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정예하 기해년 신년법어

 

혜초 종정예하
혜초 종정예하

황금 돼지해의 밝은 해가 동해바다에서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희망과 의욕에 찬 발걸음은 백두영산에서 한라영봉까지 거침없이 달려갑니다. 반만년 민족의 정기와 혼은 항상 백의민족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세월을 견디어 오고 있습니다.

이제 두 동강난 허리는 하나가 되고, 가시철조망 사이로 쌓인 눈물이 감로수로 변하고 70년 헤어짐의 설움은 만남의 기쁨으로 변하여 이 땅이 불국토가 되고 낙원이 되어 살기 좋은 삼천리금수강산에 온갖 생명체의 행복한 둥지가 되도록 우리 모두 발원하고 소원을 빕시다.

너나 하지 말고 우리는 하나다 그리고 지구촌은 우리의 마을이다 ‘세계는 한 송이 꽃이다’는 큰마음 큰 뜻으로 함께 더불어 같이 웃고 뒹굴며 사는 공동체 민주사회를 건설하고 다 같이 배부르고 늴리리야 니나노 노래하며 춤추는 태평성대를 구가합시다.

부처님 제자들은 조금 덜 먹고 덜 즐기면서 남이 즐겁고 기쁘고 행복하도록 옆에서 뒤에서 살펴주는 큰 수레 보살의 정신과 마음으로 살아가는 미덕을 발휘하는 것이 도리이며, 남에게 손가락질 받는 언행은 삼가고 조용히 입을 닫고 마음속 깊은 심연의 천 길 낭떠러지에서 다시 살아나오는 출격장부의 기개를 보여, 인천의 사표가 되도록 정진하고 또 정진하는 수행자가 되는 것이 본분사입니다.

 

불기 2563년 1월 1일 기해년 원단

한국불교 태고종 종정

태고총림 선암사 방장 혜 초

 

총무원장스님 신년사

 

편백운 총무원장스님
편백운 총무원장스님

“지구상의 인류전체가 인권과 생명의 존엄성에 침해받지 않고 인간답게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기해년이 되기를”

석존께서는 제행무상을 말씀하셨습니다. 우주 삼라만상과 일체만물은 변화의 법칙을 떠나서 존립할 수가 없음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진리입니다. 그러므로 한역할 때 제행무상을 삼법인 가운데 하나의 법인으로 확정했습니다. 이 제행무상은 불교의 표지(標識)로서 불법의 진실함이며 영원불변함이기 때문입니다.

벌써 해가 바뀌고 있습니다. 단순히 태양계의 운행질서에 불과한 계절의 순환이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우리 인간들은 이런 자연 질서와 운행에 의미를 부여하고 삶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기 위하여 새롭게 마음자세를 가다듬고 태도를 바르게 하고자하는 희망을 준비합니다. 불완전한 인간이기 때문에 이런 감정을 갖고 해가 바뀌는 서두에서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새해 소망을 염원하면서 그 해의 할 일을 계획하고 성취를 발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부처님께서는 진리의 당체를 있는 그대로 교시하셨고, 우리는 그대로 믿고 따르면서 절대 공감하는 바이지만, 중생계에 사는 실존적 존재이기 때문에 감성적인 면에 영향을 받고 생존해야 하는 중생입니다.

새해는 기해년이라고 해서 돼지해입니다. 동아시아 불교는 이런 천간지지에 의한 육십갑자의 역학(曆學)에 따른 천체운행의 법칙을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부처님께서 설시하신 제행무상은 모든 것은 생멸변화(生滅變化)하여 변천해 가며 잠시도 같은 상태에 머무르지 않고 마치 꿈이나 환영이나 허깨비처럼 실체가 없는 것을 말한 것이며 천체의 운동법칙까지도 결국에는 무상의 법칙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중생계에 사는 한, 이런 천체운동법칙에서 초연하여 존립할 수가 없음 또한 실상세계의 진리가 아니겠습니까.

한국불교도는 물론이지만 세계불교도, 남북한과 해외 곳곳에 사는 한민족과 더 나아가서는 지구상의 인류전체가 인권과 생명의 존엄성에 침해받지 않고 인간답게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기해년이 되기를 제불보살님 전에 두 손 모아 축원 올립니다.

 

불기 2563(2019)년 1월 1일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편 백 운 합장

저작권자 © 한국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