 종단의 구조와 틀을 바꾸고 모양을 새롭게 꾸미지 않으면 안 될 시대적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렇지만 타성에 젖고 습관에 의한 기득권적 종교적 안일(安逸)에 안주하려는 소승적 마인드를 가진 세력과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혁신적 진보세력간의 줄다리기는 너무나 팽팽하다.

이런 시점에서 한국불교신문사에서는 지난 30년간 쌓인 종단의 사초를 통해서 한 세대의 역사를 30년이란 묶음으로 정리할 필요성이 제기됐으며, 지난해부터는 또 다른 세대를 향한 새로운 장이 펼쳐지고 있음을 자각하면서 우리 모두가 의식적(意識的)으로 어떤 각성(覺醒)의 계기를 삼아보고자하는 뜻에서, 지난 30년간의 기록을 통해서 태고종적 정신과 가치관을 재 발굴하고 정립해서 ‘태고종적 가치체계’를 살펴보려는 시도로써 ‘한국불교신문 발행 700호 기념시리즈를 기획연재하려고 한다. 동서고금을 꿰뚫는 해박한 지식과 불교의 모든 전통에 정통하고 글로칼리즘(glocalism)적 예리한 관찰력으로 거시적 안목을 지닌 본사 주필 원응스님이 대표 집필하여 연재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창간법어: 종풍(宗風) 일으킬 사명

당시 덕암 종정예하는 창간법어에서 “한국불교창간은 우리 태고종도 5백만의 기쁨은 물론이요, 한국 민족과 한국 문화의 발전과 창달을 위하여도 참으로 경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또한 계속해서 “ 한국불교는 이러한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를 다시 조명하고, 오늘날 조국이 맞이한 동서 문화의 이해와 교류 속에서 우리 민족의 사상을 주도하여 세계적인 역사관을 키워 나가야 한다.”고 하면서 “우리민족의 당면과제요 지상명제인 남북통일의 큰 사명을 앞두고, 대승사상인 회삼귀일의 큰 활동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고 하면서, “고려 말기에 종파불교에 치우친 몰지각한 사람들이 서로 대립하여 ‘나는 잘하고 너는 잘못했으며 우리 宗은 나쁘다’는 대립과 경쟁이 심하였을 적에 원융부를 설치하여 구산원융(九山圓融) 오교홍통(五敎弘通)을 꾀하면서 ‘우리 종파의 사람들은 종파이기 이전에 한 부처님의 제자이고, 한 불교인이기 전에 한 국민이다’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덕암 대종사님은 법어 말미에 “이러한 종조의 사상을 오늘에 재조명하여 불교교단 전체를 바라보는 큰 안목과 민족문화 전체를 생각하는 민족사적인 자각, 세계문화의 수준에서 불교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지침해주는 한국불교가 되어 주기를 바란다.”는 창간법어로써 한국불교 창간 정신을 표현해 주고 있다.

종정예하의 창간법어의 키워드는 태고종, 한국전통 민족문화, 대승사상, 태고종조, 원융사상이다. 대립경쟁을 지양하고 구산원융 오교홍통이라는 통불교적 제종통합 사상을 강조하면서, 종파이전에 일불제자, 불교인이기 이전에 국민이라는 민족불교 호국불교를 암시하고 있다. 종조의 사상을 오늘의 시대에 재조명하여 불교교단 전체를 바라보는 안목과 민족문화 전체를 생각하는 민족사적 자각을 일깨우면서, 세계문화 수준에서 불교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지침(指針)해 주는 한국불교가 되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창간사: 종단발전의 교량

당시 박승룡 총무원장스님은 창간사에서 “ 종단은 지금 여러 가지 면에서 새로운 질서와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 나가야 할 중대한 전환기에 처해 있다”고 전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종도 모두가 과거의 악습과 모순을 깨끗이 청산하고 불자 본연의 자세를 새롭게 갖추어 불교인의 시대적 사명을 완수해야겠다는 결의와 신념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창간사는 계속해서 “우리 종단을 비롯하여 오늘의 우리 불교계가 종교로서의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사회와 외부로부터 지탄과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우리 불교인들이 화합을 이루지 못하고 불화를 일삼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고 전제하면서, 다툼 때문에 종교적 사명을 완수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본 종단기관지 창간이유로는 “새 시대에 알맞은 불교종단으로서의 변혁과 질서를 정립하고자 하는 뜻에서 한국불교를 서둘러 창간하게 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어서 “ 한국불교는 기관지로서의 단순한 언론매체로서의 기능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보다는 우리 태고종단과 교도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그 발전성장에 교량역할을 담당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자 한다.”고 했다. 창간 목적이 분명하다. 언론매체의 기능 플러스 태고종단의 권익이라고 창간의 변을 표현하고 있다.

이원섭 시인은 창간 축시, ‘佛性의 싹 움트게 하라’를 썼고, 이영무(운제스님 총무원장 역임) 동방불교대학장은, ‘축 한국불교 창간‘ 한시를 게재했는데, “한국문화세계선(韓國文華世界先:한국의 문화(문화의 찬란함)는 세계의 제일이기에, 간행불교도인천(刊行佛敎度人天:’불교‘를 간행하여 인천대중제도하네, 종단후설미진벌(宗壇喉舌迷津筏: 종단의 후설(언론)이요 미진(깨달음의 세계인 피안(彼岸)에 상대하여, 번뇌에 얽매인 삼계(三界)를 이르는 말)의 보벌(길을 헤매는 나루의 훌륭한 배라는 뜻으로, 삶에 가르침을 주는 신문)로서, 정법선양조대천(正法宣揚照大千: 정법을 선양하여 대천세계 光照하소“라고 극도로 온축된 창간 축시를 썼다.

정리=원응<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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