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두종교평화연구원장이번 겨울에는 어느 해보다 비와 눈이 자주, 많은 양이 내린다.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야 다가오는 봄에 물이 넉넉해서 풍작을 기대할 수 있다’는 옛날 어른들의 말씀을 떠올리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는데, 그리 편하게 생각할 수만도 없겠다.지난 1월 6일 〈연합뉴스〉가 전한 뉴스에서는 “새해 첫 주부터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서유럽 국가들은 수일간 이어진 폭우로 물난리가 났고 북유럽에는 25년 만에 기록적 한파가 닥쳐왔다. 영국에서는 1월 4일부터 밤새 쏟아진 폭우로 전역에 300여
푸른 용의 해인 갑진년 새해를 맞으며 모든 이들은 서로의 가슴 속에 희망과 기대에 찬 크나큰 목표를 세운 가운데 어느덧 1월의 중순을 맞고 있다.우리는 항상 새해를 맞으면서 새롭고 결의에 찬 계획을 세우곤 한다.‘ 올해에는 꼭 취업의 문을 뚫고야 말리라.’‘ 새해에는 무슨 일이 일이 있어도 필히 다이어트에 성공하리라.’‘ 이번에는 기필코 승진을 하리라.’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의 삶은 치열한 경쟁을 거쳐서 안정된 직업을 구하고 물질적 풍요를 누려야 행복하고 만족한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현대 경제
한 해가 가고 불기 2568년 갑진년 새해가 힘차게 솟아올랐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송년모임에 이어 신년 단배식을 통해 조직과 단체의 화합을 도모하게 됩니다. 이런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음식문화입니다.음식문화는 그 부류의 신분과 경제적 수준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사회적 신분과 경제적 수준이 높을수록 음식도 고급화로 가게 됩니다. 우리 사회는 현재 물질적으로 빈약했던 과거에 비해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습니다. 유튜브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각종 맛난 것을 소개하는 먹방과 유명음식점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맛나
허리도 펴고 앉지 못한, 머리 위에 조그만 향로를 얹은 채 우는 듯한, 웃는 듯한, 찡그린 듯한, 고뇌와 비원이 서린 듯한, 그러면서도 무어라고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이랄까 아픔 같은 것이 보는 사람의 가슴을 콱 움켜잡는 듯한, 일찍이 본 적도 상상한 적도 없는 그러한 어떤 가부좌상이었다. 김동리 불교문학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등신불〉의 한 대목이다. 소신공양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등신불〉은 1961년 11월 《사상계(思想界)》 101호에 발표됐고, 1963년 정음사(正音社)에서 동명으로 출간된 단편집에 수록됐다.이 작품은
불기 2568년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가 밝았다. 힘차게 떠오른 태양은 희망과 기대, 설렘이라는 새해 선물을 우리에게 안겨줬다. 해가 바뀔 때마다 덕담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격려하는 일은 우리의 오랜 풍습이다. 하지만 우리 앞에 놓인 엄혹한 현실과 불안한 미래를 보며 막연한 희망과 기대에만 머물 수는 없는 일이다.나라 안팎의 사정이 매우 어렵다. 경기침체와 가계부채 등으로 서민들의 팍팍한 삶은 개선될 기미가 안 보인다. 정치권은 민생문제를 외면한 채 다가오는 총선거를 앞두고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쟁에만 바쁘다. 노사문
한주영(불교환경연대 사무총장)부처님의 가르침을 한마디로 하면 연기라고 합니다. 모든 존재나 현상은 무수히 많은 원인과 조건으로 말미암아 일어난다는 사실, 그래서 항상하지 않고 변화하며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것을 깨달아 집착을 여의고 탐진치 삼독을 떠나 자비를 실천함으로써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나도 좋고 남도 좋은 삶을 살아가라는 가르침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연결된 세상을 비유한 말이 인드라망입니다. 서로 연결된 인드라의 그물코마다 보배구슬이 서로를 비추는 것이 끊임이 없고 중중무진한 연기의 세계를 보여줍니다.그런데 우리 불자들의
이제 우리는 갑진년 새해를 여니 때보다 가슴 벅찬 희망으로 맞고 있다. 지난 2023년은 코로나 19라는 세기적 대재앙의 깊은 고통의 터널에서 벗어나 일상(日常)에서 사람들을 편하게 만나서, 같이 밥 먹고 같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를 일깨워 주고 있었다.또한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막대한 피해를 치르면서도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어서 모든 세계인들이 걱정하는 아수라장이 되고 있으며, 최근에 발생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로 팔레스타인들이 살고 있는 가자 지구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을 연상케 하고 있다.그리고 우리나
새해를 앞둔 연말이면 세간의 이목을 끄는 뉴스가 있다. 2001년부터 교수신문이 발표해 온 ‘올해의 사자성어’다. 교수신문은 매년 12월 교수들의 추천과 투표를 거쳐 올해의 사자성어를 결정한다. 주로 한 해를 돌아보고 시대를 통찰하는 뜻이 담긴 단어가 등장했다.2023년은 견리망의(見利忘義). ‘이로움을 보느라 의로움을 잊었다’는 의미다. 이를 추천한 어느 교수는 “우리나라의 정치인은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2022년은 과이불개(過而不改).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용성법음을 전하는 사람들의 모임 풍경소리 사무총장 25년간 근무한 풍경소리는 요즘 불사가 한창이다. 1999년도에 시작해서 서울지하철, 수도권 전철, 부산 지하철, 대구 지하철, 대전 지하철, 인천 지하철, 광주 지하철 순으로 풍경소리를 부착했으니 처음 7, 8년간은 풍경소리 게시판 수를 늘리는 데 집중했던 것 같다. 벌써 20년 가까워진다. 그사이에도 낡거나 파손된 것들은 계속 손보고 재부착해 왔으나 전반적으로 낡고 지저분해 전부 새 걸로 교체하기로 하였다. 비용도 만만치 않아(약 2억 원 정도) 뜻있는 불자들의 불사금 보시를
최근 우울증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우울증이 폭력으로 외화되어 범죄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우울증 환자들이 증세를 악화시키는 몇 가지 안 좋은 생활습관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인간의 삶은 불필요한 요소들이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서로를 오해의 눈으로 바라보고 갈등을 일으킨다. 길을 걸으면서도 스마트 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피운 담배를 아무 데나 휙 버리는 일상의 행동들. 이렇게 습관화되어 있는 행동들이 때로는 커다란 충돌을 야기하기도 한다.신문을 보거나 이메일을 체
요즈음 KBS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인 ‘ 고려거란전쟁’을 흥미진진하게 시청하고 있다. 초반부이긴 하지만 지금의 진관사로 추정되는 신혈사에서 헌애왕후가 호시탐탐 목숨을 노리는 위태로운 상황에서 승려 생활을 하고 있는 대량원군( 나중의 제8대 임금이 되는 현종)의 모습이 자못 시청자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또한 거란과의 제1차 전쟁에서 논리적이고도 강단 있는 담판 외교로 적을 물리치고강동6주를 회복한 유명 전략가인 서희, 제2차 전쟁에서 적을 물리친 용장인 양규, 제3차 전쟁에서 귀주대첩으로 적을 섬멸한 지장인 강감찬의 활
‘당신도 언젠가 나락갈 수 있다’는 나락놀이가 유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옥을 뜻하는 불교 용어 ‘나락’(那落/奈落)은 몇몇 개인 방송 그리고 주식 커뮤니티에서 실수나 실패를 강조할 때 쓰이다가, 2023년 유튜브 채널 의 ‘나락퀴즈쇼’(이하 나락쇼)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누군가의 실패를 콘텐츠로 삼는 ‘나락쇼’가 왜 인기를 끄는 것인지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실패는 곧 나락이라면서 경계하는 인간의 심리를 읽는 것은 흥미를 끌기에 충분합니다.인간의 삶은 미래를 지향하며 오늘을 살고 있습니다. 현
달밤이다. 먼 달빛으로 사막을 사자 한 마리가 가고 있다. 무거운 몸뚱어리를 이끌고 사구(砂丘)를 소리 없이 오르내린다. 매우 느린 걸음이다.쉬르르쉬르르. 명사산의 모래가 미끄러지는 소리인가. 사자는 아랑곳없이 네 발만 차례차례 떼어놓는다. 발자국도 모래에 묻힌다. 달이 더 화안히 밝자, 달빛이 아교에 이긴 은니(銀泥)처럼 온몸이 끈끈하게 입혀진다. 막막한 지평선 끝까지 불빛 한 점 반짝이지 않는다. 사막의 한복판에 사자의 그림자만 느릿느릿 느릿느릿 움직이고 있다.〈중략〉누란(樓蘭)을 지났는가.돈황(敦煌)을 지났는가.가도 가도 끝없
원로회의가 12월 5일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1층 대회의실에서 금년도 2차 회의를 갖고 이 자리에서 한국불교태고종 제21세 종정에 백련사 회주 운경 큰스님을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이에 앞서 총무원장 상진 스님, 중앙종회의장 법담 스님, 호법원장 혜일 스님은 머리를 맞대고 진지한 고심 끝에 운경 큰스님을 차기 종정으로 원로회의에 추천하기로 최종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3원장이 운경 큰스님으로 의견을 집약하게 된 데에는 교학을 통달하고 부종수교의 행장 등으로 덕망을 쌓음으로써 종단에서 폭넓은 신망을 얻고 있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
한국불교태고종 전국교임전법사회가 11월 20일부터 21일까지 1박2일간 대전 계룡파스텔에서 총회를 갖고 전법사로서의 자질향상과 종단발전을 위해 적극 단결하고 협력키로 다짐했다고 한다. 전국교임전법사회는 이번 총회에서 △애종심을 갖고 종단 행사에 적극 참여 및 협조 △종단 육부대중의 하나인 전법사로서의 소양 및 자질향상을 위한 노력 등을 결의했다고 전해지고 있다.총무원장 상진 스님도 20일 총회에 참석해 격려사에서 종단발전과 대외적 위상 확립을 위한 한 축으로서 전법사들이 제 역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전국교임전법사회 회장
부처님 법을 믿고[信] 행하는 불제자(佛弟子)들은 오직 불법을 널리 전하는 포교가 대(代)를 이어주는 생명이라고 보아도 될 것이다.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 뿐만 아니라 과거 역대조사님들의 한결같은 유훈(遺訓)을 보면 전법도생(傳法度生)은 반드시 빠뜨리지 않았다. 부처님 당시 영산회상(靈山會上)에서도 법을 펴는 모습이 그러하였다. 교조이신 석가세존께서 성도하신 후 잠시도 쉬지 않고 49년 동안 많은 제자는 물론 바라문, 거사, 장자,, 국왕, 대신, 외도들에게 법을 설교하시어 제도하셨고, 석가 세존 앞에서는 어떠한 이류(異類)라도 설교
뜨거운 모래밭 구멍을 뒷발로 파며/ 몇 개의 알을 낳아 다시 모래로 덮은 후 / 바다로 내려가다 죽은 거북을 본 일이 있다/ 몸체는 뒤집히고 짧은 앞 발바닥은 꺾여/ 뒷다리의 두 발바닥이 하늘을 향해 누워 있었다// 유난히 긴 두 발바닥이 슬퍼 보였다// 언제 깨어날지도 모르는 마취실을 향해/ 한밤중 병실마다 불꺼진 사막을 지나/ 침대차는 굴러간다/ 얼굴엔 하얀 마스크를 쓰고 두 눈은 감긴 채/ 시트 밖으로 흘러나온 맨발/ 아내의 발바닥에도 그때 본 갑골문자들이/ 수두룩하였다— 송수권의 〈아내의 맨발−갑골문(甲骨文)〉전문 송수권은
초겨울의 숲길은 쓸쓸하고 으스스하다. 이파리가 다 떨어진 나무들은 이제 엄동의 추위를 기다리고 있다. 얼마 전까지 나뭇가지 사이를 넘나들며 지저귀던 이름 모를 새들도 보이지 않는다. 지난 18일 기간을 정해 개방하는 태릉강릉 숲길을 맨발로 걸었다. 차가운 땅의 기운은 맨발을 타고 올라와 몸을 움츠리게 한다. 살짝 얼어 있는 땅의 습기는 따뜻한 내 몸의 열기를 대지로 끌어내린다. 모래가 되지 못한 굵은 돌부스러기들이 주는 자극은 아프기만 하다. 익숙하지 않은 맨발 걷기는 내겐 고통이자 고행이다.석가모니부처님은 출가한 이후 진리를 찾아
이석준 / 소설가요즈음 ‘길’이라는 소재로 글을 쓰다가 문뜩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배웠던 프로스트의 ‘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가 떠올랐다. 현대 미국 시인 가운데 순수함과 고전적인 시풍으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그는 이 시에서 소재로 숲 속에 난 두 갈래 길을 삼고 있으며 주제로 삶의 선택과 그로 인한 인생의 변화를 담고자 했다. 시인은 보통사람이라면 그냥 스쳐 지나갈 소박한 자연의 일들에서 지나온 인생을 되돌아보는 깊은 사색의 의미를 추구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시인이 자신이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이지범 / 북한불교연구소 소장처음 만나는 이에게 건네는 말이 인연이라면, 자신의 곁에 마지막까지 있어 준 사람에게 전하는 말은 운명이라고 한다. 좋은 인연(善緣)과 나쁜 인연(惡緣) 그리고 좋지도 나쁘지도 않고 얽매이지도 않는 인연(无緣)이 있다. 반면에 운명은 자신이 직접 만든 인연의 결과다. ‘운은 돌아온다’라는 뜻으로 반복된다는 의미다. 원인이 있으면 원인으로 인한 결과가 있다는 인과응보의 법칙을 따른다.우리 현실에서 펼쳐진 무수한 삶의 편린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는 것이 많다. 그럴수록 운명의 편린은 마음속에 그려 놓은 청사진을