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화 부원장스님이 영산재 전승에 대한 주제를 발표하고 있다. (10월 17일 승려연수교육 세미나에서)
능화 부원장스님이 영산재 전승에 대한 주제를 발표하고 있다. (10월 17일 승려연수교육 세미나에서)

<능화 김종형>

 

I. 머리말

II. 영산재와 범패의 연혁

III. 영산재의 전승

IV. 맺는 말

참고문헌

 

I. 머리말

영산재(靈山齋, Yeongsanjae)는 한국 불교문화를 대표하는 불교의식으로 부처님께서 인도의 영취산에서 법화경(Lotus Sutra)을 설법하시던 모습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재현한 것이다. 영산재는 국가의 안녕이나 태평성대, 군인들의 무운장구, 혹은 죽은 자의 왕생극락을 발원하는 의식으로 영산재에 참석한 사람들은 적극적인 동참으로 영가의 왕생극락은 물론 스스로의 마음을 정화하고 업장을 소멸하도록 기도정진 해야 한다. 영산재는 인로왕보살의 인도로 도량에 들어온 영가와 모든 부처님과 보살, 성중을 맞아들이는 의식에서 시작하여 탐·진·치 삼독을 없애는 관욕의식으로 업장을 소멸하고 부처님의 가피로 해탈하고 봉송절차를 통해 극락세계로 왕생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영산재의 의례에는 범패와 함께 바라춤, 법고춤, 나비춤과 같은 불교 의식 무용인 작법무가 거행되며 번과 지화 등으로 도량을 장엄한다. 이 의례에는 도량 결계의식, 소청의식, 권공의식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식사를 공양하는 것, 참석자들이 진리의 문에 입문하도록 하는 법문, 죽은 자가 법식을 공양하는 시식이 포함되어 있다.

현재까지 불교의식의 맥이 이어져 올 수 있는 것은 한국 불교의 대표종단인 태고종에 의해 전승되어지고 있으며 영산재는 봉원사를 비롯한 한국 전역의 사찰에서 열린다. 여기서는 영산재의 이해를 돕고 전승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II. 영산재와 범패의 연혁

  • 연혁

‘영산재’는 석가세존의 설법을 듣기 위해 모인 모든 대중에게 공양을 베푸는 의식을 말한다.『법화경』의 내용과 핵심사상은 ‘會三歸一’과 ‘久遠成佛’로서 이 같은 사상에 입각해 석가세존의 설법내용인『법화경』을 청해 듣고, 불보살께 예배·찬탄·공양하고 청법 대중이 法海에 들어가게 하는 것이 영산재이다.

영산재의 시초는 명확하지 않으나 영산재의 기본요건인 ‘범패’에 대해『삼국유사』나「진감국사 비문」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영산재의 목적이 되는 영혼천도 등의 불교의례는『삼국유사』의「월명사도솔가조」의 기록과, 중국 당나라에 유학을 가서 범패를 배워 온 진감선사(774-850)가 흥덕왕 2년(830) 신라로 돌아와 지금의 쌍계사를 개산하고 어산을 가르쳤다는 기록인『진감국사대공탑비문』기록을 통해 살필 수 있다. 진감국사보다 20년 뒤에 출생하여 동 시대를 살다간 일본승 엔닌(794-864)이 847년 귀국하여 쓴 『入唐求法巡禮行記』를 살펴보면, 중국 산동반도 등주에 적산원이라는 신라인의 절에서 거행된 의식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이 의식에서 불려진 범패에 대해 “당풍, 향풍 즉, 신라풍과 당 이전에 반도를 거쳐 일본으로 건너간 고풍, 이렇게 세 가지의 범패가 있었다.”라고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영산재는 이미 신라시대부터 전해졌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영산재의 연원을 고려시대로 보는 견해로 “고려 초중엽 수륙재의 미비점에 대한 반성 즉 부처님께 올릴 공양의식의 결여를 발견하고 주간의식인 영산작법을 구성 보충함으로써 새롭게 탄생한 재의식”이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고려 초·중엽의 수륙재에 대한 반성 내용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고려시대 백련사의 보현도량에서 시원적인 형태가 보이고 여말선초의 법화법석이 전개되다가 조선 전기 세종 2년(1420)에 “기신재와 추천재를 수륙재로 합설하라”는 명으로 인해 영산회가 성립된 것이라 보고 있는 견해가 있기도 하다. 15세기까지 수륙재를 왕실에서 주도했다면 그 후 17세기에서 18세기 전반까지는 수륙재가 사찰에서 빈번히 설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18세기 후반부터는 수륙재 관련 기록이 급격히 줄어든다. 이는 왕실주도의 천도의식에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며 사찰 건축물의 소실, 민심의 황폐화 등으로 사찰경제와 서민경제도 어려워지면서 사찰과 민가에서 불교천도의식이 주가 되었다.

영산재는 1973년 대한민국 중요무형문화재 제 50호 범패로 지정되어 국가의 전승지원을 받고 있었다. 1987년에는 명칭이 영산재보존회로 변경되어 공식적으로 영산재의 전승 활동이 시작되었고 2009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봉원사를 중심으로 한 태고종은 불교의식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영산재를 전승하는 전승자 대부분은 태고종 승려이다. 현재 봉원사 스님인 김인식(법명: 구해스님)이 영산재의 예능보유자이며 운공, 벽응, 송암 및 지광, 일응 스님 등의 계보를 잇고 있다. 전수조교로는 마명찬(일운스님), 이수길(기봉스님), 이병우(경암스님), 이조원(원명스님, 서울 경제어산작법 예능보유자), 한희자(동희스님) 등이며 이들 모두 불교 음악 및 무용의 전수조교이거나 의식에 쓰이는 장엄과 지화를 제작하기도 한다. 모두 240명이 영산재 보존회를 이끌며 전승을 담당하고 있다. 2006년까지 봉원사는 음력 5월 5일에 대중을 위하여 영산재 의식을 거행했으나 오늘날에는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하여 6월 6일 현충일에 거행되고 있다.

영산재는 모든 중생과 영가가 부처님의 진리의 세계에 들어가기 위하여 거행된다. 영산재는 한국 불교에서 거행되는 수준 높고 큰 규모의 의식으로, 현세에서 부처의 세계를 표현하는 의식으로 법화경 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영산재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범패를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

 

2. 범패의 연혁

범패는 인도에서 발생하였고 불교에서 불리어지는 것이 분명하나 그 시초는 불교가 발달하기 이전의 바라문교에서 나온 것이다. 이는 바라문교 법전에 5명(五明)이 있는데 그중 성명(聲明)이라는 것이 있다. 범패는 바로 이 성명에서 나왔음을 알 수 있다.

부처님 재세시 설법장소에서 묘음보살(妙音菩薩)의 찬탄으로 범패는 시작되고 중국에서는 위나라 진사왕의 넷째 왕자 조식의 중국적 창조와 신라의 진감국사의 범패는 처음에는 중국적인 것을 배워와 제자를 가르쳤지만 섬진강가에서 우리 범패로 재창조되어 조선시대 국융 스님을 비롯한 여러 제자를 통해 봉원사의 범패중흥조 이월하스님과 범패 예능보유자 박송암 스님으로 이어지고 범음대학에서 많은 학인을 배출하고 있다. 이러한 범패가 가장 잘 보존 전승되는 곳이 서울 신촌의 봉원사이다.

불교음악을 통칭하여 범패라 말한다. 범패(梵唄, Beompae)는 인도의 음악으로 진리의 소리라는 뜻이 있으며 범음(梵音) 또는 어산(魚山)이라고도 한다. 범패가 불리어지는 불교의식은 상주권공재, 시왕각배재, 생전예수재, 수륙재, 영산재 등이 있다. 범패에는 안채비와 겉채비로 나뉘는데 이때 불리는 노래는 홋소리, 짓소리, 화청, 회심곡 등이 있다. 안채비는 사찰에서 재를 봉행할 때 경험이 많고 학덕이 높은 병법스님이나 법주스님이 재를 봉행하는 연유를 알리는 유치(由致)나 재의 주인격인 부처님을 모시는 청사(請詞)와 축원 등을 요령을 흔들면서 풍송조로 하는 것으로서 일반적으로 염불이라고도 부른다. 겉채비는 홋소리와 짓소리로 구분되어 지는데 홋소리는 범패를 처음 배울 때 상주권공의 초할향 등을 말한다. 칠언사구(七言四句), 오언사구(五言四句)등의 한문으로 된 정형시로 되어 있으며 부드럽고 유연한 창법으로 대개 혼자 독창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짓소리는 홋소리를 모두 배운 다음에 배우는 것으로 가사는 부처님의 명호나 범어 또는 진언으로 되어 있다. 짓소리는 72가지가 있었다고 전하나 동음집에 수록된 것은 54곡이다. 하지만 오늘날 불려지는 곡은 15곡 정도이다. 이중 2곡은 당대의 어장 박송암, 장벽응 큰스님의 각고의 노력으로 추가되어 불리어지고 있다. 짓소리의 특징은 홋소리에 비해 우렁차고 굳건한 발성을 가지고 있으며, 어장이 지휘를 하여 대중이 합창으로 하며 짓소리에는 허덜품이 있다. 다음으로 화청과 회심곡은 불교 포교의 한 방편으로서 대중이 잘 알아 들을 수 있는 음악 선율에 교리를 쉽게 이해하고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가사로 불리는 음악이다. 화청은 축원화청이 가장 보편적이며 재의 마지막 부분에서 부르게 되고 태징과 북 반주에 맞추어서 한다.

회심곡은 부모은중경이 주된 내용으로 되어 있으며 순수 한글가사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 우리나라의 도공들을 고국에서 기다리는 부모형제가 있는 고향으로 되돌아 올수 있도록 사명대사가 불러 도공들의 마음을 되돌렸다고 해서 회심곡이라고 한다. 또 일설에는 권선징악과 효도를 권장하는 내용으로 불효를 뉘우치고 마음을 고쳐 잡는 것으로 회심곡이라 부르기도 한다.

『법원주림』에서는 “대체로 패(唄)라는 것은 부처님을 찬탄하고 기리는 음악이다. 마땅히 맑으면서도 유약하지 않고 웅장하면서도 사납지 않고 흐르는듯 하면서도 정도를 지나치지 않으며 머무르는 듯 하면서도 막히지 않아야 한다. 멀리서 들으면 큰 바다처럼 광대한 곳에 솟아오를 봉우리처럼 품위 있고 가까이서 들으면 조용하면서 부드럽고 엄숙하여야 하니 이것이 범패의 대치(大致)이다.” 라고 하고 있다.

범패소리는 다섯 종류가 있는데 오범음(五梵音)이라 한다. 첫째는 정직(正直 ; 바르고 곧게), 둘째는 화아(和雅 ; 부드럽고 단아하게), 셋째는 청철(淸徹 ; 맑고 밝게), 넷째는 심만(深滿 ; 깊고 원만하게 가득히), 다섯째는 주변원문(周遍遠聞 ; 주변과 멀리서도 잘 들리는 것)을 말한다.

 

현충일에 봉행되는 영산재의 절차는 다음과 같다.

의식절차

세부내용

시련

시련의식은 사찰의 일주문 밖에서 재의 대상인 영가들을 나무대성로왕보살 인도아래 연으로 불·보살님과 천도할 영혼을 영산재도량으로 모셔오기 위해 행하는 의식이다.

1.옹호게 2.요잡바라 3.헌좌진언 4.다게 5. 행보게 6.산화락 7.나무대성인로왕보살 8.기경작법 9.영취게 10.보례삼보

재대령

대령은 설판재자가 천도하고자하는 영가와 불법에 귀의하려는 일체의 영가를 삼보님이 자리하고 계신 불법의 도량으로 인도하여 재를 올리는 연유와 영가가 지녀야할 마음자세를 불법에 의거해 설법한 후 나아갈 길을 알려주는 의식이다.

1.거불 2.대령소-수설대회소, 피봉식 3.지옥게 4.착어 5.진령게 6.보소청진언 7.고혼청 8.향연청 9.가영 10.가지권반(모인영가)

관욕

관욕의식은 대령에 의해 모셔진 영가의 삼업을 청정케 하여 삼보전에 참례 할 수 있도록 하는 의식이다. 이것을 목욕에 견주어 행하게 된다. 그 관욕의 의미와 장소 등을 영가에게 알려주는 방이 곧 관욕방 혹은 욕실방이다.

청정한 본 마음 자리에서 본다면 자신의 악업의 모든 것은 번뇌이므로 여러 생 동안의 모든 악업을 모두 씻고 청정한 본래면목을 찾아주려는 것이며, 나아가 성현의 자리에 들어 성불하게 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1.인예향욕편(인예향욕, 정로진언, 입실게) 2.가지조욕편(가지조욕, 목욕게, 목욕진언,관욕쇠, 작양지진언, 수구진언, 세수면진언) 3.가지화의편(가지화의, 화의재진언) 4.수의복식편(수의복식, 수의진언, 착의진언 정의진언) 5.출욕참성편(출욕참성, 지단진언, 법신게, 산화락, 귀의인로, 정중게, 개문게) 6.가지예성편(가지예성, 보례게, 보례삼보진언, 보례삼보) 7.가지향연편(가지향연,법성게, 괘전게) 8.수의안좌편(수의안좌, 안좌게, 수위안좌진언, 다게)

조전점안

(금은전

이운)

조전점안은 조전은 명부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돈을 만드는 것을 말하고 점안은 그 돈의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조전법 에 의하여 조성된 금전과 은전을 등모양으로 꾸며 내 걸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대중은 천수경(정구업진언∽참회진언까지),1.조전점안(조전진언, 성전진언, 가지수, 쇄향수진언, 변성금은전진언, 괘전진언, 헌전진언) 2.금은전이운(옹호게, 요잡바라, 이운게, 요잡바라, 산화락, 반야심경) 3.경함이운(이운게, 동경게, 염화게, 산화락, 거령산, 헌전진언, 찬경게)

신중작법

신중작법은 신중을 호법성중으로 부르며 재를 지내는 도량의 불법을 지키고, 영산법회가 원만히 회향될 수 있도록 하는 의식이다.

1.옹호게 2.요잡바라 3.거목 4.가영 5.다게 6.탄백 7.명발

괘불이운

괘불이운의식에서 ‘괘불’은 야외에서 베풀어지는 야단법석에 용이하도록 탱화형태로 모신 부처님을 의미한다.

제일 먼저 팔부금강신장에게 도량을 옹호할 것을 청하며 괘불의 주인공이신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함과 정각의 공덕을 중생에게 회향하신 부처님의 큰 자비에 깨달음 성취하여 보답할 것을 염원하며 꽃을 뿌리며 축하하는 의미(산화게)와 환희 심으로 영산회상의 불보살께 귀의한다.

1.옹호게 2.찬불게 3.출산게 4.고화게 5.산화락 6.거령산 7.등상게 8.사무량게 9.영산지심 10.유원자비수아정 11.헌좌게 12.헌좌진언 11.다게 12.보공양진언 13.건회소

영산작법

/상단권공

상단권공은 불보살과 옹호신중 등 일체유주 무주고혼들을 청정한 도량으로 모셔 일체대중이 석가모니를 찬탄하고 설법을 듣는 자리로 불·보살의 가피력으로 고혼들은 극락왕생을, 살아있는 자는 불법을 깨쳐 각각의 서원을 발원하고 원만성취하기 위해 기도하는 의식으로 영산작법이라고도 하며, 영산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상단권공의식으로 진행절차는 다음과 같다.

 

 

 

 

결계

의식

결계의식은 불전에 오분향을 올리며 법회의 시작을 알리며 법등에 심지와 기름, 불이 모여 등불을 이루듯이 대원과 대비, 대사 등 삼법으로 법등을 이루어 모든 중생이 성불하기를 발원한다. 진리를 향한 마음을 모란, 작약, 연꽃, 국화꽃에 견주어 공양하고 성불의 꽃을 피우게 되길 발원한 게송으로 불, 법, 승 삼보의 가피력과 공덕을 쌓고 선근을 심어 금일 재가 원만히 회향되기를 발원한다. 부처님의 육덕이 원만하심을 찬탄하며 다 부처라 이름 한다. 개계소는 법요의식의 시작을 내외에 알리는 글월로 지금까지의 제반의식이 준비의식이었다면, 지금부터는 본 궤도에 진입하고 있음을 세존께 올리는 글월의 형식으로 내외에 알리는 것이다. 신·구·의 삼업을 깨끗하게 하며 삼보님의 강림을 청해, 향을 피우며 삼보님의 강림과 체류를 발원하고 법수로 도량을 청정하고 장엄하게 하려는 연유를 밝혀 결계에 필요하신 감로수를 지니신 관세음보살님을 찬탄하는 게송으로 관세음보살님께 여법하게 고하는 것이다.

 

1.명발 2.할향 3.연향게 4.할등 5연등게 6.할화 7.서찬게 8.불찬 9.대직찬 10.중직찬 11.소직찬 12.개계소 13.합장게 14.고향게 15.영산개계 16.관음찬 17.관음청 18.향화청 19.가영 20.걸수게 21.쇄수게 22.복청게 23.천수바라춤 24.사방천 25.도량게 26.참회게

소청

의식

소청의식은 법회의 시작을 본존이신 석가모니께 알리는 글월로 영산회상의 불·보살님(천부·지부·수부 및 명부의 모든 성중)명호를 거명하여 귀의를 표명 하는데 영산재에서의 육거불은 나무증청묘법다보여래불, 나무영산교주석가모니불, 나무극락도사아미타불, 나무문수보현대보살, 나무관음세지대보살, 나무영산회상불보살로 모시고 다른 재에서는 삼거불로 모시기도 한다.

1.대회소 2.육거불 3.삼보소 4.대청불 5.삼례청 6.사부청 7.단청불 8.헌좌게/헌좌진언 9.다게 10.일체공경 11.향화게 12.정대게

설법

의식

설법의식은 개경게로서 설법 전에 경전을 대하게 되는 감사함을 노래한 게송으로 경을 펼치는 의식으로 영산재에서는 법화경을 가리킨다. 개법장진언은 경의 내용을 실천해 옮기는 것을 뜻하며 설법에 앞서 영가제위를 초청해 영가들이 법문을 들을 수 있게 자리를 정해 안좌케 한다.

1.개경게 2.개법장진언 3.십념청정법신 4.거량 5.수의안좌진언 5.청법게 6.설법게 후 법문 7.보궐진언 8.수경게 9.사무량게 10.귀명게 11.창혼 12.지심귀명례

권공

의식

권공의식은 설법을 마치고 소례께 공양을 올리기 위해 단을 새롭게 정비하고 분위기를 엄정히 하는 진언의식으로 소례의 수와 취향에 맞게 공양물의 양과 질을 변화시키는 4가지 진언이 사다라니이다.

부처님의 가지력으로 시방삼보께 원만히 공양 올리기를 발원하며 삼보께 올리는 공양을 원만케 하여 오늘 공양의 공덕을 일체중생에게 회향하는 진언이다.

1.정법계진언 2.향수나열 3.사다라니 4.운심게 5.상래가지 6.육법공양 6.배헌해탈향 7.배헌반야등 8.배헌만행화 9.배헌보리과 10.배헌감로다 11.배헌선열미 12.각집게 13.가지게 14.탄백

회향

의식

1.회심곡 2.축원화청

 

 

식당작법

1.대중운집 2.운판삼하 3.당종십팔추 4.목어·당상·초삼통 5.목어·당상· 후오통 6.오관게 7.기경요잡. 8.하발금십오추 9.금판일잡 10.정수정건 11.전발게 12.반야심경 13.처무상도 14.십념 15.개공발원·삼보진언·삼학진언 16.식영산 17.임공발원 내지 삼시게(공불게, 시생게, 선도게, 단수게, 오관게, 산반게, 정식게, 삼시게 ) 18.삼덕육미 19.염종 및 숙냉쇠 20.공백 21.절수게 22.수발게 내지 식후게(수발게, 회향게, 식후게) 23.계수게·축원Ⅰ·축원Ⅱ·축원Ⅲ 24.도축·퇴좌발원·해탈주·퇴좌게 25.귀의게 26.회향게

운수상단권공/소청상위

각배재 권공의식으로 진행

하며, 불보살님, 혹은 비로자나불 노사나불 석가모니불에 올리는 권공으로 소청상위는 각배재,(各拜齋;大禮王供齋, 十王各拜齋)로 진행되며, 운수상단에 불보살을 청하여 예를 갖추어 공양을 올리며 오늘 행하는 재의 내용을 소상하게 밝히는 절차이다.

결계

의식

1.할향 2.등게 3.정례 4.합장게 5.고향게 6.원부개계 7.정토결계진언 8.쇄향수진언 9.가영 10.돌진언 11.천수경 12.복청게 13.천수바라 14.사방찬 15.도량게 16.참회게 17.정대게 18.개경게 19.개법장진언 20.십념 21.거량 22.청법게 23.설법게 24.회주설법 25.보궐진언 26.수경게 27.사무량게 28.귀명게 29.준제공덕취∽정법계진언

 

 

소청

의식

1.거불 2.상단소 3.진령게 4.보소청진언 5.유치 6.청사 7.향화청 8.가영 9.고아게 10.헌좌진언 11.증명다게 12.근백 13.보례삼보 14.재백 15.법성게 16.괘전게 17.욕건이 18.다게 19.향수나열 20.특사가지 21.사다라니 22.오공양 23.가지게 24.보공양진언 25.보회향진언 26.축원화청

 

 

 

 

 

 

 

 

 

중단권공/소청중위

지장보살과 명부시왕, 권속들에게 공양을 올리는 의식이다. 명부에 계신 십대왕을 각각 모셔 놓고 공양을 올리고 예를

올린다.

그래서 시왕각배재라고도 한다.

중단권공과각배상단, 중단, 상단, 중단 의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중단

권공

1.시왕이운 2.거불 3.시왕소 4.진령게 5.보소청진언 6.유치 7.청사 8.향화청/가영/고아게 9.청사 10.향화청/가영/고아게 11헌좌게/헌좌진언 12.증명다게 13.청사 14.향화청/가영/고아게 15.청사 16.향화청/가영/고아게 17.청사 18.향화청/가영/고아게 19.청사 20.향화청/가영/고아게 21.청사 22.향화청/가영/고아게 23.청사 24.향화청/가영/고아게25.청사 26.향화청/가영/고아게 27.청사 28.향화청/가영/고아게 29.청사 30.향화청/가영/고아게 31.청사 32.향화청/가영/고아게 33.청사 34.향화청/가영/고아게 35.청사 36.향화청/가영/고아게 37.청사 38.향화청/가영/고아게 39.가영 40.향화청/가영/고아게 41.청사 42.향화청/가영/고아게 43.가영 44.향화청/가영/고아게 45.가영 46.향화청/가영/고아게 47.산화락 48.모란찬

각배

상단

1.근백 2.보례삼보 3.헌좌안위 4.법성게 5.괘전이운

각배

중단

1.헌좌게 2.다게

 

각배

상단

 

1.욕건이 2.다게 3.향수나열 4.특사가지 5.사다라니 6.오공양 7.가지게 8.보공양진언 9.보회향진언 10.상단축원화청

 

각배

중단

1.중단개계 2.사다라니 3.오공양/가지게 4.보공양진언 5.반야심경/화엄경 약찬게 7.보회향진언 8.탄백 9.지장축원화청

중단권공/신중퇴공

신중퇴공은 상단에 올려 졌던 공양물을 신중단으로 옮겨서 하는 의식이다

1.다게2.거목 3.상래가지 4.보공양진언 5.보회향진언 6.반야심경 7.원성취진언 8.보궐진언 9.정근 10.탄백 11.축원

하단시식/

관음시식

관음시식과 전시식으로 나누어지는데 영가단에 공양을 베푸는 의식으로 상단(불·보살)에 있던 공양물을 중단(신중단)으로 올려서 축원을 마친 후에 하단(감로단, 영단)을 향해 법식과 법문을 설해주는 의식으로 대령재에서는 간단히 면을 올려 드렸지만 이제는 영가가 부처님의 법을 듣고 돌아가심에 밥과 나물 과자 떡 과일로 배불리 드시고 돌아가시라고 현세와 같이 차려 드린다.

1.거불/창혼 2.착어 3.진령게 4.착어후 대비주 5.증명청 6.향화청 7.가영 8.헌좌진어 9.다게 10.고혼청 11.향연청 12.가영 13.착어 14.수위안좌진언 15.다게 16.선밀가지 17.보공양진언 18.보회향진언 19. 여래십호 20.파지옥진언 21.장엄염불 22.공덕게

하단시식/

전시식

회향봉송 및 소대의식은 모든 재의식의 끝마무리로서 금일 재 도량에 모두 동참한 영가들을 돌려보내주는 의식으로 상단의 불·보살과 중단의 신중, 그리고 하단의 고혼 순서로 봉송해 나가 장엄과 금전, 은전 등 모든 의물을 걷어 광주리에 담아 머리에 이고 법당 앞에 있다가 소대로 줄을 지어 나가 순서대로 태운다.

1.거목 2.축원 3.是日 今時사부대중들∼ 4.신묘장구대다라니 5.제불자 이승삼보∼ 6.귀의불/귀의법/귀의승, 지장보살멸업장진언, 관세음보살멸업장진언, 보소청진언, 삼매야계진언 7.선밀가지 8.사다라니 10.신주가지 정음식∼ 11.제불자∼ 발로참회 12.아석소조∼참회진언

13.제불자∼청묘법 14.중생무변∼자성불도서원성 15.발보리심진언 16.제불자∼우비고뇌멸 17.일체유위법/반야심경/원차가지식 18.장엄염불

회향봉송/

소대의식

1.공성회향편 2.경신봉송편(법성게/축원/보례삼보/행보게/산화락/나무대성인로왕보살) 3.하단전송(상래시식염불풍경∼ /상품상생진언/봉송진언/화재수용편/화재게/소전진언/헌전진언) 4.봉송명부편(상래소청 제대성중∼ /봉송진언) 5.상단전송(청정법신비로자나불/불설소재길상다라니/봉송진언/시방제불찰∼ /보신회향편/상래승희∼ /보회향진언/파산게/나무환희장마니보적불∼ /회향게)

위의 도표에서 봉원사 영산재 의식을 살펴보았다.

영산재의식에서 특징은 첫째, 대령에서 나타나는데 영산재에서의 대령은 재대령이라하여 설판재자를 복위로 하는 영가와 유주·무주의 삼계만령 등 영가천도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모든 중생제도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불법에 귀의하는 유주 · 무주의 고혼을 맞이해 모시는 것이다. 둘째, 영산재에서 중요한 영산작법의 절차로 결계의식(할향∼도량게), 소청의식(대회소∼정대게), 설법의식(개경게∼지심귀명례), 권공의식(구원겁중∼지심귀명례), 회향의식(화청∼축원화청)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셋째는 중단의 권공의식에서 각배의식이 들어 있어 시왕에 대한 공양과 예를 올려 영가에 대한 명부시왕님 전에 죄를 참회하고 업장을 소멸하여 왕생극락을 발원한다.

네 번째, 하단의식으로 당일 천도하는 영가를 위해 관세음보살의 법력으로 영가의 왕생극락을 기원하는 관음시식과 당일 초대받지 못한 고혼들을 위해 야외에 일체 모든 영혼을 위하여 시식단을 꾸미고 모든 영가에게 공양을 베푸는 전시식을 거행하는 것이 영산재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III. 영산재 전승활동

영산재는 대전엑스포,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 2002월드컵축구 및 아시안게임 등 국가적 대사와 국립극장 범패페스티벌공연, 세종문화회관 오페라 ‘직지’ 특별출연, 서울예술의 전당 한국의 정원 ‘영산재 식당작법’, 일본국립극장에서 일본의 성명(聲明)과 한국의 범패(梵唄)를 비교 공연했고,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는 국립국악원 50주년기념으로 ‘영산재’를 미국케네기 메인홀에서와 러시아 상 베테스브르크 국립극장 공연, 동남아시아, 유럽에서의 세계민속페스트벌과 세계통과의례 페스티벌, 독일 문화의 집 초청공연, 캄보디아 앙코르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연, 베트남, 필리핀, 중국 등 크고 작은 행사를 전국적으로 또 세계적으로 본다면 그간 20,000여회의 법회를 봉행한 셈이니 대작불사임을 알 수 있다.

2001년도 日本 국립극장에서 봉해 되어 진 범패는 영산재를 축약해서 진수만을 골라 무대에 올렸다. 무대의 막이 오르는 순간 탄성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무대에 서있는 우리는 크게 감지를 못했는데 그곳의 일본인들은 난생처음 무대화된 영산재를 맞이한 것이다. 그날 무대 중앙에는 대형괘불님을 모시고 오색의 산화락이 좌우에 늘어지고 온갖 과일들이 진설되고 모란작약의 꽃이 좌우에 설단 되었다. 무대 하수에는 나무대성인로왕보살 번과 연, 일산, 취타대가 자리하고 상수에는 대형법고가 2층 누각에 자리하여 영산재법회가 시작되는 것을 알리고, 중앙 법좌에는 증명법사 세분 큰스님이 좌정을 하고 영산재보존회 스님들이 무대 영산도량을 돌아 입장하는 순간 벅찬 환희의 감동은 시작 되었다. 탄성소리가 예정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니라, 이어서 거불소리와 짓소리, 홑소리와 바라춤으로 도량을 정화하고 향화게작법 나비춤과 법고춤은 다시 한 번 우뢰와 같은 박수와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다음 절차에서 애잔한 듯 호소력 깊은 회심곡은 범패의 또 다른 멋을 전달했으리라 생각된다. 400여 년 전 사명대사가 임진왜란으로 일본에 끌려온 도공들을 위하여 들려주었던 회심곡을 그들은 오늘 어떻게 받아 들였을까? 하는 생각하는 순간이었다.

영산재를 무대화하여 성공한 사례라 볼 수 있다. 물론 국립국악원 50주년 특별초청공연을 국내에서 성황리에 봉행하여 국내외 언론에서 극찬을 받은 바도 있다.

이로서 영산재가 지난날의 과거 문화적 가치만을 지닌 화석화된 문화가 아닌 살아있는 우리의 불교종합문화예술이라 말 할 수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보편성과 대중성으로 어떻게 저변확대 하는 문제가 남는다. 보편성을 말한다면 범패의 채보작업에 있어서 현재 스님들 각자 나름대로 채보하는 그라프채보가 있는데 일전에 출간된 책은『범패 I. 상주권공』(2011년 범패박물관),『범패 II. 각배』, 『범패 III. 영산』(2017년 범패박물관), 『범패 IV. 짓소리』로 1차적으로 그라프 채보를 채택하여 정리하고 순차적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범패를 정확히 부르기 어려운 실정을 감안한다면 범패를 연구하는 연구자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범패의 채보 작업은 얼마 전 모 대학 교수가 오선보작업을 시도했지만 성악전공자 조차도 그것을 보고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맹점이 있었다. 좀 더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한 부분임을 많은 이가 공감하는 부분이다.

다음으로 대중성인데 무대화 작업을 통한 대중에게 찾아가는 범패는 바람직한 일이라 여겨진다. 물론 여기서도 여러 가지 문제는 있다. 무대에 올린 이상 작품성과 예술성을 갖고 관객에게 의미 전달을 충실히 해야 한다는 점과 종교적인면도 고려되어 포교에도 일익을 담당한다면 금상첨화라 하겠다. 스님들로 구성된 면에서 본다면 재장에서 봉행되는 영산재와는 사뭇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무대에서 영산재를 봉행할 때면 “익숙치가 않아” 하는 표현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또한 넘어야할 과제이다.

무대공연이 대중에게 보여주는 문화라면 실제로 배우고 익히는 체험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봉원사 영산재보존회에서는 매년1회 정도 특강을 실시하여 조금이나마 이에 부응하고 있다. 하지만 특강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스님들과 무용전공자나 연구자 등 특정인 몇몇이고 보면 좀 더 알차고 많은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 하겠다.

몇 해 전 부터 동국대학교, 서울대학교, 중앙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동덕여대, 청주대학교, 동방대학원대학교 등지에서 전공과목과 특강을 개설하고 있는데, 특히 중앙대학교 국악대학에서는 불교음악과 무용을 전공할 수 있도록 전공자를 선발하고 2002년 11월에는 정기연주회에서 불교음악 무용을 바탕으로 한 작품 ‘화엄의 소리’를 무대에 올려 호평을 받았었다. 앞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배출되면 우리들 가까이 범음 범패소리가 생활음악이 될 수 있고 바라춤, 나비춤, 법고춤 등이 생활예술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서원 해본다.

다음으로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관한 일인데 종묘제례악과 판소리가 지정이 되어 세계의 문화유산이 되었다. 우리 범패의 진수인 영산재도 많은 관심과 서원으로 2009년 9월30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기쁨을 맛보았다. 우리의 문화를 세계인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소중한 우리 것을 세계인이 공유할 수 있는 것은 국가 간의 소통과 민족 간의 따뜻한 협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들어서는 6.25 참전국을 방문하여 참전희생용사를 위한 영산재를 태국, 뉴질랜드에서 거행했다. 국내에서는 전쟁 중 희생당한 영령들을 위해 독도, 백령도, 제주도 등지에서 영산재를 봉행했다.

다음은 영산재의 바라춤 나비춤을 불교학자와 연극무대에서 실제로 활용한 내용이다.

 

1) 불교학자들이 바라춤

학문연구에만 매진하던 불교학자들이 불교전통문화를 배우고 체험하기 위해 중앙승가대에서 법석을 펼쳤다. 불교학연구회(회장 해주 스님)는 지난 7월 12일부터 13일까지 중앙승가대에서 ‘불교문화예술의 이해와 체험’이라는 주제로 여름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50여명의 불교학자들은 불교미술에서부터 단청, 범패와작법무, 티베트 불교미술에 대한 이해까지 비교적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불교문화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고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불교학연구회 여름 워크숍에 참가한 불교학자들이 바라춤을 배우고 있다.

7월 12일 중앙승가대 대강당. 한여름 밤의 열기를 식히듯 밖에서는 소나기가 내리고 있었지만 대강당 안에서는 전통불교문화를 배우려는 불교학자들의 진지함에 열기가 뜨겁게 느껴지고 있었다.

인천시 무형문화재이면서 중앙대 강사로 활동 중인 능화 스님의 지도로 열린 범패와작법무 시간. 불교음악과 무용의 유래와 변화된 과정에 대한 스님의 강의에 이어 50대 중반부터 70대에 이르는 보살들로 구성된 범패와작법무보존회 회원들의 나비춤, 바라춤에 대한 시범이 이어지면서 장내의 열기는 한층 고조됐다.

이어 불교학자들이 불교무용을 체험하는 시간이 진행됐다. 스님의 지도로 먼저 비구니 스님들의 법고춤 실습이 시작됐다. 양손에 북채를 들고 두 손과 두 발을 움직이며 스님의 지도에 충실히 따라 하기 시작했다.

평소 책상에 앉아 책과 시름하던 스님들이라 처음 해보는 동작 하나 하나가 어색하기만 했다.

“스님, 오른발이 나가면 왼손이 북을 쳐야죠.”

손발이 따로 움직이는 한 스님에게 능화 스님의 지적이 있자, 장내는 한바탕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능화 스님의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비구니 스님은 진지하게 자신만의 새로운 법고춤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다음은 일반 불교학자들의 나비춤, 바라춤 체험. 간단하게 기본동작을 배우고 정식 실습에 들어갔다. 처음 해보는 동작이라 불교학자들 역시 비구니 스님들과 다를 바 없었다. ‘쟁쟁 쟁쟁’ 박자가 맞지 않아 여기저기서 바라 부딪히는 소리가 이어졌다. 서로를 보며 어색함에 웃음도 터져 나왔다. 그러나 능화 스님은 포기하지 않고 몸이 굳어 뻣뻣한 만학의 학생(?)들을 일일이 몸동작을 체크하며 꼼꼼히 지도했다. 학자들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글 송글 맺히기 시작했고 한 동작이라도 놓칠세라 스님의 움직임을 집중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스님의 노력 때문인지 학자들의 몸동작과 바라 소리가 조금씩 맞아 들어갔고 제법 그럴듯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바라춤을 처음 접했다는 동국대 김성철 교수는 “불교무용 체험은 학문적 연구를 중요시 여기는 불교학자들에게 불교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며 “이를 지속적으로 배워 불교를 일반인들에게 알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교학자들의 진지함 속에 진행된 불교무용 체험이 마무리되면서 이날 일정은 모두 끝이 났다.

워크숍을 마감하면서 해주 스님은 “이번 워크숍은 불교문화예술의 체험을 통해 불교문화를 대중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며 “바라춤-범패-불교미술을 이용해 포교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질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2) 로미오와 줄리엣 그리고 영산재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세계적인 걸작이다. 서양의 사상적 배경과 동양의 사상을 접목하여 또 하나의 걸작을 만드신 작가와 연출자에게 갈채를 보낸다. 또한 이런 훌륭한 자리에 우리의 국보 영산재가 대미를 장식하는 것은 광영된 일이다. 영산재는 3,000여 년 전에 부처님께서 영축산에서 법화경을 설하신 당시를 재현하여 천동천녀가 부처님을 찬탄하고 예경하는 작법으로 살아있는 사람에게는 현세의 수복과 필경에는 성불을 이루게 하고, 죽은 망자에게는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작법으로 서양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이제는 극락으로의 신혼여행을 할 좋은 찬스라 하겠다. 영산재에 있어서 바라춤과 나비춤은 꽃 중에 꽃이라 하겠다. 바라는 원형으로 되어 있다. 법의 성품이 두루 원융하여 부처님의 마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발의 모양은 고무레 정(丁)자 모양으로 동남서북 방향으로 돈다. 손사위는 인도의 춤사위와 같아 손을 안으로 모을 때는 부처님의 법을 받아 드리고 손을 밖으로 내어 밀 때는 부처님의 크신 법을 널리 펼치겠습니다. 하는 서원의 바라춤이다. 바라춤은 부처님전에서 이루어질 때는 경건하고 무념의 세계에서 바라춤을 추어야 하고, 불법을 수호하는 신장의 부류 앞에서는 우렁차며 힘 있는 춤사위가 이루어져야 한다.

다음으로 불교무용 가운데 나비춤이 있는데 나비의 전신인 애벌레가 땅을 기면서 하늘을 날아가는 새의 모습을 보고 얼마나 부러워했겠는가. 하지만 어느 한순간 허물을 벗고 나비로 화했을 때 그때의 환희에 찬 마음으로 나비춤을 추어야 한다고 한다. 참으로 경이롭게 느껴진다. 갓난아이가 어린아이가 되어 걷는 순간을 보아도 환희로운데 말이다. 나비춤은 작법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머리에는 불·보살을 모신 고깔을 쓰고 흰 장삼에 홍 가사에 육수 가사가 덧붙여져 오색 무지개를 뜻하기도 한다.

"합장한 손은 연꽃이요, 몸조차 임의 뜻 받드는 공양구일세." 라는 경구가 말하듯 온몸으로 정성을 다해 추어지는 것이 불교무용의 특징이라 하겠다. 손에는 꽃을 들고 한명, 두명, 네명 등으로 춤사위를 행한다. 손을 모을 때는 우주의 기를 모으기도 하고 다시 손을 펼칠 때는 몸의 삿된 기운을 멀리하기도 하며, 도량을 맑히고 세상을 아름답게 장엄하기도 하는 나비춤은 불교무용의 꽃 중의 꽃이라 하겠다. 나비춤이 끝나면 고깔을 벗고 바라춤을 추기도 하고 사방요신이라 하여 동남서북을 돌면서 몸을 흔들고 앉고 일어나면서 춤을 춘다.

 

IV. 맺는 말

영산재는 부처님 재 세시에 영축산에서 법화경을 설법하시는 광경을 시공을 초월하여 재현하는 곳을 말한다. 영산재는 부처님을 찬탄하기 위해 묘음보살의 음악과 무용인 범패가 주된 요소를 지니며 문화예술로도 발전되어 왔음을 살필 수 있었다.

영산재는 불교의식의 꽃으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인의 문화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더욱 큰 역할을 해야만 한다.

영산재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 영산재의 체계적인 자료 정리 및 유물보존대책 설립

2. 영산재의 음악과 무용을 통일화 시킬 수 있는 연수회를 개최하고 일반 중·고등학교에서도 교육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3. 영산재의 상설공연을 위한 공연장 또는 시연장소를 건립한다.

4. 영산재를 홍포하기 위해 정기 발표 횟수를 늘리고 무대공연 기회를 확대한다.

5. 영산재는 정부는 물론 기업의 메세나와 연계하여 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

6. 영산재를 세계인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번역과 예술사진작업, SNS 활동을 적극 권장해야 하고 영화나 연극 등 다양한 분야에 노력해야 한다.

7. 영산재에 일반 불자들도 함께 동참할 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범패는 음성공양으로 소리는 정신을 맑히고 작법무인 바라춤 나비춤 법고춤은 신업공양으로 업장을 소멸하고 몸과 마음까지도 건강하게 하여 불자들의 삶을 바꾸고 불도를 이루는 불자로 성장하도록 힘써야 한다.

8. 이밖에도 문호를 활짝 개방해서 영산재 발전을 위한 종합연구소를 개설하여 불교의 교리와 문화를 적극 이해하고 실천해서 영산재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려청자 청기와가 어느 순간 우리 눈앞에서 사라졌다. 왜 일까?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 봤으면 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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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주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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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이 춤은 왜 추나』(도서출판 푸른세상, 2006)

-------,『현충재』(도서출판 푸른세상, 2006)

-------,『범패 I. 상주권공』(범패박물관,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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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패 IV. 영산』(범패박물관,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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